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장로교회(PCG) 총회 방문기

가나 장로교회(PCG) 총회 방문기

[ 기고 ] 가나 장로교회 방문기

고일호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0월 08일(월) 14:52

[독자투고]

필자는 영등포노회 한독가(한국-독일-가나) 선교협력위원회 일원으로 지난 8월 13~25일 아프리카 가나를 방문했다. 영등포노회는 2002년에 가나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아코솜보 지역에 컴퓨터 학교를 세워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선교사역을 감당해 오고 있다.
 
1백84년의 역사를 가진 가나 장로교회(PCG)는 2007년에 본교단과 선교 동역관계를 맺고 상호 방문하며 형제 교회의 우의를 나누고 있다. 방문 기간동안 대표을 대표해 인명진 목사가 첫 순서로 메시지를 전하도록 배려했다. 이번 방문 기간에 가나 장로교 총회 개회예배에 참석할 수 있음은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다. 왜냐하면 그 시간을 통해서 우리 안에서 볼 수 없었던 가나 장로교의 귀한 전통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우리가 함께 생각해 볼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서구 기독교와 아프리카 정서가 결합된 교회음악
 
총회 개회예배가 드려지는 예배당 안에는 서구 교회 음악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오르간과 아프리카 고유의 음색을 내는 악기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연주가 이어지고 있었다. 자신들의 음악만을 고집하거나, 역으로 그것을 다 버리거나 하지 않고 적절하게 조화시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노력은 예전에만 국한되지 않고 가나 장로교회 제도 전 분야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이 강조하는 신학적 모토는 언제나 '아프리카 상황에서(in the african context)'이다.
 
2) 말씀 중심의 교회
 
개혁교회의 기초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있다. 가나 장로교회 총회 개회식에는 이런 신앙고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순서가 있다. 우리의 총회와 마찬가지로 가나 장로교회도 총회 개회예배가 시작되면 오르간 연주에 맞추어 순서자들이 입장한다. 이 때 가장 먼저 입장하는 사람은 총회 서기이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펼쳐 두 손에 올려놓고 선두에서 입장한다. 이 의식은 가나 장로교회 내에서 그 어떤 것도 하나님의 말씀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강단에서 설교자가 외치는 한 시간의 메시지 보다 짧은 예전의 한 순간을 통해 보여지는 신앙의 메시지가 더욱 선명할 수 있음을 배운 시간이었다.
 
3) 누가 단상에 앉는가?
 
가나 장로교 총회에서 인상 깊게 본 것은 단상에 앉는 사람들이 우리와 다르다는 점이었다. 총회 개막시간이 되면 성경말씀을 든 총회서기를 선두로 총회장과 16개 노회를 대표하는 현직 노회장이 자신의 가운을 입고 입장한다. 그 뒤로 각 노회 평신도 대표들이 따른다. 단상의 자리는 이들을 위한 것이다. 그로 인하여 단상의 분위기는 더욱 장중하고 총회의 권위가 살아나는 것 같았다. 기독교 예전은 신학적 고백과 성찰의 외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총회 단상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대한 배려에서부터 가나 장로교회는 신학과 예전의 조화를 잘 이루고 있었다.
 
4) 총회의 위상
 
가나 장로교 총회는 교회 내부의 행사가 아니라 정부의 대표인사가 참여할 정도로 위상이 높다. 특별히 임기 6년인 총회장을 선출하는 총회에는 가나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다고 한다. 얼마 전 대통령 재직 중에 별세한 밀스(Mills) 대통령은 현 가나 장로교 총회장 취임식 때 참석하여 "세상의 정치인들은 세상의 일들 밖에 모릅니다. 여기에 계신 종교 지도자 여러분이 하나님의 뜻을 우리들에게 알려 주시고 우리가 정치를 잘 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간절한 부탁을 전한 것으로 유명하다.
 
필자는 가나 장로교회 총회 개회식에 참여하여 그들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예전과 전통, 그리고 총회를 고성이 난무하는 딱딱한 회의 시간이 아니라 신학적인 공론의 장으로 만들고 흥겨운 만남과 교제의 마당으로 만들어 가는 성숙함을 보면서 신선한 감동과 함께 한국교회가 가나 교회로부터 배워야 할 점들이 있음을 느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로 부터 배우려는 마음을 가질 때 각 나라의 교회들은 주님이 기뻐하시는 선교적 교회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영은교회 고일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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