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목회계획/가을이 열리는 달, 기도와 묵상하며 더 깊은 영성으로 교우들 인도

9월 목회계획/가을이 열리는 달, 기도와 묵상하며 더 깊은 영성으로 교우들 인도

[ 연재 ]

김운성 목사
2017년 08월 01일(화) 14:43

9월은 가을의 입구다. 한 여름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는 달이다. 낮에는 아직 덥지만,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옷깃 속으로 스며들 때 마음도 스산해진다. 학생 시절 가장 기다렸던 때는 수련회가 열리는 여름이었다. 수련회는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은혜와 추억을 선물했던가! 수련회가 끝나고 돌아올 때면 그 섭섭함이 너무도 컸고, 이를 달래기 위해 수련회가 끝난 후에도 교회에 삼삼오오 모여 기도회도 하고, 놀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 축복의 여름이 지나가는 달이 9월이다. 여름이 끝나다니! 좋은 때가 다 지나간 듯 몹시 아쉬웠다. 9월은 그렇게 아쉬움으로 새로운 계절을 알린다. 목회자에게 9월은 어떤 달인가? 9월의 목회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1) 여름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8월까지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그러나 9월엔 한결 서늘해지고 더위로 인한 어수선함도 사라진다. 드디어 가을이 시작되는 것이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요, 독서의 계절이 아닌가? 그리고 시인 김현승님이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라고 한 것처럼 가을은 기도와 묵상에도 적합한 달이다. 9월엔 좀 조용할 필요가 있다. 땀 흘리며 뛰던 사람도 자리에 앉고, 휴양지를 찾아 부지런히 다니던 사람도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 흔들어대던 부채도 내려놓고 고요히 머리를 숙여야 한다. 9월 초 쯤 한 주간 정도 가을기도회를 가지는 것은 어떨까? 가을기도회는 저녁 시간이 제격이다. 시간은 좀 늦은 게 좋겠다. 한 8시나 9시쯤. 드럼을 두드리고 기타를 치는 요란한 찬양보다는 조용한 찬양을 함께 부르며, 말씀을 읽고, 그 말씀 자체를 나누는 시간이면 족하다. 그리고 주여 삼창식의 기도보다는 주님을 바라보는 관상 기도가 어떨까? 더 조용하고, 더 깊은 영성의 세계로 교우들을 인도하도록 하자. 그래서 가을에는 깊어지도록 하자.

2) 책 한 권을 쥐어 드리고
가을 목회 프로그램들 중 매력 있는 것은 독서라고 생각한다. 신앙서적을 몇 권 추천하도록 하자. 신앙 서적은 목회자가 추천해도 좋고, 성도들로 하여금 추천하게 하여 목회자가 그 중에서 선택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반드시 마지막 선택은 목회자를 거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신앙적으로 독이 되는 서적이 추천되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청소년부, 아동부도 그 수준에 맞는 도서를 추천하자. 그리고 이때 기왕이면 고전 작품들을 추천하도록 하자. 책들을 추천한 후에는 10월 말까지, 혹은 11월까지 읽을 시간을 드리고 읽은 결과를 확인하도록 하자. 백일장을 열어 읽은 책의 내용을 자신의 글로 적어 내게 한다든지, 혹은 독후감을 제출하게 하여 시상을 하고, 찬양예배 중에 발표하게 하는 것도 좋다. 수상작이 많으면 한 예배에 두어 명 정도씩 계속 하는 것도 괜찮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을에 교우들로 하여금 성경 읽기에 집중하도록 촉구하자. 말씀을 읽기에 얼마나 좋은 계절인가? 혹은 이미 많이 하고 있는 것이지만. 전 교인들이 몇 장씩 필사하여 다 모아 한 권의 필사성경을 제작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가을은 문화목회에도 적기이다.

