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헨지의 태양

스톤헨지의 태양

[ 윤경남의 문화유적지 산책 ] 윤경남의 문화유적지 산책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12월 02일(목) 10:19

여러 해 별러서 영국, 스톤헤인지에 간 날이 하지(6월22일)축제 날이었음은 우리 여행의 순조로움과 함께 겹경사였다. 그런데 문제는 스톤헨지 2km 앞부터 차가 들어가지 못한다는 점. 하는 수 없이 새벽 5시에 떠나 택시에서 내려 오리나 되는 언덕길을 숨을 몰아쉬며 천년만년 변함없이 서 있는 고인 돌 앞에 이르자 마침 태양이 우리를 기다려 준 듯 떠오른다.

   
스톤헨지의 모습. 선사시대의 고인돌 역삼각형 모양, 그 속에 불 타는듯 떠오르는 태양이 눈부시다.

하필이면 왜 하지 날인가. 내 경우엔 스톤헨지의 한 고인돌이 역삼각형을 이룬 지점에 하지와 동지 날에만 비추는 아침 해님을 맞이하는 사진을 찍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광장엔 어제 밤부터 벌어진 축제에 밤샘하고 새벽의 장엄하고 찬란한 해돋이를 맞으려고 기다리는 군중으로 법석이었다. 타는듯한 붉은 태양이 건너편 언덕을 넘어 고인돌의 세모꼴 속에 들어오자 갑자기 와~~하는 환호성과 합창과 춤이 이어진다. 시끄러운 곳을 돌아다보니 두루이드인들이 세운듯 한 큰 태양신 모형 앞에서 울려오는 소리였다.

그 순간 어떤 젊은이는 서로 끌어안고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염원의 키스를 하고, 영국교회에서 온 청년들은 서로 얼싸 안고 기도 한다. 원시종교로부터 현대기독교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모여든 것 같다.

우리도 이 신비스럽고 두렵기조차 한 원형의 태곳적 고인돌 앞에 서서 이 만물을 만드신 하느님께 찬양의 기도를 올렸다. 태양마저 하나님이 창조하셨음을 모르고 태양을 신으로 섬기는 사람들을, 바울 사도가 그리스에서 '이름 모르는 신'의 존재를 일깨워 주듯 주님의 참 진리를 알게 해주시도록 기도했다. 그리고 한국과 미국과 캐나다에 흩어져 사는 우리 식구들의 소원도.

사람들에게 밟히기 전에 남편, 민장로가 나를 큰 바위위에 올려주어 편하게 사진을 찍었다. 바위위에 올라서자 하지의 태양은 서서히 하늘을 가르며 동짓날 이곳에 다시 머물 기약을 하며 떠나고 있다. 이곳은 선사시대의 거석 주위에 두 겹의 원형 냇물과 제방이 있고, 태양이 머무는 지점이 표시되어 천문대였다는 설이 있고, 종교적인 순례자들이 치유를 위해 머문 곳이란 설도 있었다.

   
최근에 알려진 것은 이곳에서 2.8km떨어진 에이번 강가에서 발견한 불루헨지와의 관련이다. 불루헨지의 청석들은 남아 있지 않고 구멍만 자리하고 있다. 에이번 강이 죽은자의 영역(스톤헨지와 불루헨지)과 더링턴웰스 강 상류의 산자의 영역을 연결시켰다는 이론을 증명했다. 에이번 강은 이스라엘의 요단강처럼 정신적인 중요성을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우리가 이곳에 다녀온 다음날 아침 신문에 스톤헨지의 하짓날 현장에 3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는 기사가 났다. 2년 동안 하짓날에 비가 와서 사람들이 근접을 못했는데 3년 만에 태양의 축제를 할 만큼 쨍한 날씨였다는 것. 그 속에 우리도 끼였으니 세 겹경사라고나 할까?

글ㆍ사진  윤경남
토론토 세인트 자일스교회ㆍ국제펜클럽 회원

 

----------------------'윤경남권사의 문화산책'이 이번호를 끝으로 연재를 마감합니다. 그동안 연재해 주신 필자와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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