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문화, 수평적이고 민주적이고 투명해야 미래가 있다

교회문화, 수평적이고 민주적이고 투명해야 미래가 있다

[ 주간논단 ]

김은혜 교수
2022년 09월 20일(화) 08:34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역하는 목회자들이 한국교회가 가진 가장 힘겨운 과제로 '다음 세대 교육'과 '전도'를 꼽았다. 다음 세대와의 연결이 약해지고 복음 전도가 어려워진다는 것은 한국교회의 어두운 미래를 의미한다.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고 주님의 피 값으로 사신 교회들이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걱정만 할 수 없고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시대이다.

MZ 세대의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다양한 조직과 기업 역시 회사 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찍이 감지했다. MZ 세대들은 자신들의 업무를 통해 개인 이익과 공정한 권리뿐만 아니라 사회 및 환경적 영향을 함께 고려하는 윤리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처럼 기업과 조직은 급속도로 변화되는 사회문화와 회사 구성원들의 가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수평적 소통의 플랫폼을 만들고 공정성이 보장되는 조직문화로 내적 혁신과 변화에 돌입했다.

교회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공동체이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과 한 피를 나누는 사랑과 수용의 열린 공동체이다. 이러한 교회 공동체는 여타 다른 조직보다 재정의 투명성과 민주적 소통과 공동의 비전으로 발전해야 하지만, 교회의 대 사회적 이미지는 여전히 배타적이고 이기적이며 소수의 리더십의 뜻을 실현하는 집단으로, 더 나아가 교회의 선교가 세상을 위한 활동이라기보다는 교회만을 위한 사적인 활동으로 비추어지고 있다. 또한 안타깝게도 교회의 청년층과 리더십 그룹 간에 세대 차이는 심화되고 수직적이고 경직된 일방적 교회 문화로 인해 세대 간의 대화는 점점 더 소원해지고 있다.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의 긍정적 미래를 위해 교회의 공동체적 체질과 조직문화와 의사결정 과정의 개선은 중요한 하나의 방향이다. 따라서 다양한 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의견과 목소리를 담아내는 열린 장으로 미래를 만들어가는 공동체성과 공동선(common good)을 회복해야 한다. 단순히 집단적이고 공동의 것이라고 해서 그것이 선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기독교 공동체의 가장 중요한 표상인 '하나님 나라'의 개념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물 모두의 참여를 격려하고 다양한 그룹들의 차이들이 조화롭게 실현되는 사랑의 가능성이 펼쳐지는 곳이다. 따라서 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지향한다는 의미는 교회가 본질적으로 공동체적이며, 사적인 영역을 넘어 공적인 영역에서 공동선의 실천이 교회의 과제임을 말한다.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시는 하나님의 깊고 넓고 높으신 사랑은 사회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가운데 드러나기 때문이다.

분명 코로나 팬데믹은 한국교회에 엄청난 도전과 시험을 주고 있으나 동시에 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특별한 시간이다. 교회의 미래는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다. 지금도 전국의 지역 교회에서 신실하게 사역의 현장을 지키시고 흩어지는 양들을 피땀으로 돌보고 계시는 목회 동역자들의 헌신의 오늘이 미래를 만들어가는 가장 고귀한 자원이다. 사실 환경적·사회적·공적 가치들은 새로운 길이 아니라 초대교회에서부터 실현해온 기독교 공동체의 '오래된 미래'이다. 코로나의 위기와 도전이 한국교회가 다시 교회 됨의 본질로 돌아가게 하는 혁신의 기회가 된다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한국 문화뿐 아니라 'K-기독교' 그리고 'K-교회'로 세계를 섬기게 될 것이다.



김은혜 교수 / 장신대 기독교와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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