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가 책망이 되다

은혜가 책망이 되다

[ 연재 ] 목회일기

고훈 목사
2014년 09월 30일(화) 15:30

은혜가 책망이 되다 

순천 북부지역 집회 마지막 날 저녁, 소고기로 식사 대접을 받았다. 남은 고기가 있어 한 끼 식찬은 되겠기에 다음날 아침 식사에 남은 고기를 먹자고 하고 목사님네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저녁집회를 마치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고기가 없어졌다. 집회 마치고 온 아이들이 냉장고를 열어보다 고기가 있는 것을 보고 불고기 해서 먹었다 한다.
 
착한 어머니라면 짠하고 안쓰러운 마음으로 고기 먹어버린 두 남매를 위로했을 것이다. 사나운 어머니라면 분명 남매를 책망할 것이다. 엄마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강사 목사님 아침식찬을 먹어버렸다고. 아이들은 예배 드린 우리에게 하나님이 고기주셨구나 했는데 책망이라니….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왠지 우리 부부는 미안했다.
 
옆에 계신 임원 목사님께 충분한 고깃값을 드리며 냉장고에 비밀로 넣어주라 했다. 아이들을 기쁘게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부탁받은 목사님이 양이 많다며 시골교회 목사님 두 분 냉장고에도 넣어드렸다고 한다.


서로 사랑했을 때

 시시한 얘기를 나누면서도
 밤을 셀 수가 있고
 보잘것없는 음식을 먹으면서도
 행복할 수 있고
 따로 거처가 없어도
 이 땅 어디라도
 서로를 의지하기에 넉넉합니다

   
▲ 그림 지민규/mongori@naver.com

 
 똑같은 하늘이
 어제보다 더 맑고
 겨운 일들이
 기쁨이 되는 것도
 나에게 준 약속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웃이 없어도 외롭지 않고
 이웃이 있어도 귀찮지 않은
 이 세상 모두가 좋기만 하는 작은 하늘
 
 모든 것이 모든 것이 되고
 제자리로 돌아와
 이 모두가 은총이 됨은
 우리가 서로 사랑했을 때입니다

고훈 목사//안산제일교회ㆍ국제펜클럽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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