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재정 바르게 운영되나?

한국교회 재정 바르게 운영되나?

[ 연재 ] 6월 특집, 과부의 돈(질) 보다는 부자의 돈(양)을 원해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1년 06월 24일(금) 20:01

 한국교회는 헌금에 대해 설명할 때 '과부의 동전 두 닙'을 강조한다. 부자가 뭉치 돈을 헌금하기보다는 교인들 모두가 헌금에 참여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어떠한가. 교회는 많은 재정이 필요하고 이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헌금을 강요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다 보니 질(과부의 돈) 보다는 양(부자의 돈)에 더 관심을 쏟고 있음을 보게 된다. 특히 교회가 건축을 하는 등 뭉치 돈이 들어가야 할 때는 헌금을 거둬들이기 위해 교회 직분마저도 사고 파는 행위를 서슴치 않는 것이 현실이다. 본보는 6월 특집을 통해 한국교회의 재정문제를 점검하면서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공용>
 

한국교회 재정운영의 실태

 "담임목사가 목회활동비 명목으로 교회에서 지급받아 사용하고 있는 신용카드 사용내역서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용내역서에는 호텔내에 있는 고급음식점 이름이 빼곡히 기록되어 있었으며, 그 금액 또한 상상을 초월했다." 모 교회에서 올해 처음으로 재정을 맡아 봉사를 시작한 K집사의 증언이다. 이 집사는 "목사의 위신도 있기 때문에 허술한 음식점보다 좀더 깨끗하고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음식점에서 손님을 대접할 수는 있다고 생각했지만 특급 호텔에 딸린 음식점에서 한끼에 4, 5만원씩, 때로는 10만원에 가까운 식사를 한달에 한두번도 아니고, 한 주에 한 두번씩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겠냐"고 말하면서 "그 식사로 지불된 교회 재정은 교인들이 피땀흘려 번 돈으로 낸 헌금인데…"라며 혀를 찬다.
 서울에 위치한 모 호텔의 경우 위치적으로 목회자들이 모이기 쉽다는 이유로 기독교계 모임이 잦다. 특히 각 교단의 총회나 정치적인 이슈가 있을 때에는 이 호텔에서 목사 등 교계 지도자들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이 곳을 애용(?)하는 목사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다른 음식점을 이용하기 보다는 주차가 편리하고, 시간에 쫓기지 않고 충분하게 모임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을 든다.
 그러나 목회자들의 이 같은 생각과는 교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H교회 한 집사는 "교회를 건축하는 과정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것 중에 하나가 소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며, 담임목사의 방을 꾸미는 일이다"라고 말하며, "이미 교회내에 좋은 공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싼 돈을 지불하며 호텔과 같은 고급 음식점을 이용하는 것은 평신도로서 이해가 가지 않은 부분이다"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이 집사는 "목회자가 교회를 떠나 밖에서 손님을 만나고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낼 이유가 있냐"고 반문하면서 "강단에서 경건과 절제를 이야기하는 목회자가 생활에 있어서는 전혀 그렇지 못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한다.
 교회에 헌금을 하고 있는 평신도들의 입장에서는 교회에 드려진 헌금이 선교와 봉사 그리고 교육 등 교회 발전에 사용되기를 원한다. 드려진 헌금이 물새듯이 새 나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주일 예배에서 헌금기도를 하면서 드려진 물질이 바르게 사용되기를 기도한다. 특히 목회자들은 강단에서 헌금을 드린 교인들을 축복하면서 그 헌금이 사용되는 곳에서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간구하는 내용으로 기도한다.
