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총대 5% 꿈꾼다

여성 총대 5% 꿈꾼다

[ 여전도회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4년 09월 23일(화) 12:03
   
 

女안수허락 20년 흘렀지만 총대 1% 수준
자연 증가 요원, 제도적 지원 필요성 공감


올해는 본교단이 여성안수를 허락한지 20년이 되는 해다. 청원이 시작된 후 여성안수가 허락되기까지 60여 년이 걸렸으며, 허락 이후 20년이 흘렀다.

여성안수 허락은 지난 1994년 본교단 제79회 총회에서 남성들에 의해 결의됐다. 찬반 표차가 89표일 정도로 당시에도 의견이 분분했고 힘든 결정이었다.

그러나 20년 전 총대들의 결의는 오늘날 △교회 내 모든 분야에서의 평등 실현 △약자에게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 보장 △발전보다 화합 중시 △선 제도개선을 통한 후 의식변화 추구의 노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나님의 일에 있어서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개인, 교회, 교단이 행복해지는 길임을 인정한 것이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이연옥 명예회장은 1975년 9월 20일자 본보 기고에서 "남성이 50%의 역할을 감당하면 나머지 50%를 여성이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 모두 100%의 책임을 완수할 때 성숙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여성, 청년, 장애인, 노인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다.

이번 교단 총회에서 여성 총대 수가 처음으로 1%를 넘어섰지만, 20년이란 시간에 비해 결실은 너무 초라하다. 여성안수는 허락됐지만, 실제로 여성들이 리더로서 경험을 쌓고 능력을 발휘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는 얘기다.

다행이 최근 본교단 내에도 '더 강도 높은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늘고 있다. 총회도 지난해 여성위원회를 신설하고 노회들과 함께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 동안의 추이로 볼때 자연 증가를 통한 여성 리더십 확보는 요원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제도적 장치를 통해 여성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것은 이미 사회에서 그 효과가 검증된 대안이다. 정부가 양성평등에 관심을 갖게 된 시점은 본교단이 여성안수를 허락한 1990년대 중반으로 비슷하지만, 정부는 꾸준한 제도적 지원을 통해 인지할만한 변화를 이뤄냈다.

올해 상반기 여성가족부가 41개 중앙행정기관에 속한 429개 정부위원회의 여성참여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 참여율은 29.6%로 지난해 대비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행정기관들은 2017년까지 여성 참여율 40%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정부는 올해부터 위원회 구성시 한 성(性)이 6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이를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이행하도록 했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의 경우 총대 702명 중 여성은 259명으로 37%였다. 지난해 각 교단 여성총대 수는 복음교회 16%, 성공회 12%, 기장 7%, 기감 4.6%, 루터교회 3.2%로 본교단이 최하위 수준이다.

이번 본교단 총회에는 "총회 총대 20명 이상 파송하는 노회는 여목사 1인, 여장로 1인 이상을 총회 총대로 파송해 달라"는 평신도지도위원회의 청원이 상정돼 있다. 청원이 통과될 경우 이번 총회 기준으로 최소 76명의 여총대 선출이 확보된다. 이는 전체 총대수 대비 5% 정도로 아직 갈 길은 멀다.

이번 총회에서 가장 뜻깊은 순서 중 하나는 남여 총대들과 300여 명의 여전도회원들이 함께 드리는 여성안수 허락 20주년 기념예배다. 최근 여러차례 지난 20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던 여전도회전국연합회 등 여성 기관들은 이번 총회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내년에 100회 총회, 여성안수 20주년을 맞는 본교단에게 이번 제99회 총회가 양성평등 실현의 제도적 초석을 마련하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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