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국의 국민들에겐 하늘의 위로가 필요하다

오늘 한국의 국민들에겐 하늘의 위로가 필요하다

[ 논설위원칼럼 ]

노영상 목사 limsk@pckworld.com
2024년 10월 14일(월) 10:54
한국에서 공부도 많이 하고 월급도 상당히 받는 대표적 집단들이 있다면 법조인과 의사들일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자녀교육을 잘 시켜 의사나 법조인이 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면, 이들에 대한 국민의 존경심은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양 집단의 행동은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주고 말았다. 문제의 원인이야 어떻든 한국의 지성을 대표하는 자들로서 어떤 상황에서라도 국민들이 신임할 수 있는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기대를 국민들은 하였으나, 그것은 바램일 뿐 우리 모두는 이들에 의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 것이다.

두 집단 모두 자신들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들의 안위와 건강을 담보하여 겁박하는 방향으로 그들의 권익을 지키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현 정권에 대해 상당 부분 책임을 지고 있는 검찰 집단은 그들 나름대로 국민을 위해 헌신하려 하였겠지만, 시민 정서에 반하는 그들의 행동과 소통 능력의 부족은 국민에게 아쉬운 마음을 안겨 주었다. 의료인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의료 문제를 재진단하여 차분하게 정부를 설득하지 못하였으며, 구심성 있게 그들의 입장을 정리하지도 못한 채 문제를 더 크게 키운 것이다.

살펴보면 미래 한국의 의료체제에는 불안한 점들이 적지 않다. 건강보험의 정책에 있어 공공의료의 경향성이 점점 약화 됨에 따라, 향후 한국의 의료 비용은 증가될 것이며 과잉 진료와 비급여 진료 문제에 더 노출될 것이라 예상된다. 특히 기존 의료체제를 붕괴시킨 다음 의료기관을 민영화하려는 꼼수는 국민이 적극 저지해야 하는 것으로, 국가의 미래와 민생에 무관심한 정치가들과 기업인들의 의도를 초장에 막아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동안 대형 의료기관들은 어느 정도 전공의들의 헌신을 통해 수지를 맞춰 왔으나, 이도 한계에 이른 것임을 느끼게 된다. 주 80시간 이상의 근무를 하며 300여 만 원의 적은 월급을 받는 등의 열악한 근무 환경은 그들을 더 참을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번 문제가 터지자마자 전공의들은 곧바로 사직서를 내는 것으로 반응하였는데, 그것은 의대 정원을 증원하려는 정부에 대한 반감이기도 하지만, 일면 기존 의료체제에 대한 저항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에 우리는 앞으로의 더 나은 의료환경을 위해 전공의들의 워라밸을 존중해주어야 할 것이며, 건강보험 체제에 있어 현행의 행위별 수가제보다 포괄수가제나 신포괄수가제를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내외산소 곧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에 의대생들이 지원치 않아 필수 의료가 무너지고 있으며, 지방 의료가 붕괴되는 상황에서 의대정원을 늘려보고자 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이긴 하지만, 그것의 실행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지난 20년 가까이 의대정원을 줄이기는 하였지만, 그 정원을 늘리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은 번번이 벽에 부닥쳐 왔다. 이와 같은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불도저 식으로 증원을 밀어붙이려 하였으며, 이러한 강행은 당연히 어려움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필수 의료인원을 확보하기 위해 이런 네 과의 의료수가를 올려주고,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담당하거나 암 수술과 출산을 포함한 위험이 많은 진료를 하는 의료진들의 고충을 이해해 주는 방향으로 대안적 조처를 병행하였다면, 이 문제가 보다 유연하게 처리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 21세기를 보내며 국민들은 자신들을 품어줄 탁월한 지도력을 가진 집단을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을 것 같으며, 이에 우리는 현실을 체념하며 위로를 하늘로부터 찾아야 할 것 같다. 작금의 상황 속에서 우리 민초들은 한국의 엘리트 그룹이 얼마나 취약하며, 장대한 비전과 영웅적 기상을 가진 세종대왕이나 이순신과 같은 영도자는 나올 수 없음을 확인하였다.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진정된 왕이요 지도자로서, 우리는 이 세상의 한계 있는 리더십에 의존하기보다는 하나님의 직접적 통치를 이 땅 위에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시민들이 되어야겠다.

노영상 목사 /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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