 지난 2007년에 바른교회아카데미가 주최한 바른재정세미나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교회 재정 지출에서 가장 많이 지출되는 부분이 사무행정비(22.28%)와 사례비(16.91%), 부채 상환금(11.4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항목 중 예산 규모가 열악할 수록 사례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게된다. 이에 비해 지출이 낮은 분야는 교육비(5.92%), 구제비(3.11%), 외부지원(0.99%) 등이며, 이 경우 예산 규모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교회들이 예산편성에서 소외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인들이 드리는 헌금은 십일조가 전체 예산의 절반을 넘게(56.58%)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이 주일헌금(9.54%), 감사헌금(9.34%) 순이다.
 이렇게 수입된 헌금이 매주일 강단에서 하는 '헌금 기도' 내용 처럼 교회 지출된다면 헌금의 사용목적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 목회자의 사례비, 교회 운영을 위한 각종 예산 등 기본적인 것은 제외하더라도 교회가 교회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필요한 재정 지출이 매우 낮다는 평가를 되고 있다.
 그남아 재정을 운영하는데에 있어서 짜여진 예산과 계획된 지출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예산을 편성 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 규모가 약한 교회는 제외하더라도, 교회 예산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교회에서 아예 예산을 세우지 않는 경우도 있다. 목회자에 따라서는 이를 자랑하기도 한다. 현재 은퇴한 M교단에 소속한 K교회의 담임목사의 경우 현직에 있으면서 교회가 예산과 결산을 세우지 않고 운영하고 있음을 자랑한 바 있다. 이 교회의 모든 재정은 담임목사의 결정에 의해 운영됐다는 것. 이러한 경우는 특별한 사례가 될 수 있지만 사실상 많은 교회들이 연말에 예산을 세우지만 결산내역을 보면 예산과는 차이가 많음을 보게된다. 결국 "예산은 예산일 뿐 재정 운영은 편의에 의해 임의로 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러한 결과가 개교회에 문제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최근에 언론에 오르내린 몇 교회의 문제가 결국 재정과 관련된 내용에서 비롯된 것에서 이같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담임목사가 임의로 교회 재정을 사용한다 거나, 공익보다는 사리사욕에 따라 재정을 지출하는 행위 등이 고발 내용이다.
 헌금에 대한 목회자들의 잘못된 인식이 문제를 불러 오기도 한다. 헌금이 집계되고 정당한 방법으로 지출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드려진 헌금이 마치 개인 소유로 인식하는 목회자도 적지 않다. 드려진 헌금이 재정부에서 집계도 되기 전에 사라지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도 이 같은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보게된다.
 정당한 방법으로 지출이 된다고 해도 투명하지 않게 재정이 지출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최근에 발생한 K교회의 사건이 그러한 경우이다. 관례에 따라 아무런 문제없이 담임목사가 재정을 지출해 왔지만 결국 지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영수증이 첨부되지 않아 문제가 됐다.
 이러한 교회적인 방법으로 재정을 운영하다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교회에서 많이 참여하고 있는 사회복지 사업에서 이러한 일들이 종종 일어 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교회 재정운영 방식은 정해진 목적외에 필요에 따라 유용하는 것이 용납이 됐다. 그러나 같은 방법으로 정부와 함께하는 사회복지 사업을 진행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목회자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돈은 유용하게 사용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지만 때로는 같은 돈을 쓰더라도 독이 되어 돌아 올 수 있다. 교회가 투명한 예산 운영을 하지 않을 경우 위기를 맞이할 수 있음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성서에 나오는 헌금의 종류, 방식, 용도 및 의의  

 이 글에서는 성서에 나오는 헌금의 주요 유형들을 헌금의 종류, 방식, 용도, 의의를 기준으로 분류 및 정리하고자 한다. 만약 교회의 공적 예배의 봉헌 시간에 드리는 것만을 헌금으로 규정한다면, 성서에서는 그것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조차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헌금'이라는 용어를 보다 넓은 의미로 사용한다. 성전/교회 안에서건 밖에서건 또 제사/예배와 관련되건 되지 않건 하나님께 드린 것이면 다 헌금으로 본다. 또 그것이 돈이건 곡식이건 가축이건 다른 어떤 것이건 하나님께 드린 것이면 다 헌금으로 본다. 또 하나님의 종이나 백성이나 다른 민족에게 준 것도 그것이 하나님의 규정/말씀/뜻에 순종해서 준 것이면 다 헌금으로 본다. 즉 하나님의 뜻을 좇아서 하나님께 드린 것과 더불어 하나님의 뜻을 좇아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람에게 준 것도 비록 그 장소, 방식, 형태, 대상, 용도 등은 서로 다르더라도 다 헌금으로 본다.
