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공간"

"모두를 위한 공간"

[ Y칼럼 ] 김주은 청년 ③

김주은 청년
2022년 08월 23일(화) 10:02
김주은 청년.
나는 몇 년 전 세계선교협의회(Council for World Mission·CWM)의 청년선교훈련프로그램(Training In Mission·TIM)에 참가하였다. TIM은 CWM의 청년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로, 12개 국가에서 선발된 12명의 청년들이 모여 3, 4개국을 방문하며 7개월 동안 선교 훈련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이 기간 동안 우리 팀은 많은 교회를 방문하였는데, 그중 나는 뉴질랜드에서 방문한 한 교회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그 교회는 눈에 띄는 이름도, 반짝이는 빛도 없이, 어느 성당 건물을 빌려 주일 저녁 소수의 인원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소소한 부분들은 시간이 지난 만큼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교회 입구에서 보았던 한 문구와 예배의 장면은 사진으로 촬영한듯 선명하게 마음 속 앨범에 저장되어있는데, 그 문구는 바로 이것이다: "A Place For All", 한국어로 번역한다면, "모두를 위한 공간"이라는 의미이다.

당시 나는 교회에 들어가기 전, 입구에 멈춰 서서 한동안 멍하니 그 문구를 바라보았다. 'For All, 모두를 위한'이라는 말은 참 아름다운 말이었다. 'Everyone,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과 'Everybody, 누구든지'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을 환영한다는 마음이 담겨진, 짧지만 감동적인 문구였다. 예배도 사려 깊은 환영 문구와 같이 모든 순서 가운데에서 '모두'가 '함께'하고 있음을 경험할 수 있는 현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마치 따스한 햇살이 모든 빈틈을 가득 채워주는 것처럼, 모인 모두의 온기와 사랑이, 찬양하고 기도하고 성찬식에 참여하며 함께 나누는 예배의 시공간 안에서 모든 이들을 정성스레 품어주었다.

노인의 두꺼운 겉옷을 벗게 한 것은 차가운 바람도, 거센 빗줄기도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따스한 햇살이었다. 따뜻한 온기로 인하여 무거운 겉옷을 벗어던진 노인이 경험한 자유를 갈망한다. 그리고 그 자유를 우리 '모두' 경험할 수 있길, 그러한 자유가 모두를 '위해' 존재할 수 있길 소망한다.

김주은 청년 / 기자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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