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성기도, 시끄럽고 무서운데 해야 하나요?

통성기도, 시끄럽고 무서운데 해야 하나요?

이진형 목사
2022년 07월 21일(목) 10:38
통성기도는 일반적으로 큰소리를 내면서 하는 기도의 형태입니다. 시끄럽게 느껴지고 무섭다면 안 해도 됩니다. 만약 누가 통성으로 기도해야만 하나님이 들으신다고 하면 잘못된 말입니다. 하지만 통성기도에도 분명히 유익이 있습니다. 누가 시켜서 통성기도를 하려고 하면 억지스럽고 무섭지만, 내 마음에 간절함이나 회개하는 마음이나 감사함이 가득 차서 기도한다면 통성기도가 분명히 유익이 있습니다.

기도는 신앙의 기본적인 행위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이라면 하나님께 기도는 반드시 해야됩니다. 기도는 의무이기 전에 그리스도인들의 특권입니다. 그렇지만 기도의 형태는 다양합니다. 통성기도 외에 속으로 기도하는 침묵기도가 있고, 자기 귀에 들릴 정도의 소리로 기도할 수도 있습니다. 정해진 기도서를 읽는 방식도 있습니다.

우선은 교단별로 선호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주로 전통적이고 예식이 많은 교회들은 침묵기도나 정해진 기도서를 읽는 방식으로 기도합니다. 반면에 순복음교회 같은 오순절 교단에 속한 교회들은 열광적으로 방언과 함께 큰 소리로 통성기도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순복음교회 뿐만 아니라 한국 개신교에 속한 다른 교단 교회들 중에서도 통성기도를 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같은 교단이어도 교회마다 선호하는 방식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기도하는 때가 공예배 시간인지 기도회인지에 따라서 방식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개신교회 예배 시간에는 묵상기도와 조용히 자기 귀에 들릴 정도로 하는 기도와 공동체가 합심해서 통성으로 기도하는 방식이 섞여 있습니다. 하지만 은혜 받기 위해서 모인 기도회나 특별한 목적을 위해 모인 기도회 등에서는 주로 합심해서 통성으로 기도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모임의 성격에 따라서 다른 기도형태를 취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또, 개인이 하느냐 공동체가 같이 하느냐에 따라서 다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도하는 것이면 자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기도하면 됩니다. 하지만 공동체가 특별한 주제와 목적을 가지고 기도할 때는 인도자의 요청에 따라서 통성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같이 소리를 내서 힘 있게 기도하는 게 좋겠지요.

성경에 보면 공동체가 모여서 같이 큰 소리로 기도하는 예들이 있습니다. 사사기에서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주변 나라의 침략을 받아서 위기에 처하게 됐을 때, 백성들이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했고 그러면 하나님이 사사를 일으켜 구원자로 보내주셨다는 표현이 반복이 됩니다.

(삿3:9)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한 구원자를 세워 그들을 구원하게 하시닌 그는 곧 갈렙의 아우 그나스의 아들 옷니엘이라

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할 때는 작은 소리보다 큰 소리로 기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또한 회개하는 상황에서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나도 모르게 소리가 커질 수 있습니다. 1907년에 한국기독교 역사에서 특별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평양 장대현 교회에서 여러 교단의 성도들이 모여서 사경회를 한 것입니다. 그 때 한 외국선교사님이 공개적으로 자신의 죄를 회개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모여 있던 교인들에게 마음을 합하여 함께 기도하자고 했습니다. 그 때 성령님의 역사가 강하게 임하면서 많은 교인들이 일제히 큰 소리로 회개기도를 하게 됐습니다. 이때의 장면을 현장에서 보았던 존스라는 미국 선교사는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어느 주일 아침 집회를 인도하던 선교사가 회중에게 합심기도를 하자고 권하였다. 그 순간 성령께서 그들 가운데 직접 역사하셔서 10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소리를 내서 기도하기 시작했는데, 점점 그 소리가 높아져 예배당 안을 가득 채웠다. 참으로 놀라운 것은 전혀 혼란 없이 마치 대규모 연주자들이 악보를 보고 연주하듯, 그들의 기도 소리가 서로 하나가 됐다는 점이다. 1000명에 이르는 군중들이 모두 하나님을 향해 얼굴을 들고 한 목소리로 소리를 내서 기도하는 장면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전율을 느끼게 했다."​

그런데 같은 상황을 기억하면서 '장례식장에서 곡하는 소리 같다'고 표현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똑같은 장면이지만 저마다 반응은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상하게 느껴지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은혜롭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성경에는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한다는 말씀이 여러 군데 나옵니다.

(렘 33:3)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시 3:4) 내가 나의 목소리로 여호와께 부르짖으니 그의 성산에서 응답하시는도다

큰 소리로 기도하는 것은 성경적으로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면 통성기도하는 모습이 왜 시끄럽고 무서울까요? 우선 낯설기 때문입니다. 그런 모습을 직접 본 적이 별로 없든지, 뉴스나 영화에서 보여지는 부정적인 모습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스타일이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시끄럽게 기도하는 것 보다 조용히 기도할 때 은혜가 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마다 성향이 다릅니다. 대화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큰 소리로 말해야 기분이 좋은 사람이 있고, 조용하게 말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통성기도가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은 기도의 대상보다 큰소리로 기도하는 사람에게 집중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 신경 쓰지 않고 기도 받는 하나님께만 집중하면 다른 사람의 기도가 별로 방해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끔 이어폰을 끼고 전화통화 하는 사람을 보면 큰소리로 혼자 말하는 모습이 이상하게 느껴지고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잘 모릅니다. 대화하는 그 대상에게 집중해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각자 개인적으로 기도할 때는 서로를 배려하는 게 좋겠습니다. 큰 소리로 기도하는 사람은 조용히 기도하는 사람에게 크게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조절하고, 조용히 기도하는 사람은 큰 소리로 기도하는 사람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통성기도는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당연히 낯설고 이상할 수 있습니다.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통성기도는 여러 가지 기도의 방법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그렇지만 그 나름대로 유익이 있습니다. 회개할 때나 간절히 부탁할 때는 더 자연스러운 방법입니다.

내게 맞는 기도 방법을 찾으시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내게 익숙하지 않은 방법의 기도도 마음을 열고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침묵기도, 쓰여진 내용을 읽는 기도, 내 귀에 들릴 정도로 하는 기도도 하시고 개인적으로나 공동체가 합심해서 하는 통성기도도 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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