 1. 헌금의 종류
 구약시대의 생명의 속전, 첫 열매, 이스라엘 및 레위인의 십일조, 잔치 및 구제의 십일조는 모두가 해마다 바쳐야 하는 일반적이고 정기적이고 의무적인 헌금이었다. 번제, 소제, 화목제(감사제, 서원제, 자원제), 속죄제, 속건제의 제물은 그럴 필요가 생겼을 때 각 당사자가 바치는 특수하고 비정기적인 헌금이었다. 성막, 제1성전, 제2성전 건축 예물은 이스라엘의 2천여 년의 역사를 통틀어 단 세 번 바친 아주 특수하고 희귀한 헌금이었다. 
 신약시대의 성전세와 십일조는 유대사회에서는 모두가 해마다 바쳐야 하는 일반적이고 정기적이고 의무적인 헌금이었다. 예루살렘교회의 헌금, 바울교회들의 헌금(예루살렘교회를 위한 연보, 바울을 위한 빌립보교회의 후원)은 그럴 필요가 생겼을 때 바친 특수하고 비정기적이고 자발적인 헌금이었다. 여인들이 예수님을 돌봐드린 것, 그리스도인들이 '작은 자'를 돌봐준 것도 그럴 필요가 생겼을 때 바친 특수하고 비정기적이고 자발적인 헌금이었다.
 2. 헌금의 방식
 구약시대의 이스라엘은 대부분의 헌금을 성전으로 또는 성전에서 봉사하는 제사장 및 레위인에게로 가져갔다. 그런데 구제의 십일조의 경우에는 특이하게도 각자가 살고 있는 성에 모았다.
 예수님 당시에도 성전세와 십일조는 성전으로 가져갔을 것이다. 그런데 예루살렘교회의 헌금은 사도들에게, 예루살렘교회를 위한 바울교회들의 연보는 예루살렘교회의 지도자들에게, 빌립보교회의 후원은 바울에게 직접 전해졌다. 또 여인들의 돌봄도 예수님에게, 그리스도인들의 돌봄도 '작은 자'에게 직접 전해졌다.
 3. 헌금의 용도
 1) 하나님 - 각종 희생제물의 피와 기름, 번제물의 전부, 소제물의 일부, 속죄제물(제사장과 회중의 경우)의 전부 등은 다 하나님께 드려졌다. 이것은 사람이 먹거나 처분할 수 없었다.
 2) 성막/성전 건축, 유지 및 성막/성전 제사 - 성막/성전 건축 예물, 생명의 속전 등은 성막/성전을 건축, 유지하고 성막/성전 제사를 지내는 데에 사용되었다.
 3) 사역자 보수 - 이스라엘의 십일조는 레위인에게, 레위인의 십일조는 제사장에게 보수로 지불되었다. 또 태의 첫 열매(소 양 염소의 새끼는 제외), 땅의 첫 열매, 소제물의 일부, 화목제물의 일부, 속죄제물의 일부(족장과 평민의 경우), 속건제물 등도 제사장의 몫으로 주어졌다. 신약시대의 빌립보교회의 후원은 바울에게, 여인들의 후원은 예수님에게 주어졌다.
 4) 당사자 잔치 - 잔치의 십일조의 대부분은 당사자에게 되돌려져 그의 잔치에 사용되었다.
