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다 '우보천리'의 마음으로

속도보다 '우보천리'의 마음으로

[ 주간논단 ]

박해영 장로
2023년 04월 25일(화) 10:00
약 1개월 전 한국기독공보에서 "AI한테 신앙상담 받아도 되나요?"라는 제목의 유튜브가 나온 이후, 지난 11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챗GPT의 목회적 도전'이라는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발 빠르게 개최하여, 오용은 경계하면서도 두려워하거나 배척하지 말고 가이드라인을 세워 적극 활용하고 선교에도 이용하자고 권고하였다.

다음 세대의 온라인 혁명은 이미 시작이 되었다. 지난해 11월 오픈AI가 챗GPT 챗봇을 출시하고 뒤를 이어 올해 2월 6일 구글이 바드(Bard)를 출시한 이래, 온라인 검색의 미래를 놓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패권 다툼이 벌어지면서 챗GPT는-바람 부는 날 산불이 번지는 것처럼- 순식간에 전 세계로 번져버렸다.

챗GPT가 쉽게 사용되기 어려운 다섯 분야가 예측되었었는데, 그중에 두 분야가 의학과 신학이었다. 한국기독공보 유튜브에서 발표한 '챗GPT, 목회에 도움이 될까'에서 이미 목회자 5명 중 1명, 20%가 목회나 설교에서 챗GPT를 이용하고 있다는 설문이 발표되었다. 상당히 많은 비율이다.

최근 수십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어딘가 통증이 있다든지, 아픈 증상이 있으면 '닥터 구글(Doctor Google)'에 물어보고 진단을 구했다. 물론 진단이 정확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용이 비교적 정확해서 의사보다는 많은 일반인들이 이용해왔다.

의사들은 새로운 AI가 의료분야에서 삶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믿는다. 3명의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전자책을 썼는데, 그들은 "챗GPT가 외과 의사들에게 생명을 구하는 조언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AI의 잠재력을 이해하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챗GPT는 의사들이 마음대로 세계의 의학 지식에 거의 모두 접근할 수 있는 자비로운 멘토-하인을 두게 되는 것과 같을 수도 있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까지도 답변 결과나 의학적 합병증에 대하여는 AI가 만병통치약이 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건전하게 제공되어야할 조언이 상당히 부정확하다. 물어보면 그럴듯하게 보이는 친절한 답변이 오지만, 오답이 상당히 많다. 그래서 참고문헌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보내주는 답변 논문이 가짜 논문에 저자까지 틀리거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챗봇이 보내주는 내용의 진위를 구별할 수 있는 의사가 챗봇을 써야지, 일반인들이 쓰게 된다면 그 피해가 상당할 수 있다. 항상 친절하고 올바르게 보이는 오답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사의 감독이 없으면 아무나 사용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즉 인공지능에 다 맡길 수는 없고 인간의 보호 관찰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질문에 대하여 그럴싸한 대답으로 인간을 현혹하고 있는 챗GPT'를 지금 이렇게 번지는 추세대로, 바로 이용을 해야 할까?

기술은 계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된다. 앞으로 AI가 얼마만큼의 지식과 결과를 만들어낼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현재 이용되고 있는 AI의 결과를 수동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의료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인간의 적이 될 수도 있다. 물론 AI는 그 단점을 보완해 나가겠지만.

챗GPT가 널리 쓰이는 것이 보기에는 불가피해 보이지만 점검이 되지 않은 사용은 지금 상황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 AI는 의학 분야에 있어서 엄청난 변화를 야기할 정도의 혁신적인 도구이지만, 그리고 그것을 이롭게 사용해야 하지만 급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 그것을 정확히 사용할 수 있는 교육이 먼저 필요하고 선행되어야 한다.



박해영 장로/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덕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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