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스트레스 호르몬의 불균형

당뇨병, 스트레스 호르몬의 불균형

[ 연재 ] 내과의 최영아의 건강이야기(1)

최영아
2016년 01월 27일(수) 10:43

많은 사람들이 당뇨병은 많이 먹어서 생긴 병, 혹은 유전적인 요인이 있는 병이라고 생각한다. 위의 조건들이 어느 정도 병의 발병에 일조하는 것은 맞지만, 내과의사로서 경험에 의하면 실제적으로는 더 크게 당뇨병의 발병에 기여하는 요인들이 있다.

당뇨병은 우리 몸의 인슐린이란 호르몬과 인슐린의 작용에 반대로 작용하는 스트레스호르몬(글루카곤, 코티코스테로이드)들 간의 상호 불균형으로 인해 발병할 수 있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 상황이나 위기상황에는 스스로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해서 자신의 몸을 지켜낸다.

또한 충분한 휴식과 정신적인 안정과 육체의 안정상황에서는 스트레스호르몬의 반대작용을 하는 호르몬들도 분비하여 몸의 균형을 맞춘다. 단순하게 말해 호르몬들의 상호작용이 자연히 알아서 되어지는 것이 정상적인 몸이다.

그런데 인슐린이 잘 나오지 못하거나 아예 안 나오게 되는 것이 당뇨병이다. 또한 당뇨병은 혈관의 병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혈관의 병의 진행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오는 당연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폐경이후에 급속하게 혈관의 병들이 진행된다. 왜냐하면 여성호르몬의 주 원료가 콜레스테롤인데 혈중의 콜레스테롤을 원료로 여성호르몬을 만들다가 폐경이 되면서 여성호르몬을 만들어내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혈중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게 되고, 혈관 관련 병들이 급속도로 진행된다.

또한 여성호르몬 자체가 안 나오니 혈관의 신축성을 좋게 해주던 역할도 줄어들게 되고 결국 여러가지 혈관 병이 진행하는 요건이 된다.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기름기(콜레스테롤)가 혈관 내에 쌓이고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혈압이 올라가면서 결국 중풍(뇌경색, 뇌출혈 등)과 심혈관 질환(혐심증, 심근 경색)등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당뇨병은 혈중의 당(sugar) 성분이 높은 채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혈관벽을 많이 손상시키게 하는 과정을 통해 병이 진행한다. 물론 담배도 혈관벽 자체를 많이 손상시키게 하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손상된 혈관내벽은 정상혈관 내벽보다 혈전이나 콜레스테롤 등이 잘 쌓이게 만들며 혈관내경을 좁게 만들어 혈관의 유연성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늘 혈중의 당성분의 농도가 높기 때문에 우리 몸을 다양한 감염에 대해 취약하게 만든다.

임상적으로 보면 혈당을 늘 정상 수준(식전 120mg/dl이하, 식후 2시간 160mg/dl 이하)으로 유지하는 사람들은 20년 이상 큰 합병증 없이 지내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당뇨병을 방치하는 사람들은 발병 후 5년 내에 미세혈관 합병증과 대혈관 합병증이 생겨 눈이 보이지 않게 되고, 콩팥이 망가지고, 뇌혈관 심혈관 합병증들을 갖게 되었다.

필자가 요셉의원과 다시서기 의원에 있는 동안 만났던 노숙인 환자 955명을 대상으로 질병에 대해 진단하고 결과를 내서 통계를 낸 자료를 중심으로 책을 쓴적이 있다. 그 연구과정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이 노숙인들에게 가장 흔한질병이 당뇨병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감당하기 힘든 큰 스트레스가 있는 상황, 고난의 상황 가운데 놓여 있다.

정신적으로 불안하고 분노하고 잠 못 이루는 괴로운 상황, 육체적으로 일이 너무 과도하여 쉴 수 없고 야간에 일해야만 하는 경우, 불규칙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등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당뇨병이 흔히 발병된다. 당뇨병은 젊은 나이부터 중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언제라도 걸릴 수 있는 병이기에 미리 경각심을 늘 갖고 있어야 할 것이다.

최영아/도티기념병원 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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