 5) 구제 - 구제의 십일조는 각 성에 사는 레위인과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에게 주어졌다. 신약시대의 예루살렘교회의 헌금과 예루살렘교회를 위한 바울교회들의 연보는 예루살렘교회의 가난한 자에게 주어졌고, 그리스도인들의 돌봄의 후원은 '작은 자'에게 주어졌다.
 4. 헌금의 의의
 헌금의 정신은 신구약성서를 통틀어 "모든 것이 주께로 말미암았사오니 우리가 주의 손에서 받은 것으로 주께 드렸을 뿐이니이다 … 이 모든 물건이 다 주의 손에서 왔사오니 다 주의 것이니이다”(대상 29:14.16)라는 다윗의 고백에 잘 드러난다.
 이 헌금은 우리와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중요한 수단이다.
 1) 우리의 생명도 하나님이 주신 것이고, 우리의 삶의 터전인 땅도 하나님이 주신 것이다. 이것을 아는 사람은 하나님께 생명의 속전과 첫 아들을 드림으로써 우리의 생명은 하나님이 주신 것임을 고백하고, 가축과 땅의 첫 열매 및 십일조를 드림으로써 우리의 삶의 터전인 땅도 하나님이 주신 것임을 고백한다. 그럼으로써 하나님을 우리에게 생명과 삶을 가능하게 해 주시는 우리의 왕으로 인정하고 경외하고 감사하면서 그 분의 충성스러운 백성으로 살아간다.
 2) 또 이스라엘의 십일조를 성전에서 봉사하는 레위인과 제사장에게 줌으로써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만남과 교제의 장소인 성전 및 성전제도가 제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빌립보교회가 바울을 후원함으로써 바울의 복음사역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3) 또 잔치의 십일조를 당사자에게 되돌려줌으로써 그는 하나님 앞에서 삶의 풍요와 기쁨을 깊이 체험하게 된다.
 4) 또 구제의 십일조를 가난한 자에게 줌으로써, 예루살렘교회에서 땅과 집을 판 돈을 가난한 성도에게 줌으로써, 바울교회들이 연보를 예루살렘교회의 가난한 자에게 줌으로써 이 땅에서도 하나님의 백성들이 서로 돕고 돌보는, 하나님의 민족/가족으로서 더불어 사는 삶이 가능하게 된다.
 5) 또 살다가 실수로 이런 복된 삶을 파괴하는 죄를 짓게 되면, 하나님께 속죄제물과 속건제물을 드림으로써 그 죄를 용서받고 이런 복된 삶을 다시 회복하게 된다.
 이렇게 우리와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선한 뜻은 우리가 하나님께 바치는 헌금을 통하여 실현된다. 즉 우리가 하나님께 헌금을 제대로 바치고 그 헌금을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에 제대로 사용함으로써 우리와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선한 뜻이 실현된다. 
  김병모교수(호남신학대학교 신약학)


 주인 없는 교회 재정

 성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교회 재정 즉 교인들의 헌금은 헛되게 사용돼서는 안된다. 헌금은 하나님의 선한 뜻을 이루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교회 재정 지출 내역은 교역자의 사례비와 선교비, 교육비, 교회 운영비, 행사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중에 넓은 범위에서의 선교비에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되는 구제비를 비롯해 해외선교활동비용, 전도비, 외부 기관 지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지출내역을 2007년에 열린 바른재정세미나에서 발표된 자료를 근거로 살펴보면 교회 재정의 22.28%가 사무관리행정비로 지출되고 있다. 다음으로 사례비가 16.91%를 차지하고 있고, 부채상환금(11.42), 선교비(10.67%), 자산취득(10.23%), 교육비(5.92%) 순으로 나타났다. 넓은 범위에서 선교비가 차지하는 규모를 보면 구제비(3.11%)를 포함해 총 수익금의 13.78%가 외부로 지출되고 있다. 이 통계는 연간 수익금이 1억원 이하인 교회 3개를 포함해 연간 수익금이 50억원 이하인 교회 28개를 평균한 내용이다.
