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교회의 다음세대 사역

군인교회의 다음세대 사역

[ 미션이상무! ]

최광수 목사
2023년 05월 24일(수) 09:55
2022년 7월 25사단 상승교회에서 진행 된 초등부 여름캠프.
젊은 시절부터 군선교 현장에서 군종목사로 사역한다는 것은 과분할 정도로 큰 은혜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25사단의 경우만 보아도 군종목사가 얼마나 귀한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필자는 사단교회를 중심으로 사단 예하 부대에 있는 총 17개의 군인교회를 섬기고 있다. 물론 이 일을 혼자하는 것은 지리적으로나 체력적,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예하 부대의 군종목사 2명을 비롯하여 군선교사로 활동하는 14명의 목사님이 동역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단의 군종목사로서 필자는 사단 내 모든 교회들과 사역자들이 협력하며 군선교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섬기는 리더의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천주교, 불교 성직자들과 함께 '동역'하며 부대를 위한 교육, 선도, 종교 활동을 하고 부대의 참모 장교로서 지휘관을 보좌하며 부대 내 사고 예방을 위해 힘쓴다.

군인교회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한 군인교회만의 어려움도 있다. 군인 가족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잦은 이동에서 비롯된다. 또한 대부분의 군부대와 군인 아파트는 도심지와 떨어져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는데, 이는 군 가족들만이 겪는 불편을 야기한다. 특히 군종목사는 한 부대에서 맡을 수 있는 보직과 분야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임기를 마치면 부대를 옮기게 된다. 그래서 다른 병과의 장교나 부사관들보다도 이사를 많이 하게 된다. 필자의 첫째 아들은 초등학교를 5번 전학하였는데 이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군종목사의 자녀들은 평균적으로 초등학교 시절에만 3~4번 전학을 한다. 그래서 군종목사의 자녀들은 잦은 전학, 새로운 환경 및 친구 관계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통상 군종목사는 한 사역지(부대)에서 최대 2년, 짧으면 1년 만에도 보직을 옮긴다. 그래서 때로는 새로 부임한 지역에 적응을 마치지도 못한 채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군 조직에서는 자연스러운 체계이지만 군 가족에게는 힘든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군간부들에게 군인아파트와 이사비용을 제공해 준다. 하지만 시기가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부대에 따라 입주를 위한 대기 기간이 길어져 가족들과 일정 기간 '별거'를 하기도 한다. 또한 많은 부대들이 주로 접경지대나 도심지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하다 보니 동네에 산부인과나 소아과가 없고, 가까운 곳에 마트 없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장을 보기 위해서 1시간을 운전해야 하는 열악한 경우도 많다. 또한 자녀들의 다양한 교육과 경험을 위한 문화적 자원이 부족한 것도 현실이다. '노마드', 떠돌이 유목민처럼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떠도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고, 특히 사역자의 삶임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목사는 늘 설교할 준비, 떠날 준비, 죽을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처럼, 군종목사는 원 없이 설교하고 사역하며 늘 떠날 준비를 한다. 또 이렇게 사역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 점점 주님 앞에 갈 날이 가까워 옴을 느낀다.

군인교회에 사역하는 동안 군인자녀, 특히 어린 자녀들과 초등부, 청소년들에게도 마음이 많이 쓰인다. 군인 자녀들은 직업군인인 부모를 따라 다양한 군부대를 거치며 학교 운동장을 연병장(?)이라고 부르고 마트보다는 P.X라는 용어를 친숙하게 사용한다. 이들 대부분은 교회학교나 청소년부 예배가 없는 여단 / 대대급 군인교회에서 군인 삼촌들 사이에 끼어 신앙생활을 한다. 이들을 보면 선교사 자녀, 목회자 자녀가 멀리 있지 않음을 느낀다. 군인 자녀들은 어린 나이부터 부모님을 도와 삼촌들의 간식을 챙기고, 교회의 반주를 돕고, 군인 삼촌들에게 악기도 배우며 그렇게 군인교회의 일꾼으로 동역한다. 또한 군인 삼촌들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비타민이 되어주기도 한다. 군인 부모의 헌신을 좇아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우리의 자녀들을 축복한다.

최광수 목사 /25사단 상승교회·육군 소령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