3) 한국교회 전체를 조망하도록 하자.
요즘 한국교회는 이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목회자들은 한국교회와 그 조직과 제도 등에 대해 익숙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교인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교우들에게 우리가 속한 교단의 명칭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물어 보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교인들이 절반 이상이다. 우리가 장로교회라는 정도는 안다. 그러나 어떤 교단 소속인지는 잘 모르는 이가 많은 형편인 것이다. 그저 교회에 가서 등록하고 예배 참석하면 다 되는 줄 아는 이들은 자칫 이단에 넘어가기 쉽다. 9월은 교단 총회의 달이 아닌가? 우리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임을 분명히 하고, 장로교 신앙원리와 교단 역사를 설명하자. 그리고 감리교나 성결교, 침례교 등과 어떤 점에서 다른지와 한국교회를 구성하는 주님 안에서 존경하고 협력하는 교단들에 대해 교육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회의 일치와 연합의 필요성에 대해 알릴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이단이 왜 이단이며, 왜 그들과는 연합할 수 없는지를 말해 주어야 한다. 설교, 특별강좌, 혹은 주보에 연속으로 게재하는 방법 등을 통해 이런 문제를 반드시 알리고, 교회와 교단을 사랑하고, 한국교회의 일치와 협력을 위해 기도하자. 이를 위한 특별기도회, 혹은 강좌를 9월 중에 개최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이 때 조금은 낯선 교단의 목회자를 강사로 청하는 것도 색다른 감동이 될 것으로 본다.

4) 새해를 준비하라
8월의 목회계획에서도 언급한 바 있었지만, 9월이 되면 2018년 목회를 위한 밑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려야 한다. 왜냐하면 많은 교회들이 10월부터 새해를 위한 준비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이미 교회들은 10월에 정책 당회라는 이름으로 새해 목회 계획을 세운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9월에 새해 목회를 위한 그림을 거의 다 그리고 있어야 한다. 목회자가 새해 목회에 대한 복안과 그 세부 방안을 가지고 있으면 적극적으로 교회 현안에 대처할 수 있다. 이 때 목회자는 새해 목회에 대한 형식과 내용 모두를 준비해야 한다. 형식을 준비한다는 것은 조직과 제도적 측면을 말하는 것이며, 내용을 준비한다는 것은 목회의 콘텐츠를 의미한다. 목회의 콘텐츠는 교회와 성도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말한다. 하나님께서 교회에 원하시는 바를 담아 목회에 반영해야 한다. 이때 목회자는 하나님 앞에 깊이 엎드려야 한다. 다른 교회에서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나 목회적 내용을 무조건 담아 오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왜냐하면 교회의 목회적 상황, 영적 상황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교회의 현재 형편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깊이 묵상하고, 그것에 근거하여 목회적 프로그램을 정하고, 이에 따라 형식적 측면을 준비해야 한다. 목회자가 이것만 준비할 수 있다면 2018년도를 향해 힘차게 나갈 수 있을 것이다.

5) 10월의 연휴에 대비하자
올 가을 추석 연휴는 매우 길다.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이 되면 9월 29일부터 열흘 정도 이어지는 긴 연휴가 된다. 9월 29일부터라 함은 이 날이 금요일이기 때문에 이미 사람들의 마음이 연휴로 달려가 있을 것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이 긴 연휴 중에 10월 1일과 8일이 주일이어서 두 주일이나 연휴 몸살을 앓을 가능성이 있다. 비교적 건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두 주일 정도 예배를 빠지게 되면 영적으로 흐트러질 염려가 있다. 따라서 교회는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10월 4일이 추석이므로 그 이전에는 조금 어렵겠지만, 추석이 지난 후를 대비한 프로그램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대개 추석이 지나고 나면 10월 6일(목), 7일(금), 8일(토)에는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을 것이다. 이 시간을 이용하여 교회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구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가까운 산으로의 가벼운 가족 산행이나 가벼운 운동회, 아니면 정반대로 이틀 정도의 뜨거운 기도회는 어떨까? 어쨌든 열흘 정도의 시간 동안 교인들을 무조건 방치하지 않도록 하자.

6) 다음 세대를 위로하고 격려하라
마지막으로 9월엔 다음세대를 위해 기도하도록 하자. 가을은 학생들과 젊은이들에게 힘든 시간이다. 취직시험, 수능시험 등이 어깨를 무겁게 한다. 이 때 범 교회적으로 다음세대를 위한 영적 응원을 하도록 하자. 특히 부모가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학생들을 직분자들이 대부, 대모가 되어 기도해 주면 어떨까? 교회 출입구에 학생들의 이름을 적어 놓고 볼 때마다 기도하도록 하면 좋겠다.

9월은 가을이 열리는 멋진 달이다. 그리고 가을은 설레는 추수의 계절이 아닌가? 9월의 목회에 하나님께서 풍성한 결실을 주시길 기도한다.

김운성 목사   땅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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