 통계에서 볼 수 있듯이 교회 재정의 60%이상이 교회 자체적인 행정 운영비로 사용되고 있으며, 대외적인 활동이나 선교비 명목으로 지출되는 재정은 20%에도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 특히 교회가 내세우는 구호와는 다른게 교육비 지출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 "교회 내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행정 운용비는 어떻게 사용되고 있을까?"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규모가 작은 교회의 경우는 목회자 사례비가 전체 수익의 40%이상 차지하기 때문에 항상 예산이 빠듯하게 운용될 수밖에 없다. 사례비를 빼고 나면 교회 임대료(소규모의 교회는 대부분 일반 상가를 임대해서 사용)나 관리비를 부담하기 조차 힘들다.
 그러나 규모가 큰 교회 일수록 이 사례비가 차지하는 지출 규모는 줄어들지만 사무관리 행정비가 늘어난다. 특히 교회 규모에 따라 각 위원회와 부서의 활동비가 절대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대부분의 교회가 교회 본예산의 지출을 막기 위해 자치회의 경우 자체적으로 경비를 충당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교회 전체 조직에 소속된 기관들은 교회에서 별도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기관별 예산의 규모는 교육부서와 예배와 관련된 찬양대, 찬양팀 그리고 봉사부 등이 비교적 많다. 이같은 조직에는 조직원이 있고 이를 이끄는 팀장이나 부장이 있다. 따라서 기관의 목적을 이행하기 위해 지출되는 예산이 주를 이루지만 조직을 관리하기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교회에서 열리는 회의를 두고 "먹자 회의"라는 말이 있다. 모이면 먹어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Y교회에서 양육을 담당하고 있는 H집사는 "주일마다 모임을 갖고 회의를 해야 조직이 운영되는데 담당자들이 모임에 잘 참석하지 않아서 결국 모일 때마다 사비로 식사를 대접하게 됐는데 지속해서 혼자 식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양육위원회에 편성된 예산 중에 일부를 회의비 명목으로 식사비용을 충당하고 있다"며, "다른 위원회도 사정은 마찬가지 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지출되는 예산이 양육위원회에 편성된 예산 중에 2, 30%를 차지하고 있다.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P교회 K전도사는 "항상 교육 예산이 빠듯한데도 불구하고 주어진 교육예산 중에 10% 이상은 교사들의 간식비로 지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봉사하기 위해 모인 교사들인데도 불구하고 교사회의 때는 꼭 과자 봉지라도 있어야 한다"고 예산 운영에 있어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이러한 현상은 연말이 되면 심하게 나타난다. C교회의 경우 부서간에 경쟁이라도 하듯이 남은 예산을 부서원들끼리 나누기에 급급하다. 찬양대가 비용의 일부를 각각 부담하고 나머지를 1년간 사용하고 남은 예산으로 충당해 연말 여행을 준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른 부서에서는 차기 연도 예산까지 미리 계산해서 부서원들에게 선물을 제공한 일이 있다. 이 교회 P장로는 "교회가 사람들은 많지만 막상 일을 할 사람이 부족해 다음 연도의 일꾼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부서보다 양질의 선물 공세(?)가 필요하다"면서 "교회 예산을 목적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일을 할 수 있는 적은 교인 중에 함께 일할 수 있는 교인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한다. P장로가 담당하고 있는 부서가 봉사부이기 때문에 결국 부서원들에게 돌아간 선물비는 지역사회로 돌아갈 몫이다.
