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를 막겠는가?

무엇이 우리를 막겠는가?

[ 목양칼럼 ]

박재홍 목사
2022년 09월 28일(수) 08:17
2016년 1월 23일(토), 32년 만의 폭설과 강풍으로 제주공항은 25일(월) 12시까지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지되었다. 그 동안 제주에 갇혔던 7만에서 8만 명의 체류객들은 25일 오후3시부터 재개된 항공편을 이용해 밤 늦게까지 계속 제주를 빠져 나갔고, 바로 그 기간인 25일에 우리교회는 41년 만에 처음으로 12명의 인원이 필리핀의 안티폴로 리자(수해로 인해 집단 이주한 마을)를 향해 단기선교를 출발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제주를 벗어나지도 못했다.

그야말로 모든 조건들이 단기선교를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지만, 첫 시작에 이렇게 멈춰버린다면 앞으로 재개하기 힘들다는 마음에 어떻게든 필리핀을 향해 갈 수 있는 길을 찾아보았다. 정말 감사하게도 주님께서 길을 열어 주셔서 다음 날 오후에 재개되는 상해 행 비행기에 탑승하여 상해를 거쳐 필리핀에 들어갈 수 있었다. 비록 비용이 추가되고 일정은 줄어들었지만, 단기선교를 통해 받은 놀라운 은혜와 역사는 교우들의 불씨가 되어 선교의 열정을 불타오르게 했다.

그 이후 계속된 필리핀과 캄보디아 단기선교가 코로나로 인해 중지된 이후 이제 내년 1월 3번째 캄보디아단기선교와 2월 5번째 필리핀단기선교를 가게 된다. 평균 예배 출석 50~60명의 교우들 가운데 매 회마다 12~15명의 인원이 단기선교를 지원하여 함께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단기선교가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비록 제주의 작은 리(里) 단위 시골교회지만 우리가 선교지에 힘을 보탤 수 있고, 서로 함께할수록 더 성장되는 모습으로 나아감을 바라보며 앞으로도 단기선교를 이어갈 계획이다.

더하여 이렇게 작은 시골교회도 단독으로 단기선교를 떠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놀라운 성령의 역사를 체험하며, 하나 되어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모델이 되어 이 땅의 작은 교회들에게 도전이 되기를 소망한다.

여전히 계속 후원받아야 하고 비록 지금 목회자의 생계조차 힘든 상황에 처했을지라도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간다면 새로운 부흥의 바람이 불어올 것임을 믿는다. 그래서 앞으로는 작은 교회들이 연합으로 함께하는 단기선교도 계획하고 있다.

무조건 '안 된다'는 절망적인 생각은 사단의 궤계임을 인식하고, 주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음을 믿으며 함께 한다면 새로운 교회 역사의 한 페이지가 우리를 통해 기록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교회의 역사가 '소수의 경건한 무리'로 인하여 지속되어 왔음을 기억한다면 작은 교회들이 현재 위치에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방향성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첫 시작처럼 강풍에 폭설로 단기선교를 못 가게 막는 수많은 난관들이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이후 비행기티켓 비용만 해도 예전보다 무려 300% 정도 인상된 비용을 감당해야 하고, 환율 또한 정말 많이 올라 현지에서 들어가는 비용도 추가되니 재정적인 어려움이 더 심할 수밖에 없다. 더하여 침체된 선교지와 우리들의 열정도 다시 되살리면서 나아가야 하는 과제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살리고 세워가는 길이 바로 선교에 있음을 알기에 우리는 어려움을 뒤로 하고 다시 앞을 향해 나아간다. 무엇이 우리를 막겠는가? 우리를 막는 것은 우리 자신임을 기억하고, 주님만 바라보며 묵묵히 나아가련다. 샬롬!



박재홍 목사 / 납읍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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