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은...?"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은...?"

[ 알기쉽게풀어쓴교리 ] 4. 우리의 신앙고백 문서들(3) - 소요리문답서

김도훈 교수
2022년 03월 30일(수) 06:25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은 무엇이뇨?" 웬만한 신앙의 이력이 있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아마 익숙한 질문일 것이다. 이 질문에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입니다"하고 반사적으로 대답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 문답을 담고 있는 문서가 바로 우리 총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세 번째 문서, 소요리 문답서다.

이 문서가 작성될 당시 영국은 전쟁과 권력투쟁으로 혼란했다. 그 이면에는 국교와 장로교적 특성을 보이는 청교도들과의 교리적 논쟁도 한몫하였다. 이런 혼란을 해결하기 위하여 영국의회는 1643년부터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총회를 개최하였다. 긴 과정을 거쳐1647년에 이르러 전반적으로 장로교회의 특성을 담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가 작성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오늘날 전 세계 장로교회의 표준 교리문서가 되었다.

당시 만들어진 문서는 신앙고백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문답형식의 대요리문답과 소요리문답이 이어서 만들어져 배포되었다. 이 문서들은 개혁신학, 좀 더 좁게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칼빈의 생각과 정신이 잘 담겨 있는 문서라고 할 수 있다. 총회에 모인 신학자들이 대부분 장로교도였으니 칼빈의 신학을 수용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 고백서는 미국으로 건너가 약간의 보완을 거처 선교사들을 통해 한국장로교회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 중 소요리문답은 107개의 간결한 문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어린 세대들이나 초신자들을 교육하고 암송케 하는데 매우 유익하다. 그리고 기독교교리의 핵심을 이해하게 하고 장로교의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 그래서 박스터는 이 문서에 대해 "최고의 요리문답이요 기독교 신앙과 교리를 가장 잘 요약해 놓은 요리문답이며, 정통사상을 가르치고 있는지를 시험에 보기에 가장 적합한 요립문답이다"라고 평가한다. 신앙고백 연구의 대가인 필립 샤프가 이 말을 인용하는 것을 볼 때 소요리문답의 효용성이나 가치가 우수함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나 루터의 요리문답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문서라고 하니 세례문답이나 교리교육을 위해 다시 한번 꺼내어 활용해 볼 만하다.

소요리문답의 내용과 방식을 간단히 소개해본다. 성경의 권위와 하나님의 주권 및 예정을 강조하는 개혁교회의 문서답게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임을, 그리고 "어떻게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그를 즐거워할 것인가를 우리에게 지시해 주는 유일한 법칙"임을 선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창조주 하나님, 인간의 타락, 구속주 예수 그리스도, 성령을 통한 구원의 과정, 신자들의 유익, 신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도덕적 요구인 십계명, 구원의 효과적 방편으로서 성례전, 주님의 기도를 차례로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이어간다.

그리고 개혁교회의 또 하나의 특징인 "하나님의 예정"에 대해 이렇게 답변한다. "하나님의 예정이란 그가 뜻하시는 바를 따라 정하신 그의 영원한 목적이며, 이 목적에 의하여 하나님은 자기의 영광을 위하여서 장차 일어날 모든 것을 미리 정해놓으신 것입니다." 이 답변에서 보듯, 소요리문답은 초보자용 요리문답이기 때문에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가 포함하고 있는 선택과 유기의 이중예정을 자세히 언급하고 있지는 않다. 현재의 한국교회의 세례교육이나 새신자 교육은 대체로 교회 나름의 방식과 내용으로 시행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교리를 가르치기 위해서 나름의 교재도 필요하겠지만 이 소요리문답을 사용하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카알라일의 말을 인용하고 마치려 한다. 한번쯤 곰곰히 묵상해보자. 어렸을 때부터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어떤지…. "나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내가 어렸을 때 배운 이 요리문답서의 제1문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의미가 점점 더 심오하고 자세하게 물어진다.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은 무엇인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를 영원토록 기쁘시게 하는 것입니다."

김도훈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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