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 대한 지역교회 대응방안

인공지능에 대한 지역교회 대응방안

[ 똑똑!인공지능시대목회 ]

김윤태 목사
2024년 10월 09일(수) 15:54
ChatGPT의 등장으로 인공지능의 열풍이 거세다. 한쪽에선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1차 산업혁명이, 전기 에너지로 2차 산업혁명이,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3차 산업혁명이 일어났다면 앞으로 인공지능으로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며 열광한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선 인공지능에 대한 거부와 혐오도 만만치 않다. 인공지능이 직업을 대체하거나 극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이 인류를 말살하는 공상과학적 상상을 하기도 한다. 특히 지역교회의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인공지능이 목회자를 대치하지는 않을까, 인공지능이 인간성과 종교성을 말살하지는 않을까, 인공지능 시대에 교회가 쇠퇴하는 것은 아닐까, 성큼성큼 다가오는 인공지능 시대에 목회자들과 젊은 목회 후보생들의 고민이 깊다. 인공지능은 과연 교회의 적인가, 친구인가? 위험인가, 기회인가? 지역교회는 앞으로 어떻게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하고 디지털 혁명에 대처해야 할 것인가?

필자는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영역이자 교회만 할 수 있는 기독교 영성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 이어령 교수도 2017년 '한국교회 미래전략수립을 위한 포럼'에서 인공지능이 종교와 교회의 역사를 뒤바꿀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인공지능이 범접하지 못하는 영역이 예술과 종교의 영성입니다. 미래 사회 종교의 존재 이유는 AI와 인간 사이의 빈 공간을 영성으로 채우는 데 있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 디지털 기술혁명으로 이 사회는 점점 더 비대면 정보중심사회로 나아갈 것이다. 그럴 때 교회는 거꾸로 대면 영성 중심 목회를 지향해야 한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 사회가 정보(information) 습득에 치중한다면, 교회는 영성 형성(spiritual formation)을 추구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 디지털 기술혁명 기반의 모더니즘과 이를 거부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이 혼재한 모순적 시대에 살고 있다. 한쪽에서는 산업화, 기계화, 도시화, 디지털화가 더욱 공고해지면서, 동시에 다른 한쪽에서는 모더니즘 사고가 만들어 낸 수학적 질서와 합리성, 효율성을 거부하고 오히려 인간적인 것을 더욱 중요시하는 아날로그 포스트모던 사회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점에 어쩌면 우리 교회의 역할과 기회가 있지 않을까? 포스트 모더니즘의 특징 중 하나가 종교 다원성이다. 기존의 기독교적 세계관을 거부하고 신비하고 다양한 종교를 소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핵심은 기독교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종교성에 대한 추구다. 우리나라에 무당과 역술인이 100만 명이라고 한다. 목사 숫자의 4배가 넘는다. 사람은 종교적 동물(homo religious)이다. 아무리 디지털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의 본능에는 종교와 영성에 대한 욕구가 있다. 그동안 개신교가 근대 사회의 산업화 기계화에 따른 인간소외 문제와 영성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서 쇠락했다면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 포스트 모던 사회에서 교회는 인간성과 영성에 더욱 집중해야 성장할 수 있다. '보수적인 교회는 왜 성장하는가'라는 책에서 딘 켈리(Dean M. Kelley)는 종교의 매력은 '가장 큰 차원의 의미'를 제공하는 것이면서 세속화된 진보적 교회는 쇠퇴했지만 종교성을 강조한 보수적인 교회는 성장한 미국의 사례를 통해, 결국 종교적 영성에 집중하는 교회가 성장한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코로나 이후 부흥한 교회들도 비슷한 특징이 있다. 3시간 예배를 드리고, 1시간 30분 넘게 설교하면서, 십일조와 극단적인 헌신을 강조하는 교회는 오히려 성장했다. 오늘날 근본주의 성향의 교회에 사람들이 몰리고, 이단과 무당, 점집이 성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학이 발달할수록, 디지털 기술문명이 더 고도화될수록, 사람들은 더 종교적이고 신비적인 영성을 추구한다. 캐나다 캐리 뉴호프 목사는 최근 발표한 '2024년을 흔들 7가지 교회 트렌드' 보고서에서 편안하고 안정된 교회가 멸종 위기에 처했음을 경고하면서 오늘날 MZ 세대는 극단적인 교회를 추구하며 교회의 본질적인 측면을 더욱 갈망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핵심은 복음을 이해시키는 것을 넘어서 체험케 하는 영성이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하더라도 예배 현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어쩌면 다시 우리 교회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따라서 필자는 인공지능시대에 인공지능이나 디지털 기술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각 교회마다 체험적 영성, 참여적 목회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을 제안한다. 합리적 영성보다 신비적 영성을 더 강조하면서, 건물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예전, 온라인 참여 목회 프로그램보다 오프라인 참여 목회 프로그램을 더 개발해서 목회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면 아무리 인공지능시대가 도래하더라도 여전히 목회자와 교회의 존재 가치는 드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윤태 목사 / 대전신성교회·대전신대 겸임교수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