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노회가 노회 최초로 '축산분과위원회' 신설한 이유는?

진주노회가 노회 최초로 '축산분과위원회' 신설한 이유는?

한우육성 수익금 통해 자립노회로 전환 목표 세워
2020년 송아지 10두 구매, 현재 총 14두 사육 중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2년 01월 04일(화) 18:02
"여러분께서 기도해 주셔서 어제 수송아지가 태어났습니다. 소가 큰 만큼 사료비도 많이 듭니다. 힘을 조금씩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노회장으로서 여기저기 다니며 오지랖 넓게 송아지 한 마리 더 붙잡아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진주노회 노회장 조재문 장로(덕산교회)는 지난 한 해 노회원들을 대상으로 특별한 인사를 여러 차례 했다. 가축 '소'가 소재였다. 듣는이로 하여금 어리둥절하게 했지만, 그의 비전과 의지는 선명했다.

"시골에서 소는 여전히 큰 재산입니다. 농촌 옛 어르신들은 소를 키워 팔아 자녀 학비와 결혼자금도 마련했죠. 이러한 일이 자립대상인 우리 진주노회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축산분과위원회에서 좀 특별한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조 장로는 '오늘은 자립, 내일은 선교'를 슬로건으로 노회원이 함께 기도하고 축산업을 통해 자립사업을 펼치면 기쁨의 열매가 맺힐 것을 확신했다. 이 같은 믿음은 진주노회가 전국 69개 노회 중 유일하게 TFT를 구성해 그 안에 '축산분과위원회'를 신설한 이유가 됐다.

이를 통해 진주노회는 2020년 5월부터 노회 자립을 위한 한우 육성사업을 전개 중이다. 기도하던 중 뜻을 모은 목사, 장로들이 한우를 사육해 그 수익금으로 노회 자립을 실천해 보자는 의지를 불태웠다.

조 장로는 "진주노회 안에는 산골 마을 교회가 많다. 노회 산하 111개 교회 중 53개 교회가 자립대상(미자립)교회 이고, 2/3는 작은 농촌교회로 봐야 한다"며, "서울, 영등포, 용천 노회와 명성교회에서 지원을 해 주고 있지만, 언제까지 도움만 받아야 할지 고민했다. 노회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자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자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고민 끝에 축산분과위원회 제안이 정기노회에서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을 들은 서울 한 대형교회에서 3500만 원을 특별 지원했다. 이 일을 적극 추진한 조재문 장로도 후원에 동참하며 지난 2020년 5월 노회는 송아지 10두를 사들였다. 이후 2021년 1월에도 안대현 노회장과 영등포노회, 진주노회 여전도회가 후원해 암소 2두를 추가로 샀다. 현재 가축업에 종사하는 축산분과위원장 정홍기 장로의 봉사로 하동 축사에서 소 12두와 태어난 소 2두를 더해 총 14두의 한우가 잘 자라고 있다.

노회 축산분과위원장으로 실제 사육 봉사에 헌신하고 있는 정홍기 장로(하동동산교회)는 "노회가 소를 사육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귀한 사업을 진행하기로 한 만큼 자원해 시범적으로 소유한 축사에서 소를 사육하기로 했다"며, "전문적인 소 관리와 축사가 확보 된다면 한우육성사업은 노회 자립을 위한 귀한 도구이자 희망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노회 자립을 위한 한우 육성사업에 우려와 이견도 있었다. 노회가 영혼 구원 사역보다 수익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는 지적이었다. 기도 끝에 장로 노회원들은 노회가 재정적으로 든든히 서 영혼 구원 사역에 협력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일이라 판단했고, 이 주장에 힘이 쏠렸다.

1년여 이상 축산분과위원회 사역이 정착하고, 소들이 새끼를 낳아 그 수가 늘어나면서 우려는 기우에 가까웠다. 노회 산하 크고 작은 교회들이 한우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사료 구입을 위한 후원금을 지원했고, 노회원들은 협력자로 동참해 적극적인 관심과 응원을 보내고 있다.

노회 교회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김기광 목사(가조교회)는 "한우 육성사업은 진주노회가 이제는 받는 노회에서 주는 노회가 되자는 슬로건을 가지고 지난해 시작한 사업이다"며 "불확실한 시대에 노회 자립을 위한 특별한 사역을 통해 선한 자금이 마련돼 노회와 자립대상교회에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진주노회는 올해 3~4월경 소 10두가량을 판매할 예정이다. 수익금 대부분을 다시 송아지를 구매하는데 사용하고, 일부는 자립대상교회 지원할 방안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으로는 큰 축사도 구입하고, 10년 내 한우 300두를 사육해 지원받는 노회에서 자립 노회로 전환하겠다는 장기적인 계획도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한 전국 노회와 교회의 관심과 사랑을 요청한 노회장 조재문 장로는 "노회 자립을 위한 한우 육성사업이 생소하고 낯설지만, 농촌 지역 노회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격려해 주시길 바란다. 모든 노회원이 이 일을 위해 마음과 뜻을 모으고 협력하면 큰 열매를 맺을 것이다. 그러면 돕는 손길도 나타나 사랑의 힘을 더해 줄 것을 확신한다"며, "모든 교회와 노회가 어렵고 힘든 위기의 시기이지만, 하나님께 기도하고 간구하면 반드시 이루어 주시리라 확신한다. 그래서 2022년 새해에도 진주노회에는 희망이 가득하다"고 전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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