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살고, 나도 살고(win-win)

너도 살고, 나도 살고(win-win)

[ 목양칼럼 ]

박기홍 목사
2022년 02월 09일(수) 08:17
흔히 갈등과 다툼이 있는 곳에서 '우리 서로 윈윈(win-win) 합시다' 주장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다함께 승리하자니 가능한 일인가? 쉬워 보이지 않는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각자 내려놓은 것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내가 손해 보는 일을 생각하게 된다. 더 큰 유익을 위해서 자기의 이익을 내려놓음으로 서로 함께 가는 길을 선택받게 된다. 우리들은 관계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 대한 신선한 충격을 준 정신과 의사 토마스 해리스(Thomas A.Harris)는 인간관계에 네 가지 태도를 주장한다. 첫째 자기부정-타인긍정, 둘째 자기긍정-타인부정, 셋째 자기부정-타인부정, 넷째 자기긍정-타인긍정 등이다.

이 이론을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적용해보면 이렇다. 첫째, '자기부정-타인긍정'의 태도를 보인 것은 한나와 브닌나와의 관계이다. 나는 자식이 없는데 너는 자식이 있어 좋겠다. 한나는 결핍과 열등감으로 우울함이 떠나지 않는다.

둘째, '나는 살아야 되겠고 너는 죽어야 겠다'는 '자기긍정-타인부정'의 모습을 보인 것은 이스라엘 초대왕 사울과 다윗과의 관계이다. 지독한 질투와 시기심으로 다윗을 없애고 자신의 가문을 견고하게 하려는 사울의 태도이다.

셋째, '자기부정-타인부정'을 보인 것은 아담과 하와의 관계이다. 자신이 범죄한 것을 아내의 탓으로 돌리는 아담의 모습이다.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다. 나도 문제가 많지만 너도 문제가 많아 함께 폭망하는 태도이다. 결국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된다.

넷째, '자기긍정-타인긍정'의 모습을 보인 것은 아브람과 조카 롯의 관계이다. 고대 근동의 거부로 성장한 두 사람 진영의 목자들이 목축을 위해 제한된 땅 사용문제로 큰 분쟁이 일어났다. 이때 아브람이 조카 롯에게 '우리는 한 친족이다' 선언하며 윈윈(win-win) 전략을 제안한다. "네가 좌하면 내가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창13:9) 좋은 땅을 선택하는 것은 부의 축적과 바로 직결되는 문제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아브람이 땅을 먼저 차지할 권한을 포기한다. 그리고 함께 공존할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아브람은 재물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교회 안에는 잘해보려고 하는 선한 마음이 왜곡되어 이권다툼, 권력다툼, 재산다툼 등으로 변질되어 가니 안타까운 일이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좌(左)도 복(福)이 될 것이요, 우(右)도 복(福)이 될 것이다.

'나는 되고(자기긍정) 너는 안돼(타인부정)'라는 일방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나도 살고(자기긍정) 너도 살자(타인긍정)'는 윈윈(win-win) 프레임이 새해에는 가득하기를 소망한다. 목회는 끊임없이 내려놓는 일이라 생각된다. 오늘도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가' 기도하게 한다. 져도 이기는 것이 있고 이겨도 지는 것이 있다.



박기홍 목사 / 가재울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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