 이같은 교회 재정 운영은 작은 규모이기는 하지만 이를 시작으로 상당이 많은 예산이 물세듯이 빠져나가고 있음을 보게된다. 이미 최근에 교회 재정과 관련해서 문제가 됐던 교회들이 교회의 예산을 쉽게 생각한 결과에서 출발하고 있음이 지적됐다. 교회 예산은 주인이 없다는 잘 못된 인식이 머리에 깊이 새겨져 있어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교회가 예산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지난 14일 열린 본교단 재정부정책세미나에서 한남대학교 윤평구교수는 '우리나라 교회 재정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주제로한 발제에서 "대부분의 교회에서 재정은 주먹구구식으로 몇몇 사람들에 의해 운용되며 그 결과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반교인들은 재정운용에 대해 알려고도 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알고자하면 이는 교회에 대한 불신의 표시요 담임목사에 대한 불경의 소치로 인식되어 있다"고 현실을 고발했다. 그러면서 윤 교수는 교회 재정문제를 둘러싸고 있는 문제가 일반인들에게 기독교에 대한 호감을 떨어뜨리고, 교세가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한편 교회 예산 지출이 편중되어 있음도 문제이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해외선교'에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 사실상 '국내선교'에는 형식적인 관심만을 보이고 있다. 왜냐하면 해외선교를 위해 지출되는 예산 규모에 비해 국내 선교를 위해 사용되는 비용이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K교회에서 해외선교를 담당하고 있는 H목사는 "국내에서 5만원, 10만원씩 미자립 교회나 국내 선교 기관을 지원하는 비용이면 해외에서 목회자 한 명을 인건비를 감당할 수 있다"며, "물론 해외에 지원된 예산에 대한 결과를 쉽게 확인을 할 수 없는 단점이 있지만 같은 비용을 사용한다면 해외선교비로 지출하는 것이 교인들에게 더 설득력이 있다"고 말한다. 결국 교회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생색내기식의 지출이 이루어 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 재정이 하나님의 선한 뜻을 이루기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목적의식이 분명하지 않을 때 결국 인간적인 생각으로 귀한 헌금이 낭비될 수밖에 없다. 교인들이 피 땀을 흘리며 하나님께 드린 헌금이 교회 재정이라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도 교인들에게 필요하다.

 

교회 재정 운영의 바람직한 방향

교회의 헌금과 재정
 우리나라 전체 기부금 중에서 80%는 종교단체의 헌금이다. 그 중에서도 개신교의 헌금액은 다른 종교단체의 헌금액을 압도한다. 교회 헌금액수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종교단체 연간 운영자금에 대하여 몇 년 전에 한 신문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개신교 연간 운영자금은 천주교 3천3백90억 원, 불교 4천6백10억 원과는 비교도 안 되는 3조 1천7백60억 원이었다. 두 종교단체에 비해 거의 10배나 많은 액수이다. 하지만 비영리기관의 특성상 실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이렇게 많은 자금이 교회 안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그 내용은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투명하지 않아 심심찮게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교회는 신학적으로는 '그리스도의 몸'으로 이해되지만, 사회의 관점에서는 하나의 사회단체 또는 사회 조직으로 이해될 수 있다. 교회는 성역이라고 얘기되고 일반 사회에서 행해지는 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고 하지만, 현재는 일반 사회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회 재정이 교회 안팎에서 신뢰할만한 방법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재정 운영의 투명성
 교회 재정이 바람직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먼저 재정 운영의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우리는 헌금을 하나님께 바친다고 생각하고 드리지만, 실제로는 교회 공동체에 드려지는 것이고 결국 교회를 위해 쓰이게 된다. 여기서 가장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헌금을 드리는 것은 매우 신성하게 생각하고 의미를 부여하지만, 대부분의 교회들에서 헌금을 사용하는 데에는 그만큼의 신성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매우 현실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공동체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소수의 의사결정자가 헌금의 사용에 대한 권한을 갖는다는 것이다.
