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치유하고 지역사회 위해 뛰어요

상처 치유하고 지역사회 위해 뛰어요

[ 연재 ] <우리교회> 부산동노회 예일교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11월 01일(화) 11:27

400명까지 성도가 늘었다가 성도들과 목회자와의 갈등으로 교회가 갈라지면서 교인들이 하나 둘 빠져나갔다. 그후 갈등이 잘 봉합되고 성도들이 하나가 되어 교회가 발전했다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좋았겠지만 그 교회는 지난 20년간 목사가 다섯번이나 바뀔 정도로 갈등에 갈등을 겪으며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그 과정에서 그 많던 성도들은 상처입고 실망해 하나 둘 교회를 떠났고, 마침 불어닥친 지역의 인구감소 현상과 맞물려 겨우 50여 명의 교인들만 남아 겨우 교회의 형태만 갖추고 운영되어 왔다. 지역사회의 소금과 빛이 되어야 할 교회가 지역사회의 골치 아픈 염려거리로 전락해 버렸다.
 
지난 2013년 11월, 지금으로부터 3년여 전 최송규 목사가 담임으로 부임할 때 모라제일교회의 모습이 위에 서술한대로 였다고 한다. 최 목사가 처음 교회에 와서 느꼈던 것은 목회자에 대한 불신, 기쁨을 상실한 채 피해의식으로 가득차 있는 성도들, 교회를 향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만신창이'와 같은 상황에서 교회와 새로 부임한 목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난해 4월 예일교회로 개명한 이 교회는 깊은 상처를 치유하고 성도들이 활기있고 재미있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50여 명까지 줄어들었던 출석교인수는 현재 200여 명으로 늘었다. 어떻게 3년여 만에 이런 '환골탈태(換骨奪胎)'와 같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었을까?

#커피를 매개로 목양실 개방

예일교회 목양실에 들어서면 달콤하면서도 구수한 커피향이 방문자를 반긴다. 최 목사는 자타가 인정하는 커피 매니아다. 직접 가장 좋은 원두를 골라 교인들과 손님들에게 드립 커피를 내려준다. 커피는 상처받은 성도들이 마음문을 열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됐다. 오랜 갈등으로 문턱 넘기 어렵던 목양실은 이제 커피향 가득한 사랑방으로 변해 교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 되었다고 한다.
 
상처투성이인 이 교회에 오면서 최 목사는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그 첫번째는 사람 우선 목회였다. 그는 "사역은 나중이다. 사역은 내년에 해도 된다"며 "사람이 치유되고 존중받아야 한다.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고 해도 사람과의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미뤘다"고 말한다. 둘째는 목회자 권위의식 내려놓기였다. 최 목사는 "그 전까지 목양실은 어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철옹성이었던 모양이다. 커피가 그 매개체가 됐다"며 "섬김을 받기보다 섬기려는 자세로 갔다. 목양실을 개방하고 커피를 대접하며 대화하니 말이 쉽게 통하고 그러다보니 담이 허물어졌다"고 고백한다.
 
그는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이 저의 은사인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인간적인 사랑은 한계가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의 말씀이 치유하는 광선이 되도록 주일 설교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교회 본질의 회복', '내 안의 예수님이 주인이라는 것', '나는 철저하게 종이라는 것'을 인식시킬 수 있도록 2년간 이 세가지 주제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그는 목회자의 시각으로 봤을 때 이것이 치유에 있어 가장 중요한 동력이었다고 분석한다.

#교인들의 자랑은 '목사', 목사의 자랑은 '성도들'

최 목사는 기자와 만나기 전날 권사회에 기자에게 들려줄 교회의 자랑거리가 무엇이 있는가 하는 질문을 SNS로 보냈다고 한다.
 
거기서 나온 대화를 모아보니 "당회가 정말 화기애애하고 좋다", "아무리 작은 교회이지만 봉사는 자율적으로 참여한다", "시무권사 13명과 담임목사와의 사이가 좋다", "대구 마산 밀양에서도 교회에 온다", "성도들의 얼굴이 밝고 행복하다"는 등의 내용이라고.
 

최 목사는 실제로 예일교회는 당회와 제직회가 10분이 넘지 않을 정도로 의견이 일치하고, 화기애애하다고 고백한다. 또한, 성도들의 행복을 위해 억지로 맡기는 봉사는 전혀 없고 사역신청서를 낸 사람들만 봉사를 하게 한다고 한다. 그는 또한, 특별히 권사들에 대한 자랑을 오랜 시간 늘어놓았다. 그는 "권사님들의 협력이 저의 목회 생활에서 큰 자산이다. 당회에서 정책만 내놓으면 권사님들이 현장에서 다 해낸다"고 자랑했다.
 
최 목사의 말대로 예일교회는 이제 갈등을 딛고 내실을 탄탄히 다져나가고 있었다. 예일교회는 1년에 두차례 3개월간의 제자훈련을 통해 내적 신앙 강화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역사회를 위해서는 희망디딤돌복지공동체와 협력해 사역을 함께 진행한다. 지역의 어려운 가정에 매달 5만원씩을 지원하고 있고, 해외선교를 위해 다섯곳에 지원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예일교회가 중점을 두는 부분 중 하나는 1년에 한번 있는 해피데이축제다. 1년간의 전도가 거의 이 행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모든 역량을 투입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위해 1인당 3명씩 초청대상을 선정하고, 중보기도팀이 가동된다. 3개월간 전도대상자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을 한 뒤 초청행사 뒤에도 4주 프로그램을 진행해 촘촘한 전도망을 짠다. 지난해 성도들은 138명의 전도대상자를 선정해 기도했고, 이중 60명이 초청되었으며, 20명이 등록을 했다고 한다. 특이점은 이중 90% 이상이 불신자들이라는 점이다.
 
최 목사는 교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는 '지역주민의 행복이 곧 교회의 행복'이라는 모토로 지역주민이 교회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예일교회는 해외선교도 더욱 확대해 가까운 시일 안에 20곳 후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그외 깜짝 놀랄만한 지역사회 봉사도 계획하고 있지만 '영업비밀'이라며 기자에게 보도하지 말아줄 것을 부탁했다.
 
상처와 갈등을 딛고 전진하는 예일교회의 모습은 '작은 교회', '갈등을 겪고 있는 교회'에 큰 희망을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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