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엑스(UX) 라이팅'과 '주보 글쓰기'

'유엑스(UX) 라이팅'과 '주보 글쓰기'

[ 뉴미디어이렇게 ]

이종록 교수
2022년 03월 07일(월) 11:13
사용자의 경험을 중시하는 글쓰기와 말하기 트렌드를 교회도 주보 제작 등 다양한 활동에 접목해 보자.
'말 한마디로 1000냥 빚을 갚는다.' '1000냥'은 요즘 시세로 대략 '7000만 원'이란다. 이 속담처럼 과연 현실에서도 그럴 수 있을까? 어느 시대나 빚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심지어 고리로 빚을 내면서 신체 포기각서까지 쓰는 사람도 있다는데, 이런 사람들에게 이 속담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말 한마디 잘해서 7000만 원을 탕감 받으려면, 얼마나 말을 잘 해야 하는 걸까? 말을 잘 해서 빚을 탕감 받는 경우는 잘 모르겠지만, 말을 잘 해서 돈을 버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요즘 뜨는 직업 가운데 하나가 '유엑스 라이팅(UX Writing)'을 하는 유엑스 라이터다. 유엑스는 '유저 익스피리언스(User eXperience)', 즉 사업자가 무엇을 하려고 할 때,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 유엑스 라이터는 사용자 중심의 글쓰기를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때 글쓰기는 에세이처럼 긴 글이 아니라, 예전에 소개한 '마이크로 카피' 작성을 가리킨다. 간결하면서도 인상적인 상품 광고문구나 명확하면서도 시선과 마음을 끄는 짧은 문구를 만들어내는 사람을 유엑스 라이터라고 하는 것이다.

유엑스 라이터는 말을 잘 해서 돈을 벌어들이는 사람이다.

이 분야 베스트셀러인 'UX 라이팅 시작하기- 고객 경험 관리를 위한 메시지 가이드'를 보면, 유엑스 라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우리말을 잘 알아야 한다.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을 반드시 곁에 두고, 잘 모르는 게 있으면 수시로 국립국어원에 질문을 하는 열성을 가져야 한다.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진솔한 라이프 스토리를 기본으로, 진실한 어조와 매너(Tone & Manner)로 고객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유엑스 라이터에게 중요하다.

필자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목회자들이 많이 하는 교회 관련 글쓰기, 특히 주보에 싣는 글쓰기를 유엑스 라이팅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좋겠다. 교회에 유엑스 라이팅 과정을 개설해서, 교회 글쓰기 문화를 혁신하는 것도 미래를 준비하는 한 방책일 것이다.

이종록 교수/한일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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