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익숙함을 향한 수고

새로운 익숙함을 향한 수고

[ 목양칼럼 ]

이정재 목사
2022년 09월 21일(수) 08:15
오랫동안 사용했던 컴퓨터를 최근 새로 교체했다. 컴퓨터가 노후되고 속도가 느려진다 싶어 과감하게 교체를 했다. 그런데 이번엔 주변 젊은 목사님들의 권유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의 컴퓨터를 장만하였다. '혁신'이라 말할 만큼의 도전이었다.보통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는 윈도우즈 방식의 운영체제의 컴퓨터다. 그런데 이번에 새롭게 장만한 컴퓨터는 맥 방식의 운영체제다. 그러다보니 모든 것이 낯설고 상당한 불편함이 발생하게 되었다.

주변의 이야기를 들으니 어떤 사람들은 이와 같은 불편함으로 인하여 막대한 손실을 보고 다시 예전 컴퓨터 방식으로 돌아간 사람들도 많다 들었다. 그래서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큰 결단을 하고 구입한 컴퓨터라 그렇게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하나 하나 모니터 창에 비춰진 아이콘이나 구성을 천천히 익혀가면서 정말 쉽지 않은 도전을 펼쳐가고 있다. 요즘 수일을 컴퓨터 앞에 앉아 매일 매일 전쟁과 같은 싸움을 치르고 있는 심정이다. 준비한 새벽기도 설교 원고 한 편을 컴퓨터로 작성하는데 예전에는 이십여 분 남짓 소요되던 것이 벌써 몇 시간째 씨름 중이다.

얼마 전 성도들과 제자훈련을 하면서 나눈 교훈 하나가 있다. 예수님을 믿고 영접한 후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삶을 우리 안에 담아 변화된 삶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을 한다. 그런데 대다수의 성도들이 하는 말이 알면서도 안되는 것이 삶을 바꾸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정말 머리로는 너무나 잘 아는데, 그것이 삶의 현장에서 내가 하나님을 믿고 그 믿음 안에서 살아가는 자로서의 증거를 이루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는 고백이다. 정말 바울의 고백처럼 나는 날마다 죽는다는 심정으로 살아야 할 때가 많다고 한다. 실제 그럴 것 같다. 우리는 과거 하나님을 믿기 이전의 모습에 얼마나 많이 길들어져 있는가. 말과 행실, 생각과 태도가 우리는 신앙 밖에서 내 기준과 내 습관대로 살아올 때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그것이 훨씬 더 쉽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될 때가 많았다. 그런데 예수님을 내 안에 영접하고 말씀이 가르치는 삶과 교훈을 따라 살려고 하다보니 너무나 많은 고민과 갈등, 제약과 불편함이 우리 가운데 발생함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을 믿는다 하면서도 과거의 삶을 놓지 못하고 살 때가 많다. 아니 그것이 훨씬 익숙하고 편하다 하여 그렇게 사는 것이 기쁨이요 행복인 줄 안다. 그러나 믿음 안에서 새롭게 나아가야 할 우리는 힘들어도 바꾸는 노력과 수고의 변화를 이어가야 한다. 그래야지만 우리는 훗날 변화하고 새로운 삶의 증거를 이루는 진정한 천국 시민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일주일 남짓 만진 컴퓨터가 조금씩 친숙해져 온다. 아마도 멀지 않은 날 능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 더 자연스러운 컴퓨터 사용에 도달할 것이라 기대한다. 그 날을 위해 오늘도 자판을 두드리며 열심히 마우스를 움직여 본다. 낯선 컴퓨터 만큼이나 아직은 성숙하지 못한 나의 모습과 인품이 조금씩이라도 빨리 변화되기를 소망해 본다. 말씀이 교훈하는 믿음의 삶, 성도의 아름다운 성숙의 증거가 조금이라도 빨리 내 안에서 경험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이정재 목사 / 신곡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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