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모판 농어촌교회

한국교회의 모판 농어촌교회

[ 주간논단 ] 김상기 장로

김상기 장로
2023년 02월 08일(수) 16:10
"동반성장 대상 노회인 전서노회의 장로로서 총회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을 세 번이나 경험하는 등 농어촌교회 목사님들의 눈물의 현장을 온몸으로 체험했다. 장로부총회장은 총회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을 자동으로 맡게 되는데 지원하는 노회와 지원받는 노회가 함께 기뻐하며, 행복하게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주어진 사역에 몸과 마음을 다 바치겠다."

이 내용은 필자가 107회 총회 부총회장에 당선되면서 밝힌 내용이다. 우리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동반성장 정책은 자랑할만 하다. 타 교단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농어촌교회는 한마디로 '힘들다'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인구이동으로 인해 마을은 비어가고 과거에 북적북적했던 교회는 고령의 노인들만 남아 있다. 우리나라 인구 또한 저출산 문제로 감소추세에 접어들었기에 농어촌 지역의 인구가 증가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기조차 어렵다.

조사에 따르면 228개 전국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리되는 곳이 올해에는 106곳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몇 년간의 결과를 보면 2017년 85곳, 2018년 89곳, 2019년 93곳, 2020년 105곳이었다.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리되는 시·군·구가 2017년 7곳, 2018년 11곳, 2019년 16곳, 2020년 23곳에서 올해는 36곳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농어촌 지역의 교회 교인들의 연령이 고령 상태인데, 소멸이 예상되는 지역의 교회들로부터 소멸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겠는가. 물론 우리 사회의 현재 흐름을 막아낸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도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교단이 진행하고 있는 동반성장 정책은 보다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부총회장으로서 이 일의 중심에 서 있지만, 쉽게 해결 방향이 세워지지 않아 답답할 때도 많다.

지난 12월에 이번 107회기 총회교회동반성장위원회 정책협의회가 열렸다. 농어촌 교회를 포함해 자립대상교회 목회자들의 대립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이 자리에서 주된 관심은 총회 산하 모든 교회들이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에 모아졌고, 지역 사회에서 모든 교회들이 건강하게 세워질 수 있도록 정책 총회, 사업노회가 자리잡아가야 한다는 데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협의회에 참여했던 한 목사는 총회 자립대상교회의 기준은 농어촌지역의 경우 2000만원 이하로 우리나라 1인의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작은 교회들이 힘을 내서 목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총회 차원의 노력이 있어야 함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또 협의회에 참석한 다른 목사는 소속한 노회 교회들의 재정이 연 3000만 원 미만인 교회가 50%가 넘든다고 지적했다. 재정 상태는 결국 교인수와 교회의 현실을 극렬하게 보여 준다.

앞에서 살펴보았던 소멸 위험 지역, 소멸 고위험 지역을 논하지 않더라도, 농어촌교회의 현실은 암담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지원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국교회 전체의 교세가 감소하는 추세가 10여 년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위드코로나 때를 맞이해 우리 교단은 전도를 통해 또 다시 부흥의 길을 찾아 나선 것은 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긴급한 과제는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추락하고 있는 교세 그래프를 반등시키기 위한 노력도 우선해야 하고, 자력으로 일어설 수 없는 농어촌교회를 위한 긴급 수혈 정책도 필요하다.

'농어촌교회는 한국교회의 모판'이라는 말이 있다. 산업화 사회 이전에 성장했던 농어촌교회가 교인들이 도시로 인구이동하면서 쇠퇴하는 것과 반비례해서 도시교회가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농어촌교회에서 신앙의 뿌리를 내린 교인이 도시교회 성장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한국교회 성장의 모판이된 농어촌교회를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상기 장로 / 부총회장, 덕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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