터가 무너질 때

터가 무너질 때

[ 목양칼럼 ]

김경환 목사
2024년 05월 30일(목) 08:07
지난 4월 10일 총선이 있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총선 결과에 대해 저마다 다양한 의견으로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선거의 특징 중 하나는 백성들이 더는 후보자들의 범법함을 문제로 삼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어떠한 범죄자라도, 어떠한 인격파탄자라도 내가 지지하는 당, 내 고향 사람이라면 아무런 문제 삼지 않고 지지하였다.

하지만 이처럼 범법 행위를 더 이상 문제로 삼지 않겠다면, 이제 앞으로 무엇을 기준으로 이 사회를 지켜낼 수 있을까?

범죄자인 것을 알고도 그를 나의 지도자로 삼는다면, 앞으로 우리 자녀들에게 '너는 바르게 살아라, 성실하게 살아라' 그렇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죄를 지어도 얼마든지 사회 지도자로 잘살 수 있는 것을 이번 선거가 확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 교계에서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교계의 여러 사회 지표가 한국 교회의 위기를 계속 경고하고 있다.

전도는 잘되지 않고, 교육 부서는 점차 사라지고 있고, 교세의 격감에 더 이상 교회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동성애는 범람하고, 이슬람 사원까지 세워지려 하는 마당에 정작 투표할 때는 이와 상관없이 투표를 했다.

앞으로 교회가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말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동성애를 지지하며, 인권을 빌미로 교회를 위협하는 정치인이라 할지라도 내 고향 출신,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라는 이유로 그에게 표를 던지기 때문이다.

이런 우리들의 모습을 놀랍도록 정확하게 지적한 말씀이 여기 있다. "이 땅에 무섭고 놀라운 일이 있도다. 선지자들은 거짓을 예언하며 제사장들은 자기 권력으로 다스리며, 내 백성은 그것을 좋게 여기니 마지막에는 너희가 어찌하려느냐." (예레미야 5:30~31)

하나님께서는 죄악이 가득한 이스라엘에게 만일 회개하지 않으면 나라가 멸망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선지자들은 이런 하나님의 말씀과는 반대로 이스라엘은 어떠한 죄를 지어도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하나님께서는 율법대로 백성들을 잘 다스리라고 제사장들을 세우셨지만, 제사장들은 하나님의 율법과 상관없이 자기 마음대로 백성들을 다스렸다. 가난한 자의 재산을 빼앗고, 불법한 자가 옳다고 재판하며, 뇌물을 많이 주는 자가 바르다고 판결을 내렸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런 부조리, 이런 불합리에 분노하여야 하는 백성들은 무지하여 이런 모습을 좋다고 한 것이다.

그래서 심판하시는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마지막에는 너희가 어찌하려느냐" 하고 도리어 걱정하신 것이다. 그리고 회개하지 않은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걱정하신 대로 결국 멸망하였다.

"터가 무너지면 의인이 무엇을 하랴(시편 11:3)." 우리 사회를 지키는 '정의의 터', '신앙의 터'가 무너지면 이제 하나님의 의인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나라의 터가 더 무너지기 전에 이 땅에 하나님의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하겠다. 참으로 우리 성도들의 간절한 눈물의 기도가 필요한 때이다.



김경환 목사 / 사방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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