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어디에 계십니까?

하나님, 어디에 계십니까?

[ 가정예배 ] 2023년 2월 8일 드리는 가정예배

김응신 목사
2023년 02월 08일(수) 00:10

김응신 목사

▶본문 : 이사야 43장 1~7절

▶찬송 : 301장



노벨평화상을 받은 엘리 위젤의 '나이트(Night)'라는 자전적 소설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 나치에 의해 수백만 명의 유태인들이 가스실에서 혹은 생체 실험실에서 무고하게 죽임을 당하는 처참함을 직접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쓴 소설로, 엘리 위젤은 그 학살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중 한 사람이었다. 그가 독일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 수감되었을 때, 13살 소년 하나가 어른 두 명과 함께 수용소를 탈출하려다 잡혀 교수대에서 허공에 목이 졸린 채로 매달리게 되었다. 무려 반시간 이상이나 살기 위해 발버둥을 치다가 결국에는 서서히 죽어가게 되었는데 그때 그 광경을 지켜보던 어느 한 사람이 소리쳤다. "하나님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왜 이 상황에서 침묵하고 계십니까?" 그때 엘리 위젤은 심령 가운데 강하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되었다. "나는 지금 침묵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저 교수대의 소년과 함께 하고 있단다."

"하나님, 도대체 어디에 계십니까?" 극심한 실존적 고통의 체험 속에서 나오는 이 질문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마주해야 하는 혼란과 갈등의 삶의 현장에서 솟아오르는 경우가 있다.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고 신앙생활을 하면서 곧바로 기도만 하면 어렵던 상황이 빠르게 호전되거나, 성경의 가르침대로 실천했더니 자꾸 좋은 일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하나님 섬기는 것이나 예수를 믿고 신앙 생활하는 것에 점점 재미를 붙이게 되고 기독교인 되기를 잘했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된다.

반면 열심히 기도하고 부지런히 성경 읽고 정성을 다해 교회와 이웃을 섬기는데도 내 형편이, 내 가정 사정이, 주변의 삶의 모습들이 별로 좋아지지 않는 때가 있다. 처음에는 '내가 하나님께 지은 죄가 많구나' 생각하며 회개하는 일에 마음을 모으고 간절히 기도하지만, 오랜 시간 간절히 부르짖는데도 하나님은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실 때, 결국 답답함과 불안함,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원망을 가지고 마침내 이 질문 앞에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 도대체 어디에 계십니까?"

새해가 시작되어 새로운 걸음을 달려 나가고 있지만 지금 이 질문을 여전히 마주 해야만 하는 성도들도 있다. 하지만 연약한 인간이 마주하기에는 분명 감당하기 어려운 이 질문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을 새롭게 발견하고 하나님께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재난과 고통의 상황 속에서 하나님이 이 세상을 위하여 눈물 흘리시고 슬퍼하시며 고통을 함께 느끼시는 분이심을 발견하게 되고, 또한 하나님의 전능하심은 십자가에서 가장 연약한 자가 되심을 통해 드러내셨다는 점을 새롭게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럴 때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믿음의 힘일 것이다.

"하나님, 도대체 어디에 계십니까?" 이 질문이 터져 나오는 그 모든 순간은, 반드시 하나님께서 그 현장에서 가장 치열하게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시는 순간인 줄 믿는다.



오늘의기도

하나님은 반드시 우리와 함께 하시며 지키시는 분이심을 발견하고 힘과 용기를 다하여 일어서는 믿음의 자녀들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응신 목사/산성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