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에 들었다고?

시험에 들었다고?

[ 목양칼럼 ]

박기홍 목사
2022년 02월 16일(수) 08:15
성도들이 교회 안에서 사용하는 관행적인 용어 중에 '시험들었다'는 말이 있다. 세상 사람들이 잘 이해하기 어려운 생소한 말이다. 사단은 영악하게도 교회부흥을 가로막고 성도들이 신앙생활에 회의를 갖고 교회를 떠나도록 부추긴다.

서울의 어느 교회에서 그야말로 시험에 든 일이 있었다. 교회의 장로 부인들의 시샘과 알력으로 교회가 큰 어려움을 당했다.

A장로와 B장로는 사이도 좋고 교회를 위해 헌신적인 수고를 아끼지 않아 지역교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교회도 은혜스럽게 성장하고 있었다. 문제의 발단은 장로들이 아닌 그 부인들에게서 시작되었다. 극히 사소한 일이었다. 두 장로가 돌아가면서 대표기도를 하는 데 문제는 B장로가 말하는 것이 많이 서툴기 때문에 번번히 실수를 하기도 했다. 반면에 A장로는 세련된 화술로 기도를 은혜스럽게 잘했다.

사업을 크게 하던 B장로 부인은 이 점이 항상 불만이었다. 그래서 B장로 부인은 남편의 부족함을 만회라도 하듯이 여러 가지 교회 봉사를 거의 도맡아 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교회를 섬겼다. 기회만 있으면 성도들에게 푸짐한 음식을 대접하면서 환심을 사기도 했다. 반면 사업가 장로에 비해 A장로의 부인은 남편의 수입이 적은 것이 항상 불만이었다. 자신들의 형편이 풍족하지 못하니 물질적인 섬김에 있어 도저히 사업가 장로의 가정을 따를 수 없어서 늘 속상해 했다. 이 부인들의 공통점은 서로 질시하며 시기하는 것 뿐이었다.

그러다가 식당 봉사하는 일로 두 사람이 큰 싸움을 하는 바람에 교회가 난리가 났다. 이 일로 많은 성도들이 시험이 들어 그 동안 잘나가던 은혜스러운 교회가 이 두 장로 부인들 때문에 삭막한 교회가 되어갔다. 담임목사는 어느 편을 들 수도 없는 상황에서 답답하고 안타까운 상황이 되었다. 그러던 중 B장로의 사업이 극도로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B장로 부인도 예전처럼 물질적인 힘을 쓸 수 없게 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극심한 자격지심을 가졌던 B장로 부인이 극구 말리는 담임목사를 뒤로 하고 교회를 떠나게 되었다. 문제는 조용히 떠난 것이 아니었다. 목사가 A장로 부부를 더 편애하고 자기 부부를 이용만 하고 버렸다는 것이다. 담임목사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교인들의 동정을 사면서 교회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순종과 충성으로 귀감이 됐던 마음 착한 장로들은 아내들을 제어하지 못했고 목사 역시 대처가 미흡했다. 이 사건을 통해서 담임목사는 후회와 자책을 갖게 되었다. B장로 부인은 남에게 대접하는 것을 좋아하고 섬기는 달란트가 있었다. A장로 부인은 성도들을 돌아보는 달란트가 있었다. 이 두 장로 부인의 장점을 잘 살려서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절하고 사역을 분담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목회자로서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된다.

사단은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교회가 깨지기를 도모한다. 우리는 사단의 종인가 주님의 종인가? 날마다 하나님께 엎드려 되묻고 지혜를 구한다.



박기홍 목사 / 가재울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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