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독교교육학을 주도했던 메리엘리자베스 멀리노 무어 교수

미국 기독교교육학을 주도했던 메리엘리자베스 멀리노 무어 교수

[ 나를찾아가는신학여정 ] 4. 류삼준 교수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2년 04월 12일(화) 07:51
신학의 실천성을 강조하는 종합적인 학문인 기독교교육학의 연구 방법은 신학만이 아니라 교육학, 심리학, 사회과학 등의 분야와도 대화하고 협력하며 필요하면 변화 수정을 거치는 등 통전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그래서 기독교교육학은 학문을 넘어 실천신학 운동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실천신학운동이라는 모토로 21세기 초반까지 미국 기독교교육학을 주도했던 인물 중의 한 사람이 메리엘리자베스 멀리노 무어 교수다. "한국에는 과정신학의 영향을 받은 진보적인 기독교교육학자로 더 많이 알려져 있어요. 클레어몬트신학교에서 과정신학이 유행했을 때, 무어 교수가 박사학위를 해서 그렇게 보여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무어 교수는 청소년 목회에 무척 관심이 많으시지요. 여성이어서 여성신학, 에코 페미니즘, 생태 등에도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많이 하신 분입니다." 무어 교수의 제자인 서울장신대 류삼준 교수는 이렇게 스승을 소개했다.

류 교수가 무어 교수의 제자가 되기 전에 기독교교육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었다. "물론 기독교교육이 목회 현장과 연결돼 있어 관심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한국교회의 앞날은 다음세대 교육에 달려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한 후에 신학대학원을 가기 보다 대학원에 진학해서 기독교교육학을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신학대학원 과정을 마치자 마자 유학을 갔습니다."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 스승인 김현숙 교수가 추천해준 프린스턴신학교에 합격했지만 가족을 데리고 올 수 없다는 조항 때문에 류 교수는 에모리대학교를 선택했고 그곳에서 무어 교수를 만나 영성과 예술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했다. 이후에 프랭크 로저스 교수의 지도 아래 영성과 기독교교육학, 실천신학을 연구하고 학위를 마쳤다.
류 교수는 무어 교수의 신학을 이렇게 소개했다. "리처드 오스머와 토마스 그룸, 잭 시모어 등과 함께 활동했던 무어 교수는 이론과 실천 두 가지를 겸비하고 계셨어요. 또한 인품과 신앙, 그리고 학문의 깊이 등 완벽한 분이셨어요. 남편도 미국에서 기독교교육의 대가인 알렌 무어 교수였습니다. 무어 교수는 젊은 시절 학문과 연세가 드신 후의 학문이 바뀌었는데 그 과도기에 그에게 배웠던 것 같아요. 초기에는 진보적이고 학문적인 기독교교육학을 연구하셨죠. 그런데 에모리대학교에 가보니까 영성도 하시고 청소년목회에도 관심이 많으셨어요. 여성분이어서 여성 생태 여성주의라는 에코 페미니즘도 연구하셨어요. 그분 밑에서 청소년 목회와 영성, 생태 여성주의 쪽으로 기독교교육학의 기초를 쌓았지요."

한국에는 무어 박사의 80년대 박사 논문이 책으로 소개된 바 있다. 이후에 우주와 자연을 하나님의 창조물로 보고 인간이 지배하고 파괴할 것이 아니라 돌봄의 위치에 있다는 내용을 다뤘다. 또한 교육은 성례전적인 성격을 가져야 된다는 내용의 책이 발간되기도 했다. 류 교수는 "기독교교육은 하나님과 다른 사람을 잇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교육이라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세계와 자연, 생태와도 연결된다. 교육은 하나님을 드러내고 하나님과 연결해 주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다가가고 하나님의 치유가 필요한 사람을 연결해 주는 작업이다. 우리는 그 도구이고 성례전에서 빵과 포도주의 역할이다. 그것이 예수님을 드러내고 예수님 은혜의 통로가 된다"며 자신이 많은 영향을 받은 책으로 소개했다. 요즘 미국도 마찬가지지만 한국도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이 많다. 류 교수는 무어 교수가 영성과 청소년 목회에 관심을 갖고 계속 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최근 기독교교육과 영성을 연관시키는 연구가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류 교수는 무어 교수가 영성에 대해서도 활발히 연구했다고 말했다. 영성이라는 요소가 기독교의 핵심이기도 하고 교육에서 필요한 요소라는 점, 그리고 영성은 교육적인 입장에서 꾸준히 수련하고 교육해야 한다는 점에서 뜨거운 연구 주제라고 했다.

류 교수는 무어 교수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그의 인격이라고 말했다. "무어 교수는 항상 경청하고 존중해 주는 모습이 눈에 보여요. 격이 없이 대해 주셨어요. 한번은 학생들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면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꿇고 가까이 와서 듣는 모습을 보면서 무척 감동을 받았어요. 또한 그는 환경보호를 몸으로 실천하는 분이었어요. 수업 때마다 학생들이 서로 교제와 섬김을 실천하는 취지에서 돌아가며 간식을 준비하는데 대부분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를 갖고 옵니다. 끝나면 무어 교수가 직접 씻어서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재활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분은 말로만 하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죠"무어 교수는 보스턴대학 신학대학원장을 역임했고 미국 종교교육협회에서도 오랫동안 활동했다. 기독교교육학만이 아니라 실천신학 분야에서도 많은 활동을 했다. 국제실천신학협회에서도 꾸준히 활동했고 세계적인 실천 신학자들과 같이 계속 작업을 했다. 기독교교육학에서는 독특하게 영성과 창의성으로 학위를 마친 류 교수는 실천신학의 방법론을 기초로 연구에 임하고 있다. "실천신학이 우리나라에선 제대로 소개가 안됐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신학의 실천적인 성격을 강조하는 것이지 특정 학문 분야는 아니에요. 한국에서는 실천신학하면 예배학 설교학 기독교교육학 상담학을 모아놓은 것을 통칭하는 이름으로 쓰고 있는데 신학은 기본적으로 실천적이라는 모토를 걸고 신학을 하시는 분들은 실천신학자라고 부릅니다."

실천신학의 방법론을 근거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연구해온 류 교수는 기존의 연구 분야인 창의성과 함께 지혜, 영성, 성인, 그리고 학교교육, 4차 산업혁명, 통일교육 등의 주제로 활발히 연구에 임하고 있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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