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대 전환이 필요하다

발상의 대 전환이 필요하다

[ 주간논단 ]

고시영 목사
2021년 12월 29일(수) 14:42
수년 전부터 위기라는 유령이 교단 위를 맴돌고 있었다. 이제 그 유령이 교단을 집어 삼킬 것이다.

한국교회는 복음이 들어온 후, 기적 같은 성장을 했다. 그 성장은 성령의 역사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상황의 결과이기도 했다. '복음'은 기쁜 소식이다. 복음 앞에 만민은 평등했고, 기복주의 설교로 가난을 퇴치할 수 있는 동기가 적절했으며, 인간 고통의 원흉인 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제시됐다.

예수는 하나님이 인간이 되어 오신 분이라는 신비감을 갖고 있는 분이셨고, 특별히 33세의 젊은 나이에 십자가에서 처형당했다는 그 비극성이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목사들이 가르친 종말론적 교리는 일제 치하에서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교회는 남녀들이 모여들기 좋은 개방된 공동체였고, 교회가 하는 각종 사업들은 공공성을 가지고 있었다. 교회는 사회보다 진보된 공동체였다. 교회에 다닌다는 그 자체가 긍지요 자랑이었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변했다. 젊은이들은 학교에서 과학교육을 받았고, 그들에게 종말론적 교훈은 의미가 없어졌다. 산업화에 성공함으로 기복주의, 역시 그 위력을 상실했다. 물질주의와 사회변동이 심해짐으로 개인주의가 심화되었다. 공동체의식 역시 무너졌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복음, 예수, 교회는 그 신성미를 상실했다. 당연히 교인 수는 줄어들었다.

자 이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탄식이나 하고, 방관이나 하고, 어떻게 되겠지, 또는 세상 탓이나 하고, 이렇게 무기력하게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면 성령께서 도와주실 때까지 그냥 기다릴 것인가?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그러나 필자는 33년간 목회를 했고 총회의 각종 정책을 4년이나 다룬 경험이 있기에 나름대로 처방을 갖고 있다.

우선 3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전도보다 교인 재교육에 치중해야 한다. 지금 상태로는 전도 그 자체가 세상 사람들에게 조롱꺼리가 될 수도 있다. 복음, 예수, 교회가 예전처럼 영향력이 감소된 상황에서는 교인부터 재교육, 재무장 시키는 것이 급선무이다. 전도를 하지말자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는 복음, 예수, 교회라는 탁월한 메시지를 중심으로 전도를 했지만 이제는 그 메시지를 전하는 메신저를 통한 전도를 하자는 것이다. 먼저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 그 후에 그 그리스도인들이 전도를 해야 열매를 맺는다. 타락한 그리스도인 입에서 전해지는 복음, 예수, 교회는 그 힘이 상실된다.

둘째, 교회와 교인의 관계가 변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교회를 위한 교인을 만들려는 것이 가르침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교인들을 위한 교회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교인들을 위한 교회가 되지 못하면 교회는 문 닫는다. 교인 욕구 조사를 해서 그것을 채워 주려고 해야 하고, 교회가 평화롭고 즐거운 곳이 되어야 한다. 이 일에 방해하는 자는 그가 누구든 배격해야 한다.

셋째, 모든 교회 시스템을 재검토해서 개혁해야 한다. 헌법을 전면적으로 개정해야 하고, 신학교육도 미래지향적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교회교육도 삶에 필요한 모든 것으로 확대되어야 하며, 기득권자들은 교회의 생존을 위해 그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의사결정 과정 또한 투명해야 하고, 목회 전문가인 목회자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한다. 목회자는 전문성을 갖추어야 하고, 직업인이 아닌 성직자로 되돌아가야 한다.

교단 위를 배회하는 저 유령을 보라. 저 유령을 이기려면 목사, 장로들은 발상의 대전환을 해야 한다.



고시영 목사 / 전 총회장기발전연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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