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을 주시는 그리스도

쉼을 주시는 그리스도

[ 목양칼럼 ]

이광현목사
2019년 08월 16일(금) 00:00
성경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안식을 주시는 분이라고 가르쳐준다. 태초에 하나님은 엿새 동안 천지와 만물을 다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을 거룩하게 하사 안식하셨다. 시내산에서 하나님은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과 언약을 맺으시며 안식법을 제정하셨다. 예수님도 공생애 사역 가운데 율법의 멍에를 메고 살아가는 자기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힘들면 그냥 쉬면 되지, 성경은 왜 하나님이 안식을 창조하셨고, 예수님으로부터 쉼을 얻어야 한다고 가르칠까?

올 여름 교회마다 젊은 사역자들과 교사들이 농부처럼 복음의 씨앗을 뿌렸을 것이다. 여름성경학교, 청소년 캠프, 단기 선교, 국내외 봉사 활동 등. 어떤 분은 흘린 땀방울에 대한 보람과 가치를 느꼈을 수도, 또 어떤 분은 '여긴 어디?' '나는 누구?'라는 질문이 떠오를 정도로 정신없이 수고로운 시간을 보냈을 수도 있다.

올해 우리 교회는 시간의 배열을 좀 바꾸어 보았다. 여름이 아니라 봄에 사역을 해보면 어떨까? 우리 교회는 작은 개척교회다. 규모가 작은 몇 개의 개척교회가 모여 장년층은 연합말씀사경회로, 다음세대 자녀들은 연령대별로 청소년캠프와 봄성경학교를 진행했다. 왠지 낯설고 어색한 느낌이 있었지만, 비수기에 장소 비용도 줄이고, 시간도 알차게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나 한 학기를 돌아보면 정말 분주했다. 얼마 전 아내와 식탁에 마주 앉아서 대화를 나눴다. "요즘 아이들과 하루 15분 대화하기도 힘든 것 알아요?" 4학년 개구쟁이부터 3살배기 막내까지 아들 넷을 아내에게 맡겨놓고 일에만 몰두했으니 아내에게 할 말이 없다. 언제부터인가 일이 우선이 되고, 가족들은 밀려났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한 걸까?

아내와 대화 끝에 방학 전 휴가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2박 3일의 강원도 여행을 준비했다. '일평생 남을 만한 추억을 만들고, 잘 놀아주리라!' 대관령과 강릉 시내를 오가며 여행 정보 책자를 갖다 놓고 고민하며 프로그램을 짰다. 시장 먹거리 투어, 바닷가 모래 놀이, 물놀이, 양 떼 먹이 주기, 산속에서 캠핑하기. 그런데 여행을 하다 보니 노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일하는 것보다 더 피곤하고 힘들다. 하루를 마감하며 가정예배를 드렸다. "얘들아, 오늘 하루 어땠니?" "피곤해요." 그리고 아이들은 바로 곯아떨어졌다. 그러나 잠들기 전 둘째 아이의 말이 큰 위로가 되었다. "그래도 아빠와 함께 놀아서 좋았어요." 갑자기 마음이 상쾌해졌다.

쉼이란 그냥 쉰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안식은 우리를 위하여 일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다. 엿새 동안 천지와 만물을 우리를 위하여 창조하신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다. "아버지, 좋아요!" 이 한 마디로 하나님은 우리를 기뻐하시고,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에 기쁨을 주신다.

이광현목사/의정부 뉴시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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