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이야기】 ⑤ 정교회와 WCC (2)

【세계교회 이야기】 ⑤ 정교회와 WCC (2)

[ 연재 ]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4년 03월 06일(목) 15:31

   WCC는 1998년 짐바브웨 하라레에서 열린 8차 총회 때 컨센서스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일종의 만장일치 의결 방법으로 예산과 인사문제를 제외한 신학과 신조, 선교, 봉사 등 WCC의 신학과 사역 전반의 내용을 결의할 때 사용하고 있으며, 7년마다 열리는 총회 때는 물론이고 총회와 총회 사이에 최고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 때도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예산과 인사문제는 여전히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결정한다. WCC를 상징하는 결의제도인 컨센서스를 최초로 제안한 교단이 바로 정교회였다.

   이에대해 WCC 중앙위원을 역임한 박종화 목사는 "논란이 되는 안건들의 경우엔 정말 많은 인내가 필요한 결의방법이 바로 컨센서스이지만 다양한 교회들이 모인 WCC가 방향을 잃지 않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이만한 결의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정교회의 보수성'이 컨센서스 제도를 시작하게된 계기라고 덧붙였다. 박종화 목사는 "WCC 안에서도 보수적인 교회인 정교회는 언제나 WCC가 신앙의 중심을 지켜 나갈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오고 있다"면서, "이 제도를 제안할 당시 정교회는 '신앙과 신학의 문제를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은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개혁교회와 현재 에큐메니칼 시각에서 본 동방 정교회'의 저자 남정우 목사(하늘담은교회)는 자신의 책에서 "정교회는 현재 세계교회협의회가 추구하는 일치의 형태를 오케스트라 심포니 연주 형태의 일치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즉 그리스도의 은총의 지휘 아래 탄력성 있는 순종의 모습으로 이루어지는 일치의 모습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정교회가 시종일관 제시하는 세계교회의 일치의 기본 방향은 계시된 진리를 온전히 보존하고 전승해 내려오고 있는 "하나이며 거룩하며 사도적이며 보편적인 교회"의 전승에 기초해 교회 일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1054년 고대 7개 에큐메니칼 공의회가 대분열 하기 전, 공의회가 결정한 사항들과 교회 교부들의 가르침을 따라서 세계교회 일치운동을 전개해 나가자는 것이 바로 정교회가 견지하고 있는 WCC를 통한 에큐메니칼 운동의 목적이다. 결과적으로 정교회는 1054년 이전, 교회가 7개의 에큐메니칼 공의회를 중심으로 협력하고 선교했던 시절로 회기하는 것을 에큐메니칼 운동의 궁극적인 목적지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정교회는 WCC 안에서 에큐메니칼 대화와 다른 교회와의 만남의 기회를 소중히 여기며 상호 갱신을 위한 축복의 기회로 삼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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