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을 아침의 생각

어느 가을 아침의 생각

[ 목양칼럼 ] 어느 가을 아침의 생각

김성규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9월 07일(금) 15:52

[목양칼럼]

우연히 뉴욕과 뉴햄프셔 등 미국 북동부 8개 주와 캐나다 일부 지역에 있었던 대암흑 사건의 아름다운 뒷이야기를 읽었다. 1965년 11월 9일 오후 5시 16분부터 13시간 동안 무려 삼천만 명이 피해를 입었던 사상 최악의 정전 사고였다. 촛불이라도 켜려고 수많은 사람들이 양초를 파는 가게마다 장사진을 치며 아우성이었다. 비상용 보조 발전기로 방송 중이던 한 방송국이 "많은 상점들은 양초의 가격을 두 배나 올렸는데 마음이 선한 어느 상점 주인들은 이웃의 고통을 같이 나누고자 양초를 반값에 팔거나 무료로 나누어 주고 있다"며 아름다운 소식을 방송했다. 대다수의 가게들은 이익에 눈이 어두워 폭리를 취하며 양초를 팔았지만 선한 사람들이 운영하는 가게들은 이웃에 대한 배려를 먼저 했던 것이다.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다.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도 헤아림을 도로 받을 것이니라"(눅 6:38)는 말씀이 기억난다.
 
마태복음 25장 예수님의 비유의 말씀은 "바로 그 마지막 날의 재림 심판 때 우리가 이웃을 위해 베풀고 나눈 소소한 일들이 결국은 모두 주님께 한 일"이라는 얼굴 뜨거운 충격적인 말씀이다. 사마리아인의 비유처럼 우리의 관심은 율법 교사처럼 "누가 우리의 이웃인가?"에 집중하나 예수님은 오히려 "누구에게 이웃이 되어 주어야 하느냐"에 관심을 갖고 계신다. 매일 우리에게 "네가 이웃을, 다른 사람을 위해, 주 예수를 위해 무엇을 하였느냐? 너의 시간, 지식, 재물, 건강, 재능을 너 자신만을 위해 썼느냐? 아니면 이웃과 나누는 삶을 살았느냐? 용서하며 네 삶을 나누고 살았는냐?"고 물으실 것이다.
 
찰스 스탠리의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사랑할 수 있듯 하나님으로부터 진정한 용서를 경험한 사람만이 진정 용서할 수 있으며 주님께서 약속하신 풍성한 삶을 살 수 있다"라는 말처럼 용서하지 않는 것은 결국 자기 마음에 상처가 되어 몸은 물론 영혼까지 허약하게 만들고 결국 성령 충만한 삶을 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새벽 기도 가는 길 모퉁이로 찬바람이 휑하니 불어오니 또 한 번의 가을이 오는 길목에 섬을 느낀다. 목회자로 살면서 많은 교인들과 사람들에게 검사가 심문하듯 무수히 질문을 하며 살았는데 나도 언젠가 반드시 대답해야만 하는 질문, 특히 내 생애 마지막 날 하나님의 심판대에서의 질문에 확실한 답을 나는 과연 갖고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엄습하였다.
 
건강이 좋지 않았을 때 기적적으로 살아난 나 자신에 대해 계속했던 질문이 아무 이해관계도 없는 사람들이 날 위해 "주님의 기적을 베풀어 주소서"라고 기도했던 그 사랑을 나는 기억하며 살고 있나? 내 평생 다른 이들의 허물을 무조건 덮어주며 살아야 했는데 잘 하고 있나? 라는 생각에 잠기다 "용서하는 마음으로 살다 주님을 만나야지!"하는 결단을 해본다.
 
시편 기자는 "주님은 선하시며 기꺼이 용서하시는 분"이라고 고백했다.
 
스티븐 코비의 저서 '오늘, 내 인생 최고의 날'에서 '용서'에 가장 적절한 이야기가 하나 있다. 미소를 잘 짓는 열 살 먹은 소년 '휴'가 길에서 총에 맞았다. 휴의 아버지로부터 해고되어 복수심에 찬 사람이 휴에게 총을 쏜 것이다. 기적적으로 회복되었지만 왼쪽 눈이 실명되고 두려움이 분노로 변하여 불안한 삶을 살았으나 주님의 용서에 깊은 감명을 받고 훗날 목사가 된 후 항상 "그를 용서할 마음이 남아 있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내 삶도 그같이 분노와 복수에 사로잡힌 삶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곤 했다. 22년이 지난 뒤 가해자를 만난 휴는 "나는 천국에 가려고 합니다. 당신도 갔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자신의 믿음과 희망을 들려주었고 그 날 밤 노인이 된 가해자는 잠을 자던 중에 세상을 떠났다.
 
톨스토이의 말처럼, "서로 용서합시다. 용서는 이 세상에서 서로 화평하게 지낼 수 있는 오직 한 가지 방법"이다. 이번 가을은 넉넉한 용서의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성규목사 / 하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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