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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1월 25일(화) 18:28

리더십은 상황적입니다. 즉 리더십은 상황 속에서 의미가 있다는 말이지요. 리더는 상황을 잘 파악하고 그 상황에 적용되는 리더십을 발휘하여야 합니다. 상황과 무관한 아니 상황에 반하는 리더십은 몰락하게 됩니다. 리더의 무기 중에는 상황(Situation)이라는 다윗의 네번째 물맷돌이 있습니다.상황은 단순히 우리를 둘러 싸고 있는 극복해야 할 대상만이 아니라 이를 잘 활용하여 리더에게 승리를 안겨 주는 것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리더， 팔로워， 공동체는 어떤 상황 속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상황이란 문화， 환경， 그리고 사건 등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트레버 월독은 리더십이란 상황을 잘 이해하고 혼동， 복잡성， 혼돈 이 세가지와 함께 살아가는 능력이라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리더십의 상황은 이런 세 가지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셋 다 비슷한 말 같지만， 그는 각각 설명하기를， 혼동(confusion)은 리더의 마음이 분산되어 명확한 사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인데 이것을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며， 복잡성(complexity)이란 두 개 이상의 견해가 동시에 옳은 것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혼돈(chaos)은 조직화의 반대말인데 지나친 조직화는 오히려 역효과를 줄 수 있다고도 하였습니다. 과학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카오스는 '무질서 속의 질서를 찾는 과학'이라고 하였는데， 카오스는 자연 속에 내재한 무질서 속의 규칙성을 찾고자 하는 것으로서 완전한 무질서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 혼돈， 카오스란 다양성을 받아들이면서 통일성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더십의 상황을 단순한 것으로 오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그 실제 상황은 대체로 난해한 것입니다. 우리는 단순함을 좋아하고 통제가 쉬운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 공동체 상황은 매우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는 현장입니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황은 너무나 모순이 많고 감정적이고 복잡합니다. 그래서 리더십을 위한 기계적인 어떤 공식을 만들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리더십의 상황은 윤리적으로 둘 다 옳거나 중립적인 상황인 경우라는 것입니다. 이때는 가치 판단과 함께 상황 판단으로서 고도의 리더십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경험의 축적과 깊이 있는 영성은 복잡한 상황을 단순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할 것입니다.

상황은 리더십의 '다름'을 표출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시대정신， 문화 변동， 특정 사건， 그리고 팔로워의 성숙도와 같은 팔로워의 상황 등에서 리더는 다른 반응을 보임으로써 팔로워와 구별되어지는 것입니다. 이 '다름'을 분명히 나타냄으로써 리더는 권위를 확보하게 되고 영향력의 기반을 갖추게 됩니다. 비범한 용기， 인내， 순수함， 선지자적 시각， 깊은 영성 등이 어떤 상황 속에서만이 팔로워와 차별화되는 리더십의 근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 역사의 차원이라는 큰 시각에서 지금 리더십의 상황은 무엇일까요? 영적 리더십의 가장 핵심이 되는 상황은 무엇일까요?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 사이의 상황입니다. 그것은 십자가가 완성되고 주님의 재림으로 인한 역사의 종료와 하나님의 왕국의 실현을 기다리는 중간 지점으로서 선교적ㆍ추수적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적 상황은 리더들에게 궁극적 목표를 제공합니다. 이 목표는 가치적 목표가 되고 여기서 파생하는 각종 전략적 목표(단기적이고 상황적인 목표)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영적 리더들은 이러한 목표들을 가지고 각각의 시대적， 문화적， 사건적 상황에 대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상황화되기도 하고 상황에 저항하는 주도성을 갖추기도 하고 그리고 이를 통하여 오히려 '다름'의 권위를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김광건교수/ 서울장신대 ㆍ 기독교리더십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