 교회 재정의 거의 대부분이 평신도들의 헌금으로 충당되지만 평신도들은 헌금을 드릴 의무만 있을 뿐 헌금의 사용에 대해서는 제도적으로 배제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정 운영에 많은 중요한 요소들이 있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사결정 과정에 공동체 구성원들의 참여가 개방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흔히 교회 공동체라는 말을 쓰지만, 특정 권한이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는 집단을 공동체라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교인들이 헌금 사용에 관한 의사 결정에 참여하게 되면, 교회가 하는 일에 대하여 주체 의식이 강해지고 또한 헌금이 필요한 곳에 바람직하게 사용되는 것을 보면서 필요한 경우 자발적으로 헌금에 참여하게 될 수도 있다. 실제로 교회 예산에 대해서 예산위원회를 두고 위원회에 속한 교인들이 실제적인 집행을 하게 한 어느 목회자는 교회 재정이 투명해지고 이전보다 헌금도 더 늘었다고 한다.
 재정 보고를 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효율성이다. 모든 교인들에게 재정 보고를 하는 것이 번거롭기도 하고, 또한 이로 인해 이러저러한 '말들'이 생기게 되면 교회를 운영하는 데에 효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교회의 성격에 대하여 생각해보아야 한다. 교회가 기업과 같은 영리 조직에서 하는 것과 같이 신속성이나 효율성을 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조직인가 하는 것이다. 교회는 공동체이고 공동체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교회에서는 소수에 의한 일방 결정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씨름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할 때까지 이해하고 조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또한 대부분의 교회들이 수입, 지출 및 세부 항목을 자의적으로 정하여 실행하는 경우가 많아 각 교회들의 보고 자료를 비교 분석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결산서에는 지출한 항목들을 가능하면 예배ㆍ선교 또는 구제 등 재정 지출이 이른바 '성경적'이라는 의미를 가지도록 변경하여 외관상 성스럽게 보이려고 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재정 보고 문서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분명하고 통일된 방식으로 표현해야 하며, 자금의 흐름이 투명하게 나타나도록 개선되어야 한다.
 특히, 현실적으로 이목이 집중되는 교인 수 1천명 이상의 중대형 교회들에서는 지역의 편차는 있지만 1년에 대략 20억 원 안팎의 재정이 사용되는데, 이러한 교회들의 경우, 교회 구성원들에게는 그 내용을 공개적으로 보고할 뿐만 아니라 외부 감사인을 선임하여 감사를 받아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또한 비교적 작은 규모의 교회에서는 내부 감사를 통해서라도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를 위하여 한 가지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교회마다 정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교계에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교회 정관 갖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으나 실제로 교회가 정관을 갖고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교회에서 정관을 마련하자면 교회 구성원들이 교회 운영 방침에 대해 토론하여 의견을 수렴하게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민주적인 교회 운영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고 재정 운영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따라서 교회마다 자신들의 비전과 핵심 가치를 정의하고 그에 따른 상세한 교회 운영 방안과 규칙과 절차를 정립해 나간다면 교회 스스로 공공 기관에 걸맞은 특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재정 사용의 공공성
 특정 단체의 재정 구조는 그 단체의 특성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지표 중에 하나이다. 재정은 단체의 설립 목적이나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지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산서는 단순한 서류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 단체의 정신이 배어 있는 도덕 문서가 되는 것이다. 교회 역시 헌금의 사용이 교회가 공공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척도가 된다.
 교회 재정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단정해서 말하기가 쉽지 않다. 교회마다 처한 여건과 형편이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따라야 할 원칙을 제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큰 테두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합의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자신들만을 위한 공동체로서가 아니라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고, "하나님을 사랑하듯이, 이웃을 사랑하라"는 대명제에 동의한다면 교회 재정의 얼마간은 우리의 이웃을 위해, 다시 말하면 사회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현재 대부분 교회들의 재정 지출이 사회봉사비는 물론이고 선교비조차도 전체 예산의 10% 미만인 점을 감안할 때, 헌금의 사용이 교회의 공공성을 나타낼 수 있도록 다각도의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 재 영(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종교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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