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빗소리

[ 목양칼럼 ]

조민상 목사
2022년 03월 16일(수) 08:04
50대 후반에 들면서부터 잠자는 것이 불규칙할 때가 생겼다. 예전에는 베개에 머리만 대면 5분도 안 되어 잠이 들었는데 가끔 잠이 오지 않는다. 낮에 잠깐이라도 졸았던 날에는 더욱 그렇다. 매우 피곤하여 잠들었다가도 푹 잔 것 같은데 금방 깨어서 말똥말똥해 지는 경우도 있다.

물론 생각과 마음에 근심거리가 있을 때 더 그렇다. "염려하는 것은 기도 끝이고, 기도하면 염려 끝이다"라고 하면서도 목사가 성도들의 아픔에 기도하면서도 믿음 없이 염려를 끌어안고 뒹군다.

새벽예배를 위해 잠을 청하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써 보았다. 칠흑 같이 어둡게도 만들고, 베개를 바꾸기도 하고, 잠옷을 입어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잠이 잘 오는 음악을 찾아보았다. 별로 큰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빗소리를 틀어놓으니 나름 효과가 좋았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나는 빗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유를 찾아보았더니 이런 설명을 한다.

똑딱똑딱 시계 소리는 잠을 방해하지만, 토닥토닥 빗소리는 잠이 오게 한다. 자연의 소리에는 여러 파장의 음이 있다. 여러 파장의 빛이 모이면 '백색광'이라 하듯, 여러 주파수의 소리가 모인 것을 '백색소음'이라 부른다. 인공적 소음은 특정 주파수의 소리만 강하게 나 불쾌감을 주지만, 피조세계의 소리는 여러 음이 어우러져 있어 사람의 뇌가 알파파를 만들도록 영향을 준다. 알파파는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스트레스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

올해 우리나라는 심한 겨울가뭄으로 큰 어려움을 격고 있다. 마늘이나 양파와 같은 겨울 작물을 걱정하다가 엄청난 산불로 인하여 너무나 큰 피해를 입었다. 산불을 끄는 분들의 수고를 생각하면서 하나님께 비를 내려 주시길 간절히 기도했다. 동시에 피해를 입은 분들을 힘을 합하여 잘 도와 줄 수 있기를 기도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잠시 제주도에서 지내던 시간을 생각했다.

제주도에 있는 동안 비가 제법 와서 밤에 그 빗소리와 함께 평안한 잠을 잘 수 있었다. 제주도 같은 경우에는 해안가보다 산간 지역에 훨씬 더 많은 비가 내린다. 이렇게 평지보다 높은 산에 더 많은 비가 내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큰 기온 차이 또는 비구름이 산을 넘어가지 못하고 머무는 현상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비가 내릴 때 산에 올라가는 등산객들은 산꼭대기로 올라갈수록 점점 많아지는 비를 경험하게 된다. 이런 비로 이제 우리나라 숲은 완전 정글이 되었다.

영적 세계에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있다.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갈수록, 하나님 나라를 향한 헌신이 높아질수록 은혜와 복을 더 많이 체험하게 된다. 엘리야 선지자는 갈멜산에 올라가서 간절한 예배와 기도를 드렸을 때 가뭄을 극복할 수 있는 단비를 선물 받았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은혜의 단비를 경험하기 위해 예배의 계단, 기도의 계단, 말씀의 계단, 사명의 계단을 매일매일 올라가야 한다.

특별히 성도들의 간절한 기도를 하나님께서 응답하셔서 이 땅에 성령의 단비가 내려 회복이 일어나고, 메마른 땅에도 대지를 적시는 빗소리가 들리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시온의 자녀들아!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로 말미암아 기뻐하며 즐거워할지어다. 그가 너희를 위하여 비를 내리시되 이른 비를 너희에게 적당하게 주시리니 이른 비와 늦은 비가 예전과 같을 것이라."(요엘 2:23)



조민상 목사 / 구미시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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