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公定)

공정(公定)

[ 주간논단 ]

강찬성 장로
2022년 09월 13일(화) 08:18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 '미래의 충격'과 같은 저서를 통해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을 뿐만이 아니라 수차례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미래의 사회 변화를 예측한 바 있다. 그가 예측한 21세기는 "개인과 가정, 사회와 국가, 정치와 경제뿐만이 아니라 종교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문명으로 탈바꿈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의 예측대로 지금 세계는 경제 공동체가 재편되고 있고, 국가 간 세력에 변화가 있으며, 이념 간의 충돌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더욱이 세계적 기후변화와 감염병의 확산은 이러한 시대변화를 가속화 하는 것도 사실이다. '똑같은 강물에 다시 손을 씻을 수 없다'라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그 어떤 화려한 문명도, 그 어떤 강력한 국가도 모두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역사를 돌아보면 하나님께서는 시대를 막론하고 택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역사가 끊어지지 않도록 미래를 준비케 하셨다는 동일한 사명을 부여하셨다.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사명을 다할 때 시대변화를 대비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하나님의 뜻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미래를 준비하며 살아갈 때 절대적 기준으로 잡고 있어야 할 것이 진리의 말씀이다. 그 이유는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해도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님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공론화 되고 있는 주제가 바로 '공정'이다. 우리 한국 사람들이 가진 세계적인 장점이 빠른 업무처리 능력이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봐도 '코리아'하면 다 알고 있는 우리말이 '빨리 빨리'일 정도이다. 스피드와 정확성을 요하는 IT분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아직 따라올 나라가 없다.

그런데 이런 세계적인 장점이 우리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기도 하다. 그것은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나친 성과주의 사회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목적만 달성할 수 있다면 과정과 절차는 중요한 것이 아니고, 결과만 좋다면 법과 규칙은 안 지켜도 그만이라는 인식이 사회에 팽배해진다면, 도덕과 윤리가 무너져도 양심에 가책이 없고, 불법이 득세해도 무감각한 사회가 되고 말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와 사회 이면의 부끄러운 일들은 성과 지상주의에 밀려 공정의 가치가 사라진 결과이다. 미래를 준비하고 변화를 주도해야 할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추락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오랜 세월 공기업 경험에 비춰보면 직장에서 실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으려는 결과만큼 공정하게 일을 처리할 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정의와 공의, 공정은 모두가 하나님의 성품이다. 인격에서 공정성이 사라지면 개인도 몰락하지만, 곧 사회공동체도 붕괴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사실은 하나님은 하나님의 성품과 반대되는 일을 하는 것을 매우 싫어하실 뿐만 아니라 이런 사람의 길을 결코 열어 주시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정성은 하나님의 인격을 배우고, 평소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살면서 몸에 배도록 해야 가질 수 있는 성품이다.

지난날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를 치료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은 공정하게 살다 손해를 보더라도 하나님이 갚아 주신다는 믿음을 실천하며 희생과 봉사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공정도 신앙처럼 교회에서나 직장에서나 안과 밖이 다를 수가 없다. 무엇보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할 책임은 먼저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공정한 생활로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난다면 실천하는 것이 우리의 신앙이다.



강찬성 장로 / 남선교회전국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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