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앤처치] 안티, 대응이 필요해

[터치앤처치] 안티, 대응이 필요해

[ 연재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1년 07월 20일(수) 10:48

몇 주 전 한 일간지에는 '서울의 A교회가 헌금봉투에 펀치로 구멍을 뚫어 안에 있는 지폐를 구분할 수 있게 함으로써 교인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펀치 구멍의 지름은 약 6㎜. 일반적으로 헌금을 손에 쥐고 있다가 바구니가 왔을 때 바로 넣는 것을 감안하면 옆자리에서 금액까지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이 기사는 "가운데 구멍을 통해 금액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며, '개수작업의 편리를 위함'이라는 교회측 입장과 함께 '헌금을 많이 내라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일부 교인의 발언을 게재했다. 또한 이 교회가 한 해 예산 1백억 대의 대형 교회라는 점도 덧붙였다.
 
기사 아래 달린 댓글은 '기자의 억측'이라는 주장과 '교회의 지나친 헌금 강요'로 엇갈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글이 이미 인터넷 포털 등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유포됐고 지금도 읽히고 있다는 점이다.
 
포털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가 뉴스의 전달자 역할을 하면서 특정 개인 또는 기자의 글은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됐다. 게다가 전에는 비난의 대상이 주로 △성폭력 △재산의 사유화 △목사직 세습 등 일부 목회자의 문제에 국한됐던 반면 요즘은 교회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일들, 즉 주차 문제, 교인 간의 다툼, 헌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왜 온라인 상에서 기독교 안티로 활동하고 있으며, 교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한 기독교 안티사이트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설문조사에 따르면 5천 명에 가까운 응답자 중 42.8%가 '배타성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인간성 말살 때문(20.1%), 부조리를 알고나서(11.8%), 지도층의 타락 때문(6.8%), 헌금 강요 때문(4.8%), 세습과 족벌경영 때문(3.9%) 등이 뒤를 이었다.
 
표면적으로는 기독교의 다양한 문제들이 안티 세력을 양성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국제인터넷선교회 안희환목사(예수비전교회)는 "안티 세력의 목적은 기독교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독교를 박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의도 자체가 부적절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그는 이럴경우 '무대응이 상책'이라는 인식은 맞지 않으며 초반부터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총회 목회정보정책연구소 김태연목사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그는 "교회가 고칠 것은 고치고 이해시킬 것은 이해시키며 안티 세력을 친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온라인 상에서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만큼 교회의 자성만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또한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해 형성된 '집단지성'의 활약에도 기대를 걸었다. 사실과 다르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주장을 바로잡는 '집단지성의 자정능력'이 계속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티의 활동을 약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이 문제삼을만한 일을 교회가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삼는 안티라면 객관적인 입증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삭제하도록 요구할 필요도 있다.
 
'적극적인 대응'과 '친구 되기' 두 방법 모두 '교회의 참 모습을 세상에 이해시키는 과정'이다. 그리고 교회가 안티에 대해 취해야 할 입장이 '무대응'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차유진 echa@pckworld.com

 


-적극적 대응
 
개인적인 댓글 싸움보다는 포털사이트 고객센터의 '권리침해 게시물 신고'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교회나 목회자의 이름으로 신고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경우 대리인을 통한 신고도 가능하다.

-친구 되기
 
온라인 상의 안티인만큼 처음에는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한 일상적인 만남이 좋다.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낮추고 상대의 의견을 들으려는 자세가 필다. 진실이 통하면 안티도 친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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