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수연회원 선교대회

제24회 수연회원 선교대회

[ 여전도회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4년 07월 25일(금) 13:17
   
▲ 올해 선교대회에는 예년에 비해 많은 고령 회원들이 참석해 '평생 선교 헌신'을 실천했다. 사진은 지난 8~9일 열린 제24회 수연회원 선교대회에서 올해 85세인 경안노회 연합회 권필홍 권사가 기도하는 모습.

기도하는 삶, 은퇴는 없다

24회 수연회원 선교대회가 지난 8~9일 여전도회관에서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딤전6:18)"를 주제로 개최됐다.

60세가 넘은 여전도회원을 지칭하는 '수연회원'은 평생 선교에 힘쓰며 후배들에게 본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선교여성을 말한다. 200명 이상의 수연회원들이 참석한 이번 선교대회는 특히 고령 회원들의 참석률이 높았다. 올해 85세인 경안노회 연합회 권필홍 권사(남선교회)는 참석자 중 최고령이어서 회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수연회원의 회비는 많지 않다. 그러나 전국의 많은 회원들이 은퇴 후에도 평생 헌신할 것을 다짐하면서, 이들의 헌금은 여전도회전국연합회 농어촌 선교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날 참석한 수연회원들은 낙도와 지역아동센터에서 사역하고 있는 목회자들의 선교보고를 받고, 이들의 헌신에 감사하는 동시에 서로를 격려하며 자긍심을 높였다.

선교보고를 한 박순화 목사(능산교회)와 권용숙 목사(보성교회)는 "수연회원들의 후원을 통해 소외된 이웃들에게 복음이 전해지고, 지역 사회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히고, "오늘 받은 기도와 사랑을 다시 이웃들과 나누겠다"고 말했다.

사명과 기도를 주제로 개회예배 말씀을 전한 안양제일교회 홍성욱 목사는 예수님이 보여주신 기도의 모습들을 소개하며 선교여성들이 하나님의 마음으로 평생 어려운 형편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삶을 살아갈 것을 당부했다. 한편 회원들의 활기찬 노후생활을 위해 마련된 '정신 건강과 선교여성', '선교여성의 하프타임-실버 선교사' 주제의 특강도 큰 호응을 얻었다.

전국연합회 회장 신성애 장로는 "우리의 삶을 평생 선한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한다"며, 교회와 가정에서 어른인 수연회원들이 더욱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임으로 자신과 지인들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가기를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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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위한 기도가 필요합니다"
수연선교대회 선교지 보고

박순화 목사
능산교회

전남 신안군 하의면에 위치한 능산교회에 지난 2001년 부임했다. 그때만 해도 30여 가구가 있었고, 주민 수도 40명을 넘었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거나 떠나서 15가구에 25명이 거주하고 있다. 교인은 10명 정도다.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70세 이상의 노인들이다. 그래서 이곳 사역은 주로 노인들을 도와주는 일이다. 필자의 별명이 맥가이버다. 이발, 가전제품 수리 등 여러 가지 일을 해드렸더니 할머니들이 "목사님은 못 하는 것이 없다"며 붙여주신 별명이다.

수리 기술을 배운 것도 아닌데 섬에서, 아니 낙도에서 오래 살다보니 조금씩 기술을 체득하게 됐다. 바울사도가 고백한 것처럼 어떤 환경에서도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나님이 지혜를 주신 것이다.

필자는 섬에서만 25년이 넘게 사역하고 있다. 섬에서 자란 필자는 공부와 사역을 위해 뭍에 있었던 15년을 제외하고 모든 시간을 섬에서 보냈다. 필자가 태어난 곳도 섬이다. 섬에서 태어났기에 섬 교회들의 어려움을 알았고, 하나님께 섬 사역을 서원하면서 오늘날 섬에서 사역하고 있다. 청년시절 목회자가 없는 고향교회에 봉사하던 중 하나님께 서원을 했다.

"하나님 저는 목회자가 되어 섬에서 사역하겠습니다"

그랬더니 진짜로 흑산도를 거쳐야 갈 수 있는 이름도 듣지 못한 섬, 하태도란 곳에서 목회를 시작하게 됐다. 너무 작은 섬이었기에 이 지역 출신이면서도 들어본 적이 없는 곳이었다. 당시 서울에서 3일이 걸려야 도착하는 이 섬에서 5년을 사역했다. 그리고 목포에서 심방사역을 잠깐 하다가 흑산도의 흑산심리교회를 거쳐 지금의 사역지로 오게 됐다.

오랜 섬 사역을 하면서 항상 마음 속으로 다짐하는 것이 있다.

첫째 초심을 잊지 말자. 둘째, 교만하지 말자. 이 두가지만 지키면 승리할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를 지키지 못해 고난을 겪게 된다. 필자도 그랬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것은 처음 마음을 가지고 하나님의 일을 하자는 것이다. 처음 교회에 부임할 때는 뜨거운 마음, 감사하는 마음이 넘친다. 사역지를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던 마음이 시간이 지나며 불평으로 바뀌고 열정이 식어지면 실패하게 된다. 교만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조금만 잘 되면 내가 최고인양 하나님보다 높아져 남들을 무시하다 실패하게 되기 때문이다.

낙도는 좋은 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오지 생활의 낭만을 꿈꾸며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고 하지만, 절대로 낭만만 가지고는 살 수 없는 곳이 섬이다. 보통 섬 사람들은 환상에 빠진 사람들에게 "한 달만 살아보세요"라고 답한다.

낙도는 교통이 불편하다. 마음대로 가고 싶다고 해서 가지 못한다. 그리고 문화혜택을 받을 수 없다. 영화 한 편 보려고 해도 육지에 나와 일박을 해야 하는 곳이 낙도다. 먹고 싶은 음식도 제대로 먹기 힘들다. 그렇다고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적응만 잘하면 좋은 점도 있다.

이곳은 분명 선교지다. 마을 사람들과 교인들의 대접은 기대하기 어렵고, 목회자가 교인들을 대접하고 섬겨야 하는 곳이다. 육지에 나왔다 돌아갈 때엔 항상 짐이 많다. 교인들의 생필품까지도 목회자가 공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가진 것도 사람도 부족한 섬에서는 뭍 사람들의 기도가 간절히 필요하다. 또한 섬을 위해 헌신할 젊은 일꾼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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