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보혈의 사랑, 알리고 싶어 안달났습니다"

"예수님 보혈의 사랑, 알리고 싶어 안달났습니다"

크리스찬 뮤지컬 '용욱이의 편지'로 다시 돌아온 최무열 감독.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2년 03월 04일(금) 16:24
아주 오랫만에 그의 이름을 다시 봤다. 2000년대 교계 문화계를 '뮤지컬 춘추전국시대'로 이끌었던 능력자.

그가 들으면 조금 서운하려나. 그러나 그 영광은 '라떼'의 추억이라, '요즘 사람들'은 조금 낯설지도 모르겠지만 옛 친구를 다시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프로듀셔 최무열 교수(백석예술대). 그는 열악한 창작뮤지컬계의 현실에서, 무려 성경 속 '막달라 마리아'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로 2004년 제10회 한국뮤지컬대상 최우수 작품상, 여우주연상, 음악상, 극본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기독교 뮤지컬을 표방한 '마리아 마리아'가 대중적으로 성공을 거둔데다가 2000년대 초 뮤지컬이 활성화 되면서 교계도 '뮤지컬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그가 있었다. 몇번의 위기를 겪으면서도 '기독교적' 가치를 담은 창작뮤지컬 '바울' '더 락' '아리마대 요셉' 등을 제작하며 대중과 소통했고 기독교 문화를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켰다. 그러나 열악한 공연계에서, 특히 종교적 색채가 강한 창작뮤지컬이 롱런하기는 쉽지 않았을 터. 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그의 이름이 지난 2003년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를 초연했던 대학의 한 소극장에서 다시 올랐다.

크리스찬 뮤지컬 '용욱이의 편지' 제작자로 5년 만에 다시 소극장 무대에 다시 돌아온 최무열 교수를 만났다.

대학로를 떠나 있어도 여전히 무대에 있었다. 지난 2016년부터 백석예대 공연예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최 교수는 제자들과 뮤지컬 '다니엘'을 올렸고, 2017년부터 5년동안 뮤지컬 '하모니'로 윤복희 권사와 20여 지역의 순회공연을 이어갔다. 그리고 2022년 2월, 20년 만에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를 초연했던 대학로 열린극장에서 뮤지컬 '용욱이의 편지'로 관객들과 조우하게 됐다.

'용욱이의 편지'는 '크리스찬 뮤지컬'이다. 이번에도 그의 사비를 털었다. "크리스찬 뮤지컬로, 세상에 예수님 얘기를 대놓고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용욱이의 편지'가 연극 '빈방있습니까'의 뒤를 이어 '롱런'할 수 있는 기독교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 "믿고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는 최 교수는 '제대로'된 교회 콘텐츠로, 비기독교인들을 '제대로' 울리고 싶었다. 신예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계속 발굴하고 양성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용욱이의 편지'는 1991년 기독교 잡지 '낮은 울타리'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했던 '용욱이'의 글을 바탕으로 창작됐다. 세상에 없는 가상의 섬 '화명도'를 배경으로 각자의 사연을 가진 7명의 인물들과 예수님과의 관계를 담아냈다. 특히 20살이지만 9살로 살아가는 '용욱이'가 하나님께 쓴 순수한 '믿음의 편지'를 통해 코로나19로 삶에 지친 이웃들을 위로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한다.

탄탄한 스토리와 젊은 배우들의 패기있는 연기도 좋다. 무엇보다 모야모야 병을 앓고 있는 상은이의 수술장면은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 최 교수는 "용욱이의 편지에서 예수님 보혈의 사랑을 이야기 하고 싶었고, 노인과 상은이를 연결하는 붉은 실을 통해 예수님 보혈의 사랑을 표현한 것으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관객들도 이 장면에서 많은 감동을 받는다. 허리 수술과 우울증으로 방황했다는 한 청년은 "저도 아빠한테 죽고 싶다는 말을 참 많이 했는데, 상은이와 아버지의 대화는 그때를 떠올리게 했다"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수술 장면이었는데, 예수님과 연결되어있는 상은이를 보면서 '주님이 그때 나를 살려주셨구나' 깨달았다. 그 장면부터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코로나19가 여전히 발목을 잡긴 하지만 '용욱이의 편지'는 오는 4월 17일까지 계속된다. 최 교수는 이후에도 "찾아가는 공연도 준비하고 있고, 이를 위해 신예 배우들도 계속 발굴하고 있다"면서 "교회와 신학대학교에서 무대를 올릴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오랫만에 만난 그는 여전히 공연에 대해 갈망했고,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를 잇는 대작 '바라바'를 기획 중인 그는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의 성천모 연출가와 다시 의기투합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탄생하게 될 다양한 소재의 크리스찬 뮤지컬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 우리가 크리스찬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십자가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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