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것을 찾을 때이다

잃어버린 것을 찾을 때이다

[ 주간논단 ]

양의섭 목사
2022년 01월 04일(화) 08:06
신학교 다닐 때 이런 간증하는 이들이 많았다. '매 맞고 왔습니다.' 이야기인즉 주님께서 자신에게 원하시는 것이 있었는데 미적미적하다가 결국은 다 잃고 신학교에 왔다는 것이다. 직장, 건강, 사업 … 다 잃어버린 뒤에 그때서야 두 손 들고 신학교에 온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분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세상에서 잘 나갈 때 마음 속에서는 '이게 다가 아닌데... 나는 이렇게 살면 안 되는데 …' 했다는 거다.

어릴 때부터 귀가 따갑게 들어오던 말이 있다. '한국교회는 이러면 안 된다, 너무 세속적이다, 물량주의적이다, 천박하다 …' 교회가 성장하고, 세계에서 자랑스러운 대형교회들이 몇 개씩 있고, 장로 대통령도 배출하고, 사회 발언권도 세지고 그런 성장 분위기 속에서도 교회가 이러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늘 잠재되어 있었다. 더욱이 우리는 개혁교회, 개혁해야 한다고 말들은 하지만 스스로 개혁할 능력, 자정 능력은 이미 상실된 형편이었다.

그러는 중, 코로나 바이러스가 찾아왔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가 온갖 거대한 것들을 무너뜨리고 있다. 그 흔들림의 현장에 교회도 있다. 잘 나가던 교회가 대면 예배와 교제의 어려움으로 교인 출석과 재정의 감소, 교회학교의 위축으로 앞날에 먹구름이 끼었다. 상가 교회 등은 이미 치명상을 입은 형편이다.

이런 위기감 속에 한국교회는 코로나 이후를 염려하기 시작했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목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때를 맞춰 비중이 커진 '다음 세대의 독특성'과 그들을 이해하고 끌어안는 방법들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온통 교회는 불안함 속에 그 대안을 찾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든다. 이러한 상황이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라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있지 않을까? 그야말로 이젠 두 손 들고 '매 맞고 왔습니다'하던 자세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잃어버린 교회의 그 고고한 자존감, 영적 고귀함, 맑게 빛나던 정신세계, 그 뭉클했던 사랑과 헌신의 공동체를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 교회가 언제부터 세상을 두려워하고, 세속을 부러워하며, 안티(anti)의 눈치에 쩔쩔 맸는가? 세상이 뭐라고 해도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살겠다 하며 당당하게 살았기에 '그리스도인'이라 칭함을 받고 구원의 방주 역할을 해 오지 않았는가?

전화위복(轉禍爲福)이란 말이 있다. 화가 찾아왔지만, 이것을 선용하면 복이 된다. 그것도 주님의 손길 안에서 말이다. 전문가들은 위기를 대처할 실제적인 방법을 찾되, 교회의 중추인 교인들과 지도자들은 교회의 본질, 우리가 내심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하던 그 교회로 돌아가야 한다. 그때 교회는 세상에서 구별된 거룩한 공동체로 다시 굳게 설 것이고, 우리는 성도(聖徒)로 신뢰를 회복할 것이다.



양의섭 목사 / 왕십리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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