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들어온 거짓 형제들

가만히 들어온 거짓 형제들

[ 연재 ] 사도바울행전II. 다메섹에서 안디옥으로(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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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19일(화) 18:29

 

   
▲ 안디옥의 베드로 동굴교회.

예루살렘의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한 상경의 목적을 성실하게 수행하였다. 이 원조 사업은 단 한 번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였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하기로 약속하였다. 훗날 바울이 전도 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에 상경하곤 한 것은 구제 문제 때문이기도 하였다.

무사히 구호 목적을 수행한 바울과 바나바는 예루살렘을 떠나 안디옥으로 돌아왔다. 이때 바울은 디도를 데려왔고 바나바는 생질 마가를 데려왔다(행 12:25, 골 4:10).

오늘날의 안디옥에는 터키 인이 건축한 이슬람 사원만 있을 뿐, 바울을 추모할 수 있는 교회나 유적이 전혀 없다. 단지 오론테스 강 연안의 고고학 박물관에 로마 시대의 대리석상과 모자이크와 화폐 등이 진열되어 있을 따름이다.

시가지 남동쪽 시르피우스 산 북쪽 산자락에 석회암 바위벽에 동굴이 있고, 그 안에 베드로의 동굴 교회가 있다. 여기서 베드로가 신도들과 함께 예배하며 선교 활동을 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신도들이 교대로 지키다가 박해자가 가까이 오면 예배당 안의 신도들에게 알렸고, 신도들은 사잇길로 빠져 피신했다고 말한다.

바울과 바나바에게서 경과 보고를 들은 안디옥 교회는 큰 용기를 얻었다. 안디옥 교회의 이방인에 대한 전도 활동이 예루살렘 교회 사람들에게 이해되었을 뿐 아니라 시인되고 인정되었기 때문이었다.

바울이 예루살렘에 상경하면서 헬라인 디도를 데리고 갔을 때에 있었던 사건, 교회 안에 가만히 들어온 거짓 형제들, 곧 기독교 안의 바리새파 신도들이 주장하던 율법(할례) 문제도 바울은 이번에 완전히 해결하였다.

"그러나 나와 함께 있는 헬라인 디도까지도 억지로 할례를 받게 하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가만히 들어온 거짓 형제들 때문이라. 그들이 가만히 들어온 것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가 가진 자유를 엿보고 우리를 종으로 삼고자 함이로되, 그들에게 우리가 한시도 복종하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복음의 진리가 항상 너희 가운데 있게 하려 함이라"(갈 2:3~5).

바울은 '가만히 들어온 거짓 형제들' 곧 율법주의자들의 디도에 대한 할례의 강요를 일단 회피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모세의 율법을 내세우며 공격해 오는 유대인의 문제 제기는 날카로웠다.

구약의 메시아 예언에 따라 나사렛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주장하는 말을 거부하는 율법주의자들을 향하여, 주 예수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죄 사함을 받는다고 하는 말이 받아들여질 리 없었다. 요컨대 안디옥 교회에 '가만히 들어온 거짓 형제들'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자유가 아니라, 율법의 멍에를 메개 하기 위하여 스며들어온 가라지였다.

안디옥 교회에 '가만히 들어온 거짓 형제들'이 따르는 모세는 유대 민족의 행복을 위하여, 자기의 이름을 살아 있는 사람들의 명부에서 지워 달라고 주께 간청하였다(출 32:32). 그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자기를 희생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바울은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자기를 희생 제물로 바치려 하였다. 자기는 멸망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자기와 함께 멸망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세상 사람들을 구원하리라. 그 일을 위하여 자기 자신은 영원한 영광을 누리지 못해도 좋다고 생각하였다.

 

김희보 / 목사ㆍ서울장신 명예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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