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황금어장'

여전히 '황금어장'

[ 미션이상무! ]

위진섭 목사
2023년 03월 01일(수) 08:19
지난 2월 12일 충용교회에서 열린 2023 첫 진중세례식.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필자가 지난 2012년에 임관하여 열쇠부대 GOP를 누빈 지 10년이 지난 지금, 그 동안의 군 선교 현장을 감히 표현하자면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가 되었다'는 상전벽해와 '많은 변화로 다른 세상과 같은 느낌'이라는 격세지감, 두 사자성어가 가장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한 번으로는 부족하고, 최소한 다섯 번 이상은 반복해야 할 정도다.

'동기생활관', '병영부조리 척결', '선진병영문화', '장병 인권존중', '병영문화 혁신'과 같은 구호가 이어지더니 급기야는 '일과 후 핸드폰 사용'이 보편화되고 '코로나19에 의한 단절'의 시기를 거치더니 '군 복무기간도 18개월로 단축'되고, '병장 월급 100만원 시대'가 도래한 지금, 군 내 사회는 12년 이전 군번은 상상하지 못하던 완전히 다른 사회가 되어버렸다.

다음 세대 선교의 최전선인 군선교 현장에 있고, 책임감을 느끼는 한 사람으로서 변화하는 군선교 현장에 발맞추기 위해 애쓰며, '너희는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마10:16)'는 예수님 말씀 따라 지혜를 기도로 구하지만, 변화하는 군 선교 현장을 보며 때로는 한계와 무기력감을 느낄 때가 있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으로 형제들과 만나서 함께 예배하고 교제하는 것이 멈춰버린 것 같아 보였을 때는 더욱 그랬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 선교 현장은 광야와 같은 우리의 인생 가운데, 하나님께서 생생하게 역사하시는 기적의 공간이다. 지난 2월 12일은 우리 사단 신병교육대의 첫 열매인 현역23-1기가 훈련을 마치고 마지막 파송예배와 세례식을 했던 날로, 1중대 총 260여 명 중에, 94명이 교회를 왔고 그 중 16명이 세례를 받았다. 군인교회 세례식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는 초라한 숫자로 느껴질지 모르지만, 필자는 형제들이 기록한 훈련병 기록카드를 한장 한장 보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모태신앙이지만, 하나님을 단 한순간도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요즘 충용교회를 다니며 왜인지 모르겠지만 눈물이 나네요. 꼭 하나님을 믿고 싶은 기분이라 은혜가 됩니다."(143번 훈련병)

"무교였던 저에게 충용교회라는 하나님의 축복과 기회를 주시어 하나님, 예수님을 믿습니다. 그간 빠짐없이 교회에 참석하여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160번 훈련병)

"초반에는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그때마다 하나님을 찾으며 하나님과 제가 더 가까워지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 삶의 중심이 내 사고 지식체계가 아닌 하나님 아버지가 내 중심이 될 수 있는 제가 되길 기도합니다."(133번 훈련병)

"원래 기독교지만 교회는 잘 가지 않았습니다. 군대에 와서야 하나님을 찾게 되었는데 이제라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매번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기도를 통해 감동과 축복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230번 훈련병)

"부모님께서 선교사여서 모태신앙으로 교회에 참석했지만 대학생활하면서 신앙의 열기가 조금 식었던 것 같습니다. 미지근했던 저의 신앙을 돌아보는 귀한 예배의 시간이었습니다."(129번 훈련병)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군 선교 현장은 누가 뭐래도 황금어장임에 틀림없다. 전국교회가 함께 더욱 최선을 다해 군 선교에 매진해야 할 이유다.



위진섭 목사 / 37사단 충용교회 소령(진)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