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투조선, 선교사들의 활약상 눈에 띄어

웰컴투조선, 선교사들의 활약상 눈에 띄어

송파책박물관 2023년 기획특별전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02월 12일(일) 23:24
송파책박물관은 오는 8월 31일까지 2023년 기획특별전시 '웰컴 투 조선'을 개최하고, 조선의 책문화는 물론 건축물과 문화재, 조선인들의 일상과 풍속 등 조선시대의 모습이 담긴 140여점의 책과 그림, 사진, 영상 등을 소개한다.
"한국에서 단 몇년이라도 살아 본 사람은 이 곳을 떠난 후에도 수정같이 맑은 하늘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갖게 된다. 아름다운 경치를 사랑하고 감상하는 데는 세계의 어느 민족도 한국인을 따를 수 없다. 그들의 문학은 온통 자연의 아름다움을 읊은 것이다."

호머 할버트 '대한제국멸망사 중'에서

푸른 눈의 이방인들에게 비친 조선의 모습은 어땠을까?

조선은 서양에 잘 알려진 나라가 아니었다. 개항 이후 선교사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19세기 말에 이르러서야 세계의 눈은 조선을 향했고 수많은 서양인들이 조선의 문을 두드렸다. 그들은 조선을 탐구하고 기록과 그림, 사진을 책에 실어 출판했으며 조선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섰다.

송파책박물관은 오는 8월 31일까지 기획특별전시 '웰컴 투 조선'을 개최하고, 조선의 책문화는 물론 건축물과 문화재, 조선인들의 일상과 풍속 등 조선시대의 모습이 담긴 140여 점의 책과 그림, 사진, 영상 등을 소개한다.

이미 알고 있는 역사지만 개항 이후 푸른 눈의 이방인들이 바라보고 기록한 책을 통해 본조선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1부 '조선, 세계를 만나다'에서는 이사벨라 비숍의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 모리스 쿠랑의 '한국 서지' 등 1882년 개항 이후 미지의 나라 조선을 탐구한 이방인들의 기록을 소개한다.

조선은 1668년 하멜이 쓴 표류기에 의해 서양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1882년 조선의 개항 이후 각국의 탐험가 화가 외교관 선교사 등 조선에 입국하는 서양인들이 늘어나면서 조선에 대한 서적들이 본격적으로 발행됐다. 당시 그들이 바라보고 기록한 조선은 다른 문화권이었던 서양인들의 시각으로 묘사되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조선의 문화와 생활상이 담긴 사진 영상 그림 등의 생생한 기록은 조선이 세계와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특히 선교사 게일과 헐버트 등은 영국왕립아시아학회 한국지부를 창설하고 한국 고문헌들을 수집하여 조선을 연구하기도 했다. 이렇게 연구된 조선의 역사와 문화 등은 왕립아시아학회지로 발간되어 조선의 가능성과 역량이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2부 '책, 그 너머의 이야기'에서는 이방인이 바라본 조선인들의 책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게일과 헐버트 선교사는 그들의 저서에 '조선은 책과 학문을 좋아하는 민족'이라고 소개했다. 해밀턴은 조선의 모든 계층이 소설을 구입하고 세책점(일종의 책대여점)을 이용했다고 인식했다.

조선의 책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이방인들은 조선 사람이 즐겨 읽었던 고전 소설이나 구비 소설을 번역하고 개작하기도 했다. 조선의 책에 대한 그들의 관심과 번역 활동은 조선 사회의 성격과 독창적인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3부 '붓과 펜으로 그려진 조선'에서는 서양의 여행가들이 거리를 거닐며 조선의 일상을 관찰해 화폭에 담아내거나 사진으로 기록한 모습을 통해 조선의 아름다운 정취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4부 '꿈과 희망을 기록하다'에서는 선교사들의 활약상을 엿볼 수 있다.
개항 이후 근대 문물이 유입되던 19세기 말, 조선인들은 여전히 성리학의 질서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선교를 위해 조선의 문을 두드렸던 선교사들은 근대 교육과 의료기술을 들여와 조선의 교육과 의료 시스템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언더우드 선교사와 페리 등은 학교와 고아원을 세우고 선교 활동을 펼치며 근대교육을 전파했다. 길모어 선교사는 선교사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을 기록했으며, 밴 버스커크는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조선인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자세하게 묘사했다.

선교사 노블 구타펠 등은 조선에서 겪은 일을 바탕으로 선교 소설을 저술하기도 했다. 이들은 조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조선의 실상을 알리고자 했다.

마지막 5부 '풍속을 들여다보다' 에서는 서양인들이 남긴 조선 생활에 대한 기록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과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으며 영상 코너에서는 1925년 독일 신부 노르베르트 베버가 부산, 서울, 원산, 금강산 등지에서 촬영한 기록영화를 통해 조선 사람들의 고유한 삶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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