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으로 다듬어지는 사람들

보석으로 다듬어지는 사람들

[ 여전도회 ]

정운애 원장
2013년 11월 29일(금) 11:52
안팎으로 온통 슬프고 우울한 소식들이 들려오는데 제가 일하는 곳 또한 삶이 신나서 행복해서 들어오는 곳이 아니기에 조심스럽게 빗장을 열어봅니다.(먼저 가정폭력 피해자 가족보호시설인 우리 ○○여성쉼터는 비공개시설임을 알려드립니다)
 
남편의 폭력을 피하여 자녀들을 데리고 쉼터에 왔더라도 여성쉼터라 10세 이상의 남자청소년들을 입소시킬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러나 2013년 5월부터 만18세 미만의 남자 청소년들도 엄마와 같이 쉼터에 입소할 수 있도록 가족보호시설로 새롭게 거듭났습니다. 가족이 해체됨을 예방하고 자녀와 분리 수용에 따른 정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족보호시설로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이번에 가족보호시설로 전환하게 된 것입니다. 아들을 둔 엄마들이 오갈 곳이 없어 발을 동동거렸지만 이젠 마음편하게 입소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오랫동안 남편으로부터 상습적인 폭력을 겪다가 정말 견디지 못해서 나온 경우이기 때문에 낮은 자존감에 무기력과 깊은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폭력 남편을 피하여 쉼터에 들어왔음에도 두고 온 집과 아이들을 잊지 못하여 뒤척이며 고민하기도 하고 그동안 해왔던 생업을 내려놓을 수 없어 여전히 전전긍긍하기도 하지만 삶의 터전이 무너지는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폭력하던 남편이 달라질 수 만 있다면 하는 바램으로 가정을 지키기 위해 시간을 가지며 소망을 가져보는 사람들입니다.
 
본 기관은 피해여성들의 회복을 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내담자들의 안정과 내적인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치료회복 프로그램 중에 아침마다 드리는 가정예배는 식구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집니다. 하나님을 알았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쉬고 있었던 분들, 한번도 교회 나가지 않았던 분들, 다른 종교를 가진 분들…
 
참으로 많은 사연을 간직하고 계신분들이 이 가정예배를 통하여 하나님을 알아가고 눈물 흘리며 고백하는 모습들 속에 몸과 마음이 회복되는 것을 봅니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넘어야할 산과 건너야할 강이 그들 앞에 버티고 있지만 전능하신 여호와께 피하므로 하나님의 섭리를 깨달으며 아무것도 할 수 없어보였지만 용기를 내며 담대한 마음을 갖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귀한 은혜를 깨닫습니다.
 
우리식구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고통이 없을 수 없으나 이 고통이 이 슬픔이 나에게 좋은 약재료가 되어 더 단단한 보석으로 빛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길 소망해봅니다.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는 것인데 가끔씩 만나는 이들이 귀한 일을 감당하신다고 너무 수고가 많으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심히 부끄러울뿐입니다. 신앙양심따라 주의영광을 위해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뿐입니다.
 
수많은 여성들이 폭력에서 벗어나 성장하고 자립의 기반을 마련하는 치유와 희망의 터전이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여성쉼터 정운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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