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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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혁 장로
2019년 12월 11일(수) 10:00
잠깐만요! 혹시 마음의 상처(傷處)가 있으신가요?

범사에 감사하며, 기쁘고 바쁘게 그리고 기도하며 살아가는데 마음의 상처를 받을 일이 있으랴만, 그렇다고 사람 사는 날들이 항상 맑고 청명한 날일 수는 없다. 마음의 상처 없이 평안한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복된 삶이 아닐 수 없고, 마음의 상처로 상실감 속에 괴롭고 힘들게 살아가는 일 또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몸에 상처가 나면 흔적이 남아도 성형수술로 감쪽같이 지우기도 한다. 그러나 마음에 남겨지는 상처는 보이지도 않으면서 무덤까지 지니고 가는 큰 흔적으로 남는다. 살다 보면 가끔은 어쩔 수 없는 관계와 상황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거나 한계에 부딪쳐 좌절하며, 갈등과 시기와 오해 속에 상처를 입으며 살아간다.

마음의 상처는 대부분 말에서부터 시작된다. 서로 깊은 정을 나누다 변심해서 헤어지는 부부나 연인 사이, 친구의 배신, 도전의 실패로 인한 상처, 부모와 자식 간에 일어나는 갈등의 상처, 사회생활 속에 흔히 일어나는 의견충돌이나 사상, 이념의 부딪침, 세상을 먼저 떠나는 이별의 상처 등, 그 종류나 수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며, 늘 예기치 않게 일어나면서 마음속 깊이 남겨지는 깊은 상처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마음의 상처는 얼마나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아있을까? 세월이 지나면 지워지고 치유되는 상처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마음속 깊이 남겨지는 상처들은 잠재의식 속에서도 수시로 괴롭힘을 주며, 또 다른 사람에게도 아픔을 옮겨주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우리가 살아가며 맺는 관계들은 영원할 수가 없다. 사람의 관계는 깨어지기 쉬운 유리병과 같아서 늘 조심스럽게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한번 끊어진 관계는 쉽게 이어지기 어렵다. 특히 오해나 마음의 상처가 풀리지 않은 상태이면 더욱 힘들어진다.

마음의 상처로 사나와진 정신상태와 헝클어진 삶의 질서로 인한 삶의 질은 엉망이 되고 만다. 그래서 마음의 상처는 빠르게 치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평소 긍정적이거나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들은 가볍게 지우며 넘길만한 상처라도, 소심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이거나, 꼼꼼하고 깊이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그 후유증은 비교적 오랫동안 남는 것 같다.

물론 세월이 지날수록 상처의 기억들은 흐려지게 마련이지만, 조용한 시간 속에 기도하며 혼자만의 휴식이나 책을 읽으며 이해의 폭을 넓혀가며, 가까운 친구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가슴앓이를 풀어버리거나, 한바탕 큰소리 내어 외쳐도 보고, 상담이나 심리치료를 통한 치유, 또는 여행이나 취미 생활 등 어느 한 곳에 집중하며 떨쳐 버리는 노력 등 먼저 내 마음이 편해지는 긍정적 사고로 자신의 시각의 폭을 넓혀가는 지혜를 찾아보는 것이다.

사람들의 관계는 저절로 좋아지기 어렵다. 아름다운 관계는 사랑과 이해와 용서하며, 서로 신뢰하는 가운데 싹트기 마련이다. 상처를 주고받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신뢰와 관심과 배려, 솔직한 표현과 양보, 용서, 이해, 그리고 결론은 사랑으로 귀결된다.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생각하며, 고린도전서 13장 "사랑은 오래 참고"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편협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끊임없는 기도와 노력과 훈련의 필요성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윤태혁 장로/상도교회·전국장로성가합창단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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