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앞에서 빚진 자로 살고 있는가"

"하나님 앞에서 빚진 자로 살고 있는가"

[ 제104회총회 ] 아침예배 설교, 주현신 목사(과천교회)

주현신 목사
2019년 09월 27일(금) 17:53
하나님 앞에서 빚진 자로 살고 있는가

로마서 1:14~15 / 주현신 목사(서울남노회 과천교회)




올해는 호주장로교회가 한국선교를 시작한지 130년 되는 해다. 1889년 10월 첫 번째 호주인 선교사 조셉 헨리 데이비스. 한국에 도착한지 183일만에 부산에서 세상을 떠났다. 데이비스 뒤를 이은 130여 명 호주인 선교사들 중 한 사람 제임스 노블 맥켄지, 한국 이름 매견시 목사가 1910년 부산에 도착한다.

매견시 목사는 1912년 부산에 한센인요양소 상애원을 세운다. 사회로부터 격리돼 고통 속에서 죽기만 기다리던 그들에게 먹을 것과 잠잘 것을 제공하고 친구가 되어주며 27년 동안 예수 사랑을 전했다. 매견시 목사는 한국에 5년 먼저 와있던 메리 켈리(매마리아) 선교사와 결혼해 함께 상애원을 섬긴다. 매견시 매마리아 부부의 맏딸 헬렌 맥켄지(매혜란)는 산부인과 의사로, 둘째 캐서린 매켄지(매혜영)는 간호사로 한국 의료선교에 헌신했다.

매혜란 매혜영 자매가 자신들의 고향 부산으로 돌아온 것은 6.25 막바지로 접어들던 1952년 2월이다. 추운 겨울날 다리 밑에서 담요 한장 없이 아이를 낳는 여인을 보고 충격 받은 매 자매는 일신부인병원을 시작한다. 그리고 4반세기 동안 전쟁 가난 질병으로 고통받는 여인들 어린이들을 예수 정신으로 섬긴다.

매 자매가 수많은 사람들 중 주 씨라 불리는 성도에게 먹을 것을 줬고 호주 성도들이 보내준 전지 분유 학용품 등으로 아이들을 키우게 했고, 막내딸 출산도 매 자매가 직접 기도하고 받아줬다. 그러다 주 씨를 추천하고 후원해 부산신학교에서 공부하도록 한다. 주 씨는 목사가 돼 안양에서 오래 목회하다가 은퇴했다. 주 씨의 아들도 21년 전 목사가 돼 호주 멜버른으로 유학갔고, 멜버른한인교회에서 유학한 후 과천교회에서 섬기게 됐고 지금 여러분 앞에 서있다. 130년 한·호선교는 현재 진행형이다.

매혜란 매혜영 서두화 이 분들과 만남을 통해 깊이 깨달은 것이 있다. 나는 빚진 자다. 나는 통째로 빚진 자다. 어쩌다 목사가 됐고 어쩌다 호주로 유학가고 어쩌다 이민 목회를 하고 어쩌다 돌아와 과천교회를 섬기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다 하나님 섭리였다. 나는 빚진 자다.

로마서 1장에서 사도 바울이 "나는 빚진 자"라고 고백한다. 우리 역시 예수 복음의 빚진 자 아닌가. 우리 모두 십자가 사랑에 빚진 자 아닌가. 주님께 받은 귀한 은혜, 그 복음의 사랑의 빚, 무한 채무 의식을 품고, 일생 빚진 자 되어, 예수님이 필요한 그 누군가에게 빚 갚으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초대교회 성도들은 핍절하고 혹독한 상황에서도 빚 갚는 일에 충성했다. 2000년 전 역사를 이어오며, 수많은 신앙 선진들이 빚 갚는 삶을 살았기에, 호주 선교사들의 희생과 헌신과 빚 갚는 삶이 있었기에, 한국교회 총회, 우리 교회, 우리의 오늘이 있다.

그리스도인은 누군가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전해 받은 사람들이고 누군가에게 그 은혜를 전해줘야 할 사람들이다. 우리는 빚진 자다. 누군가를 통해 우리가 받아 누린 하나님 은혜, 어찌 다 헤아리고 갚을 수 있을까. 하지만 나는 할 수 있는 대로 복음의 사랑의 빚 갚기를 원하노라. 예수 복음의 십자가의 빚 갚으며 살기를 원하노라. 우리가 누리고 살고 있는 모든 것 우리 것이 아니다. 다 하나님 것이고, 다 하나님께서 누군가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주신 은혜다.

내 것이 아니다. 존재부터가 다 하나님 은혜 아닌가. 이 빚진 자 의식이 있어야 말씀으로 새로워진 교회가 가능하지 않을까. 세속 욕망에 휘둘려 배은망덕 견리망의 하지 말아야 할 텐데. 무익한 일, 수치스러운 일, 허망한 일로 소중한 에너지 낭비하지 말아야 할 텐데. 더 늦기 전에 은혜의 빚을 은혜의 빛으로 갚아나가는 사역과 삶에 집중해야 할텐데. 한·호 선교 130년을 지나고 있는 한국교회와 우리 총회, 교회, 나는, 하나님과 역사 앞에서 일생 빚진 자로 살고 있는가. 은혜의 통로, 은혜의 증인, 그 거룩한 사명 올바로 감당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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