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위해 십일조하는 교회

이웃 위해 십일조하는 교회

[ 목양칼럼 ]

홍주형 목사
2023년 06월 07일(수) 09:41
세계에서 한국교회처럼 십일조를 잘하는 교회는 없다고 한다. 십일조의 정신은 '나의 삶과 재산은 내 능력과 노력의 결과가 아닙니다'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십일조는 하나님이 내 삶과 내 재산의 주인이시라는 것을 신앙고백하며 드리는 것이다. 이러한 신앙고백 위에 우리는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실천하게 된다.

모든 교회가 십일조를 드려야 함을 교육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교회 재정의 많은 부분을 십일조가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과연 십일조를 하고 있을까?'하는 맹랑한 생각이 들었다. '교우들에게는 십일조를 교육하면서 정작 교회들은 십일조를 어떻게 하고 있지?'하는 의문이었다. 교회도 우리 공동체를 이끌어 주시는 분이 하나님임을 고백하기에 공동체의 십일조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지역사회를 위한 십일조 운동'을 제안하고 싶다.

필자의 교회는 예산의 십일조를 지역사회에 환원한다. 지역사회에 십일조 하기 운동이다. 부임하던 첫해부터 지속해서 십일조 정신은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임을 교육하고 조금씩 실천하기 시작해 지금은 십일조 이상을 지역사회를 섬기는 데 사용한다.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지역사회에 십일조 하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두고, 예산을 편성할 때 지역사회 섬김 목적으로 예산을 세우고 있다. 공동체가 예산을 의미 있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합의가 절실하다. 필자의 교회는 예산을 편성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당회가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는다. 예결산 위원회를 구성하는데 여기에는 아동부 부장, 중고등부 부장, 청년회장, 찬양대장, 여전도회 회장, 남선교회 회장, 당회원이 참석한다. 당회는 예산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고 기관장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역사회를 섬기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집행할 수 있었다.

교회는 이렇게 세워진 예산으로 지역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장과 지역의 사회복지사들에게 부탁해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어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교회가 우선적으로 섬기고 있다.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지원이 필요하지만, 국가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웃들이 있다. 이분들은 지역의 도움이 절실한 분들이다. 지역사회에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 중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사명 감당'이 있음을 말하고 싶다. 우리 교우들도 처음에는 '지역사회에 십일조 하기'를 부담스러워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교육과 실천을 통해 기쁘게 나누고 있다.

십일조란 십일조의 정신을 가지고 정의, 자비, 신의를 실천하며 하나님을 사랑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프랑스의 영적 지도자였던 아베 피에르 신부는 "이웃의 가난은 나의 수치입니다"라고 말했다. 송파 세 모녀, 수원 세 모녀, 반지하 장애인, 무연고자 죽음, 보육시설에서 쫓겨난 아이들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교회는 수치스러움을 느끼고 있을까? 이러한 문제들이 교회와 무관한 문제일까? 한국교회가 자신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다.

전국 방방곡곡에 교회가 없는 곳이 없다. 하나님의 은총이고 축복이다. 오랜 시간 지역에서 목양한 목회자들은 잠시 거쳐 가는 사회복지사들보다 지역에 대한 전문가다. 지역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제 한국교회가 세계에서 십일조를 가장 잘하는 교회에서 지역사회에 십일조를 환원하는 교회로 불리길 기대해 본다.

홍주형 목사 / 장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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