比 세부에 태풍 강타...교단 선교사 사역지 피해

比 세부에 태풍 강타...교단 선교사 사역지 피해

김용우·최정란·김재현 선교사 사역지 피해 입어
현지인들 극심한 어려움 속 한국교회 관심· 기도 필요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1년 12월 22일(수) 18:05
세부의 태풍 피해 모습. /사진제공 김용우 선교사
세부의 태풍 피해 모습. /사진제공 김재현 선교사
필리핀 세부에 지난 16일 제22호 태풍 '라이'가 강타해 최소 146명이 숨지고 3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 파송 선교사들의 사역지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군다나 필리핀 내 코로나19의 창궐로 총회 세계선교부에서 귀국을 권고한 상태라 세부 내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한국에 들어와 있어 제대로 된 피해상황을 파악하지도 못하고 복구나 구호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현재 세부에는 총회 파송으로 김용우·김정옥, 최정란, 김재현·박문주 선교사 등 세 가정이 사역하고 있으며, 이중 박문주 선교사만 세부 현지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선교사가 안전한 것은 확인됐으나 현지 통신이 거의 마비되어 남편인 김재현 선교사와도 제대로 연락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각종 언론 보도와 선교사들이 전해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수많은 건물들이 붕괴되고, 기반 시설이 파괴되어 생활필수품도 태부족인 상황에서 현지에 남은 선교사 가족들과 현지인들이 어려움 속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말로 선교사 은퇴를 하는 김용우 선교사는 "현지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는데 도로에 전신주가 넘어지고, 토양이 약해 도로를 사용할 수 없어 물류가 이동이 안되는 탓에 물자가 동이 났다고 소식을 들었다"며, "쌀을 사기 위해 8시간 줄을 서고, 현금인출기에는 4시간씩 줄을 서야 한다고 이야기를 들어 안타까운 마음만 가득하다"고 전했다.

김 선교사는 "사역하는 4개 교회 중 보홀 섬에 있는 교회 한 곳과 연락이 닿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며,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비자로는 입국 허가가 나지 않아 들어가 볼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세부의 태풍 피해 모습. /사진제공 김재현 선교사
최정란 선교사도 한국에 들어와 있는 상태에서 현지 소식을 현지 교회의 청년들이 보낸 메시지로 어렵게 파악했음을 전했다. 최 선교사는 "사역하고 있는 올랑고섬 선교센터와 교회가 75% 정도 파손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지붕과 실링이 날아가고, 유리창이 깨지고, 나무로 지은 창고는 완전 날아갔으며, 부속건물도 파손됐다는 보고를 듣고 가슴이 아프지만 피해를 입은 청년들이 먹을 것과 마실 물이 없다는 소식에 안전하게 구호를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선교사는 대장암 수술 후 1년 반가량 정기검진을 받지 못해 지난 6월 한국에 들어왔다가 파송교회와 논의 후 1월에 정기검진을 받고 선교지로 복귀할 예정이었다.

김재현 선교사는 자신은 건강 문제로 잠시 한국에 남아 있고, 아내인 박문주 선교사만 먼저 현지에 들어간 가운데 태풍 피해를 입었다. 아내의 안전은 확인됐으나 태풍이 지나간 지 5일이 지난 시점에도 통화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 김 선교사는 "현지의 집이 다행히 콘크리트로 지어져 피해는 없었지만 사역지 건물의 양철지붕이 날아가고 유리창이 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현지에 SNS를 보내놓으면, 가끔씩 전파가 잡혀 8시간 정도 후 간단한 답변이 오는 정도라 답답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선교사는 "2013년에도 슈퍼태풍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는데 이번 태풍도 그때와 규모가 비슷한 것 같다"며, "섬인데 기반시설의 붕괴와 파손으로 구호품도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현지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면서 한국교회의 관심과 기도를 당부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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