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만 섬기는 우리 집

예수만 섬기는 우리 집

[ 목양칼럼 ]

이정재 목사
2022년 09월 07일(수) 08:05
추석 명절이 다가온다. 추석은 예부터 한 해 농사를 마친 후 오곡을 수확하여 그 풍성함을 함께 나누기 위해 모였던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이다. 역사의 자료에 의하면 고대 사회의 풍농제에서 그 유래를 찾기도 하고, 신라와 고려 시대에도 추석 명절을 쇠었다는 자료도 있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국가적으로 선대왕에게 감사의 예를 표했다는 기록도 있다.

어린 시절 추억 속에 새겨진 추석은 아름답고 행복했던 많은 기억들이 있다. 풍성한 먹거리, 사촌들과 함께 모여 모처럼 같이 즐겁게 놀았던 여러 놀이들, 그 중에 가장 아름다운 추억은 온 가족이 명절 아침에 한자리에 둘러앉아 함께 예배하던 모습이다. 목회자였던 작은아버지의 인도로 온 가족은 언제나 명절 아침을 예배로 시작했다. 특히 명절 가정 감사예배에 대한 가장 선명한 기억은 언제나 동일한 찬송으로 찬양했던 그 찬송이다. 새찬송가 559장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는 명절 가정예배의 고정찬송이었다. 사실 명절 예배 중에 다른 찬송은 불러 본 기억이 없다. 왜 언제나 명절 찬송은 이 찬양이었을까 생각해 보니 그 찬송의 후렴구 때문이었으리라 생각된다. '고마워라 임마누엘 예수만 섬기는 우리 집'이란 가사를 부를 때면 어린 사촌들끼리 서로 목청 높여 불렀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가사의 교훈처럼 지금 모든 가족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잘 믿고 섬기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믿음의 선배들로서 한 발 앞서 믿음의 가정을 세워가셨던 할머니 권사님, 아버지 장로님, 그리고 작은아버지 목사님은 이제 별세하셔서 그 자리를 비워 두었다. 그리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그 자리를 우리들이 하나 둘 채워 앉게 되었다. 이제 명절 가정예배를 인도하는 그 영광스러운 자리는 목회자란 이유로 내게 주어졌다. 어린 시절 봤던 작은아버지의 모습을 추억하며 명절 가정예배를 인도한다. 신앙의 명문가가 되게 해달라는 그 때의 기도를 담아 기도하며, 그 때 불렀던 그 찬송으로 이번에도 동일하게 예수님만 섬기는 우리 집이 되기를 소망하며 찬송하려 한다.

사역을 하면서 성도들의 가정을 심방하다 보면 안타까운 모습 하나를 갖게 된다. 그것은 우리의 자녀 세대들이 하나둘 믿음으로부터 멀어지고 신앙의 자리에서 벗어나 있는 모습이다. 교회학교를 다니고 중고등부를 지낼 때까지는 다들 열심이었다고 한다. 청년부 임원을 하면서 밤을 새우던 자녀들이었는데 군대를 갔다 오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멀어진 믿음의 자리가 언제부터인가 신앙의 자리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어쩌면 어린 시절 불렀던 그 찬양이 있어 지금도 믿음의 자리를 벗어나지 않고 신앙의 울타리 안에 머물고 있는 모든 가족들을 보며 그저 감사할 뿐이다. 시간이 되어 이번 추석 명절을 맞아 우리 성도들이 명절 아침에 드릴 가정예배 순서지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추석 명절 가정예배 순서지에 담길 찬송도 언제나처럼 동일하다. 올 추석에도 온 성도가 명절 아침 가정예배를 드리며 이 찬송을 부를 그 모습을 그려본다. 그리고 그 찬송의 고백처럼 온 가족이 예수님만 섬기는 가정들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무엇보다 우리의 자녀들이 이 신앙을 계승하며 모든 가정들마다 예수님만 섬기는 집들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이정재 목사 / 신곡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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