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의 밀알이 된 여성 순교자들

순교의 밀알이 된 여성 순교자들

[ 선교여성과 교회 ] 김순호 선교사 이야기 ⑬

정안덕 박사
2022년 10월 26일(수) 13:38
윗줄 좌측부터 장수은,김순호 아래 좌측부터 김경순, 백인숙, 한의정 ('봄길 박용길', 107).
우리나라 교회는 순교자가 흘린 피의 터 위에 세워졌다. 특별히 이 땅의 교회에는 한국동란을 전후하여 순교의 보귀한 피를 뿌림으로 '땅에 떨어져 죽은 밀알'이 되어, 왕성한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된 여성들이 나타나게 되었으니, 그중 일본 요코하마공립여자신학교 동창생들 가운데, 동시대를 살다 숨진 네 분의 '순교자'가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전율을 금할 수 없다.

함께 수학했던 박용길과 공덕귀는 그 요코하마의 벗들과 장수은 전도사를 잊지 못해, 1960년대 후반에 다섯 분 순교자를 기리는 '순교자기념사업회'를 발족했고, 해마다 4월이 되면 여순교자 추모예배를 드렸다. 그 특별한 예배는 '한 마리 양이라도 북녘에 남아 있기에,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어 끝까지 남아 교회를 섬기다, 마침내 순교의 피를 주의 제단에 부어, 죽기까지 충성한 다섯 분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드려졌다. 수년 후 '순교 여교역자'(1975)가 편찬되어 나왔다. 그이들의 고귀한 믿음이 잊혀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다음은 다섯 분 여성 순교자의 간력이다. 1900년 함남 영흥군 요덕면 인상리에서 출생한 김경순 전도사는 시립덕성국민학교, 정신여학교(12회), 일본 동경여자상업학교, 요코하마공립여자신학교를 졸업한 후, 원산마르다윌슨신학교에서 교편을 잡았고, 영흥교회와 고원읍교회 전도사(1943)로 교역하였으며, 6.25때 납치되어 함흥형무소에 수감되었다가, 1950년 9.28 수복 당시 함경도에서 순교하였다.

1902년 5월 15일 황해도 재령 향교에서 출생한 김순호 선교사는 명신국민학교, 정신여학교(13회), 평양여자신학교를 졸업했고, 황해도 신천 경신학교와 함경도 성진 보신여학교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귀향하여 모교회 재령동부교회 전도사로 4년간 교역하였다. 중국 산동 선교사로 사역을 마치고 요코하마공립여자신학교에서 수학하였고, 만주 선교사로 일하는 중 동만 평생여전도회, 용정중앙교회, 목단강교회, 용정동산교회, 청진 신암교회 등에서 교역하였고, 평양신학교 여성부 교수를 거쳐, 신의주제2교회 시무 중 1951년 순교하였다.

1909년 평북 신의주 서마전동에서 출생한 백인숙 전도사는 신의주국민학교, 안동여중, 평양여자신학교(1934), 요코하마공립여자신학교를 졸업(1939)했으며, 평양여자신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평양 산정현교회 전도사로 시무하였고, 1950년 6.25 때 친우인 장수은 전도사와 함께 순교하였다.

1911년 황해도 서흥읍에서 출생한 장수은 전도사는 재령 명신중학(9회)과 평양여자신학교를 졸업(1934)했고, 재령 서흥 유치원에서 봉사하였으며, 평양여자신학교 사감으로 4년간 시무하였다. 평양 신양리 신암교회 전도사로 시무하는 중, 1950년 6.25 때 백인숙 전도사와 한날 한시에 순교하였다.

1898년 11월 15일 경북 대구에서 출생한 한의정 복음사는 명동여학교와 원산마르다윌슨신학교, 요코하마공립여자신학교를 졸업(1940)했고, 명동여학교 재학 중 주일학교 반사로, 동 여학교 졸업후 국민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캐나다 여선교회에서 교역했고, 평양 예수회 복음사로 시무하였으며, 6.25 후 1950년 어느 날 평양감옥에서 한영신과 함께 순교하였다.

주선애는 그 가운데 특별히 이 세 분의 여성을 기억한다. "평양 산정현교회 주기철 목사님의 동역자 백인숙 전도사님, 해맑고 고운 얼굴을 하고 수선화처럼 맑고 지성이 넘치던 그는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라는 성구를 뵐 때마다 연상되곤 하는, 외모와 마음이 순결한 분이셨다. 그는 주기철 목사님이 수감되자, 어느 누구도 감히 두려워 그 가속을 도울 수 없었던 위태로운 상황이었지만, 목숨을 걸고 식량을 배달하였고, 최후의 순간까지 전도와 봉사로 주님의 교회를 위해 정열을 불태우다, 6.25 전 날 그들에게 끌려가셨다. 키도 크고 눈썹이 굵고 크신, 신암장로교회 장수은 전도사님…, 어머니를 모시고 백인숙 전도사님과 늘 함께 동행하셨다. 그는 입버릇처럼 '피 흘릴 각오가 돼야 한다'고 젊은이들을 늘 깨우치셨다. 신암교회 김길수 목사님이 수감되자, 그는 그 큰 교회를 두려움 없이 이어받아 목회하시다가 역시, 6.25 전날 그들에게 붙들려가고 마셨다. 그리고 김순호 선교사님이다."

정안덕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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