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찬스! 이주노동자들

선교의 찬스! 이주노동자들

[ NGO칼럼 ] 이주노동자 선교

김경태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1월 27일(화) 15:45

[NGO칼럼]

추수감사절 예배에 애찬식을 거행하였다. 필리핀에서 온 다문화가정과 아이들, 베트남과 중국에서 시집온 여성과 갓난아기, 스리랑카,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노동자들과 공동생활가정에서 생활하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과 여성ㆍ남성노숙자들을 비롯한 교회공동체들이 모두 모여 떡을 포도주에 찍어 서로에게 먹여주는 애찬식을 거행했다. 아직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들이 많고 종교가 다른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밖에 애찬식을 거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종교와 이데올로기를 뛰어 넘어 함께 거행한 애찬식은 어수룩하지만 뜨거움이 배어나왔다.

1990년대 초반부터 한국에는 낯선 이방인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에 취업하기 위해 외국인노동자들이 이주하기 시작했고 한국 청년들의 고학력과 3D현장의 기피현상이 이주노동자들을 필요로 했고 그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의 노동시장은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다. 사용주들이 이주노동자들을 대하는 태도가 합리적인 노사관계로 대하기보다 과거의 주인과 종과의 관계로 이들을 대했다. 과거에 머슴을 사용하고 쇠경을 주듯이 얼마큼 '그 대가만 주면된다'는 식으로 노사관계를 설정하고 있었다.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에 대한 이해보다 '내가 알아서 주고 받으면 그만'이라는 사고방식으로 이주노동자들을 대하기 시작했다.

멀고먼 타국에서 코리안드림을 안고 찾아온 이주노동자들에게 우리는 또 제 1세계 기독교 국가들이 그들의 나라를 식민지배 하듯이 우리 역시 찾아온 나그네들에게 사용주들이 아픔을 주었다.

그래도 이들에게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교회에 찾아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한줄기 빛 같은 소식이 있었다. 잠 잘 곳이 없으면 잠을 재워주고, 먹을 것이 없으면 먹을 것을 주고, 월급을 받지 못했으면 월급도 받아준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경북노회에서 운영하는 외국인노동상담소는 이주노동자들로 발디딜틈이 없었다.

한국의 마지막 선교사인 구의령선교사의 사택을 쉼터로 운영하였고 그곳에서 잠을 자는 노동자들이 잠자리가 모자라 2교대로 1백여 명이 새우잠을 자기도 했다. 대구사회선교협의회 이사장 김제민목사님의 배려로 먹거리를 해결하기도 했고 여전도회와 교회, 지역사회단체들의 도움으로 어려운 시절을 넘기기도 했다.

왜냐면 이들 대부분이 더운 지역에서 왔기 때문에 특히, 한국의 겨울나기를 너무 힘들어 했다. 그리고 쉼터의 열악한 재정 상황으로 넉넉하게 난방을 해주지 못한 상황이라 그들에게 겨울은 너무 길었다. 성탄절이 되면 거리에서 주워온 소파와 그림 등으로 트리를 만들고 선교사 사택에 있는 벽난로에 주워온 나무를 넣고 고구마를 구워먹으며 타국에서의 소박한 즐거움을 나누며 예수님 탄생의 기쁨을 함께하기도 했다.

이들에게 교회는 선한 이웃이었다. 뜻있는 교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드릴 수 있는 예배의 처소를 만들게 되었고 노동상담을 통해 이주노동자들의 아픔에 응답하 하면서 서로의 짐을 나눠지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교회의 이런 노력들은 이주노동자들에게 교회의 참모습을 각인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너무 전투적인, 눈에 보이는 선교의 카드를 먼저 꺼내들지 말자. 먼저 그들을 감동 시키자. 그들의 참 필요에 함께 할 때 우리에게 감동받을 것이다. '너희들이 믿는 예수님을 나도 한번 믿어보자'라고 할때까지 기다리자.

"나그네를 사랑하라. 너희도 애굽에서 나그네 되었음이니라!"


김경태목사/대구 외국인노동상담소 소장ㆍ구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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