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우리 모두의 책임

빈곤, 우리 모두의 책임

[ 연재 ] <나눔과 섬김> 왜 세상의 절반은 굶주릴까?(완)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1년 09월 19일(월) 14:45

전세계 기아 난민들을 위해 자선공연을 열어 이들을 돕는 '음악계의 성자' 밥 겔도프. 그는 몇 년 전 '라이브에이드(Live Aid)'라는 이름의 자선공연을 열어 우리나라 돈으로 약 2천2백40억 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의 기부금을 모았다.
 
그는 그 기부금 전액을 가난한 나라들에 보냈다. 얼마 후 그는 자신이 기부금을 보낸 나라들이 얼마나 더 살기가 좋아졌을까 하고 확인을 해보았다. 그러나 그는 절망에 가까운 탄식을 쏟아내야만 했다. 거의 변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모은 2천억 원이 넘는 큰 금액도 가난한 나라가 갚아야 하는 빚의 단 며칠분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는 알지 못했다.
 
결국 그는 분개하며 외쳤다. "이런 구조에서는 아무리 해도 안돼! 구조를 바꿔야 해!"

# 빈곤, 세계구조를 인식해야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은 아프리카나 아시아, 남미의 빈국을 바라보며 이들이 얼마나 게으른지, 부패해 있는지, 가난 극복의 의지가 없는 지 등을 지적하며 안타까워 하곤 한다. 특히 60년만에 전쟁의 폐허에서 국민소득 2만불이 넘는 나라로 가난 극복에 성공한 우리나라 국민들은 어느 정도 우월한 위치에서 가난 악순환의 고리를 맴돌 수밖에 없는 이들의 이러한 국민성을 더욱 안타깝게 바라보게 된다.
 
그러나 세계 빈곤의 문제를 연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시각은 이와는 좀 다르다. 많은 학자들과 현장 사역자들은 빈곤은 부유한 나라가 만든 세계 구조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부유한 나라들은 제3세계들이 빈곤을 극복하고, 더 나아가 자신들과 같이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의 민주화와 경제의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선진국들이 오늘날과 같은 부를 축적하게 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근대화 이전 혹은 근대화 이후 식민지를 만들고, 여기서 나오는 노동력과 자원을 착취했기 때문이다. 물론, 선진국들은 이 '불편한 진실'을 최대한 숨기고 싶어한다.
 
그리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은 '신자유주의 세계화'만이 세계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자유무역과 국제적 분업이라는 말로 시장개방을 주장하는데, 이른바 '세계화'나 '자유화'라는 용어도 신자유주의의 산물이다. 선진국들은 세계무역기구(WTO)나 우루과이라운드 같은 다자간 협상을 통해 개발도상국들에 시장개방 압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문제는 선진국 글로벌기업들의 거대 자본 및 인프라, 우수 인력에 대항해 이제 막 발전의 기지개를 펴는 개발도상국들의 기업들이 이들을 이겨낼 가망성은 별로 없다는 것. 결국 선진 자본에 개발도상국들의 자본이 잠식을 당하고 만다. 또한, 자원을 가진 개발도상국들은 그 나라의 정치세력들이 강대국들에 예속되어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대부분의 부가가치는 글로벌 기업들이 가져가고 개발도상국들은 노동력과 토지만을 제공하는 형태의 산업들이 주를 이루게 된다.
 
또한, 세계경제의 주요한 요소마다 선진국 혹은 글로벌기업 관련 인사들이 절대권력을 쥐고 가격을 결정하고, 생산량을 결정하기도 한다.

# 작은 일이라도 실천하자

이러한 견고한 세계체제 가운데 우리 평범한 기독교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사실 우리가 이러한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게 느껴진다. 그러나 '달걀로 바위 치는', '바다에 한 바가지의 물을 붓는' 멍청한, 그러나 깨어있는 소수들의 노력에 수많은 이들이 동참을 하면서 역사는 변화되어 왔음을 명심해야 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기준으로 10세 미만의 아동이 5초에 1명씩 굶어 죽고 있으며, 비타민A 부족으로 시력을 상실하는 사람이 3분에 1명꼴이라고 한다. 지금 현재 세계 인구의 7분의 1에 이르는 8억5천만 명이 심각한 만성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 세계는 발전해가지만 기아에 허덕이는 이들은 줄지 않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공정무역 상품 사기, 윤리적 기업에 투자하기, 사회적 부조리에 대항하는 시민사회운동에 동참하기, 환경보전, 가난한 아이들 돕기, 국제구호단체에 가입해 후원하기, 탐욕 줄이기, 재래시장 이용하기, 세계의 빈곤에 지속적인 관심 갖기 등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빈곤을 낳는 이러한 세상의 구조 속에서 '하나님의 세계관으로 깨어있기'다. 깨어있는 사람만이 빈곤의 문제를 자신과 가까운 것으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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