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레 멘지스 등 호주 선교사 3인, 오는 3월 독립유공자 포상

벨레 멘지스 등 호주 선교사 3인, 오는 3월 독립유공자 포상

부산 일신여학교 설립자 벨레 멘지스, 교장 마가렛 데이비스, 교사 데이지 호킹 등 3인
호주인으로서는 대한민국 독립유공자 지정 최초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2년 02월 25일(금) 13:19
사진은 왼쪽부터 벨레 멘지스, 마가렛 데이비스, 데이지 호킹 선교사. /사진출처 국가보훈처
오는 3.1절을 맞아 호주 선교사 3인에게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독립유공자 포상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은 일신여학교 설립자인 벨레 멘지스(Belle Menzies), 교장 마가렛 데이비스(Margaret Davies), 교사 데이지 호킹(Daisy Hocking) 등 3명이다.

이들은 호주인으로서는 최초로 대한민국 독립유공자로 지정을 받게 됐다. 현재까지 외국인으로서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은 인물은 총 72명으로 이중 호주 국적을 가진 인물은 없었다.

이번에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는 세 명의 호주선교사들은 '3·11만세시위'에 참여해 학생들을 보호·인솔하다 체포됐고, 이후에도 신사참배 반대 활동 등에 적극 참여했다.

벨라 멘지스(한국명: 민지사)는 일신여학교 설립자로서 당시 3·11 만세시위에 사용하기 위해 작성한 한국 국기를 소각해 증거인멸로 체포됐다. 일본외무성 기록에 따르면 멘지스는 고령에 외국인 신분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마가렛 데이비스(한국명: 대마가례)는 일신여학교 교장으로 일본외무성기록에 따르면 그는 만세운동에 과정에서 학생들들의 시위운동을 인솔한 혐의로 붙잡혀 1시간 반 동안 조사를 받았다. 당시 외국인 신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교사였던 데이지 호킹(한국명: 허대시)은 일본외무성기록에 따르면, 3.1만세운동 과정에서 일신여학교 교원으로 생도의 만세시위를 인솔해 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됐고, 불구속 기소됐다.

1919년 3월16일자 매일신보에는 호주 선교사가 경영하는 부산 일신여학교 학생들이 만세운동을 벌였다는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

이러한 이들의 공적은 지난해 11월에 독립운동 공적으로 인정됐으며, 국가보훈처는 올해 초 차관회의 및 국무회의 등 절차를 거쳐 포상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가보훈처는 "6·25전쟁 참전을 결정했던 전 호주 연방총리 로버트 멘지스(Robert Menzies)가 동래여고 설립자인 벨레 멘지스(Belle Menzies)의 조카라는 사실은 동래여고가 양국 우호관계의 상징임을 확실히 보여준다"며, "한국-호주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자리에서 양국의 우정이 지속·강화되기를 희망 한다. 앞으로도 호주 독립운동가와 참전용사의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12월 3일 벨레 멘지스가 1895년 10월 15일 설립한 부산 동래여자고등학교(이하 '동래여고')를 찾아 호주 정부에 감사하는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동래여고는 설립 당시에는 '부산진일신여학교'로 칭했으며, 이후 동래일신여학교, 동래고등여학교, 동래여자고등학교로 개명됐다.

동래여고의 전신인 부산진일신여학교는 그 당시 호주 선교사들의 과감한 헌신과 노력으로 일제시기 많은 독립운동가를 길러낸 모태가 됐다. 특히, 일신여학교가 주도한 '3·11만세시위'는 부산·경남지역 3·1운동의 효시가 되었으며, 이 시위에 참석한 교사와 학생 등 12명이 독립유공자로 서훈됐다.


표현모 기자
독립유공자 서훈 받는 3명의 선교사는?    한국 사랑한 푸른 눈의 선교사들...설립자 벨레 멘지스, 교장 마가렛 데이비스, 교사 데이지 호킹    |  2022.02.25 13:26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